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의 대상, 지역, 내용이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경우(사태에 대한 확고한 입장이 없고 대략의 경향만 있을 때), 최대한 넓은 정서의 폭을 가지는 게 좋다. 현장에 취재를 하러 가야 하는 경우, 그 대상이 평온평안한 상태일 리는 만무하다. 즉, 온갖 정서들이 존재한다는 것. 고로 넓은 정서의 폭이 필요하다. 아주 작은 현장의 속살이라도 쉽게 만지긴 힘들더라고. 특히 내가 협량한 마음과 시선으로 갔을 땐. 넓은 정서의 폭, 이게 뭔가라고 묻는다면...사실 나도 뚜렷한 답은 없다. 그래서 일단 '심상지리'란 개념을 빌려온 것. 한자 뜻 그대로 해석하면 된다. 위에서 '대만인의 심상지리'라고 거창하게 제목은 붙여뒀지만, 사실 저건 심상지리로 가는 일종의 다리라고나 할까. 대만의 심상은 정말 요지경묘상한 것이라서. 하지만 저 다리가 없다면, 대만에서 생겨나는 많은 일들은 가볍게 읽기도 불가능 하단 것. 대만인들을 만나서 '일상적 사건'이 아니라 '사건적 일상'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저 위글의 행간까지는 알거나 느끼거나는 할 수 있어야 한단 거지. 사실 저건 좀 사이즈가 큰 일이었고, 또 본글 자체가 겨냥하는 대상도 사이즈가 너무 커서 심상지리 장악이 힘든 거고. 대개 '기사'로 작성할 것을 염두에 두는 일들은 조금만 머리와 마음을 기울이면, 심상지리에 어느 정도는 다가설 수 있다고 봐. 다양한 정서를 만날 때, 좋은 현장취재 기사가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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