저 날의 기억은 아직 생생하다. 현장은 긴장으로 팽배했다. 마잉주 총통의 기자회견에 화끈하게 반발한 학생들에게 정부청사를 기습점거 당한 정부의 물리력이 예고 됐기 때문이다. 이럴 때 현장에 있는 건 아슬아슬한 외줄타기가 돼야 한다. 특히 난 현지에서 신분 없는(소속된 곳 없는) 외국인이기도 했고. 시끄러운 현장일 경우, 난 하나의 원칙이 있다. 그게 바로 본글 제목. 내 맘대로 생각하는 소요와 소란의 차이는 웅성거림의 방향성 존재 여부다. 소요는 목적 혹은 경향이 있다. 소란은 말 그대로 '란'이다. 시끄러울 뿐, 현장 내 의미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한다. 시위대 행정원 점거와 정부의 점거 학생 진압. 이란 한 줄로 설명될 수 없는 현장이었다. 시위 지도부의 통제와 아무 상관없는 다양한 인간들이 유입됐고, 그들은 조용히 있지 않았다. 대부분이 타이베이 시민이 아닌, 거친 남부 출신들은 몇 명만 모이면 바로 주위를 소란스럽게 했다. 왜? 소란을 피웠으니까. 이런 건 그냥 살펴보면 된다. 살피다가 특이점이 생기면 더 따라 다니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시선을 돌리는 게 낫다. 소란 5개를 쫓느니 소요 1개 속으로 들어가는 것. 속과 겉이 모두 시끄러운 현장에서 중심을 잃지 않는 기조랄까.
| 
회비 납부 계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