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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욜 아침 3점슛 100개를 던지고 돌아 오는 자전거길 터널 앞에서 진달래를 잡았다. 날이 흐리고 오후부터 비가 온단다.
며칠 전 <사랑이 지나간 자리>를 보았다. 고야상을 받은 아름다운 영화다. 스페인 식민지 적도 기니에 잃고 온 사랑을 조카딸이 대신 찾아 나선 길을 그렸다.
봉추는 아주 오래 전, 1986년 초겨울 <아웃오브아프리카>를 보러 갔다가 동행을 잃었었다. 앤딩크레딧을 보고 나니 얘가 없어진 것, 극장을 나가는 옆문 인파 터널 사이 흰목덜미가 보였다 말았다 했다.
명보였던가 스카라인가? 한참을 찾아 서성이는 데 첫눈이 왔었더랬나? 하여간 그랬었다.
터널 앞에 픤 진달래를 보고 그날이, 터널에 빨려들던 시절 때문이었나? 빠져 나가면 봄눈이 나리려는가. 벗어 나면 어제를 동여 맨 편지를 받아 보게 될라나. 터널을 나오니 벚꽃닢파리가 날린다. 바람이 흩뿌려 날려보내는대로, 흐린 하늘에 편지를 써...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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