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총통은 기자회견에서 '절박함'을 이끌어 내기 위한 비교 상대로 '한국'을 선택했다. 단지 하나의 사례로 지나가듯이 말한 게 아니다. 그의 기자회견문 전문은 약 2,500자다. 이 중 한국 관련 언급(관련 문단)은 약 650자에 이른다. 25% 정도를 할애한 것이다.
위 글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위 기사는 '현장 자체' 내용은 없으나 '현장의 저변'을 겨냥하고 있다. 마잉주 총통의 기자회견은 태양화 운동 국면에서, 또다른, 인식의 현장이었다. 내 기억으로, 마잉주 총통의 태양화 운동 1차 기자회견을 이런 관점으로 들여다 본 기성 언론 기사는 없었던 것 같다.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언급했다란 얘길 듣고 전문을 읽어보길 잘했다. 그러고 나니 현장에서 종종 들린 '한국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 국민당-민진당 할 거 없이 한국을 자기 주장의 근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은? 이런 질문으로 대만의 독특한 대한국인식/활용법 이해와 대외환경을 국내정치에 활용하는 보편적 정치담론 작동 방식에 대해 더 생각하게 해 준다. 현장은 현장에서만 취재 가능한 게 아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자. '한국을 언급'했다 정도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할애 비중을 비율로 드러내고, 이게 현장 상황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부연하면, 현장을 보다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이런 건 다른 작업과는 반대로, 하기는 쉬운데 귀찮아서 안 한다. 보통은 하기가 어려워서 귀찮아 지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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