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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겨울, 포장마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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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도시에서는 바다를 볼 수 없을까.
소주잔을 내려다보며 사내는 생각한다.
아나고 한 접시 시켜놓고
문닫은 고향의 공장이 떠올라
엉겹결에 털어넣은 소주의 독기가 목젖에 걸려
사내는 애꿎은 담배에 불을 붙인다.
사장님, 이제 우린 어떻게 되남유.
한평생 만져온 쇳덩어리보다 무거운 목소리로 최씨가 말을 꺼냈을 때
사내는 잠자코 있었다.
갈매기 소리라도 들려온걸까.
사내는 고개를 돌려 역광장을 둘러본다.
비스듬한 역사건물이 좌초당한 배같이 보이고
아무도 없는 텅빈 광장이 바다처럼 넓게만 보이는데
만삭의 아내와 두살박이 용이의 얼굴보다
왜 최씨의 얼굴이 어른거리는 걸까.
천원짜리가 꼭 십만원권 자기앞수표처럼 보여
주인에게 건네는 사내의 가슴은 떨리고
주머니에 손을 쑤셔넣은 채
사내는 포장마차를 나선다
남대문시장에서 산 청산가리병을 매만지며
바다로 떠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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