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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글 같지요? 아니오. 리자건 봉각하건 옮기지 마시오. 음악도 깔았잖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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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of Sight
칼 좀 빌려 주시겠습니까?
한껏 예의를 갖춰 말하는 이웃 사내가, 제 집으로 가는 문을 열기 위하여
칼을 빌려 달라고 한다.
왜 하필 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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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르내리며 간혹씩 마주치는 사십대 남자.
언제나 상냥한 미소로 먼저 예바른 인사를 건네오는 그 사내의,
아내는 현재 가출중이다.
깊은 내막이야 깊으니까 샐 턱이 없고, 그러니 만만한 소문만 나돈다.
한다리 한다리 건너 탈수록 탄력이 붙은 소문은, 이내 동네 아줌씨들의 목간통
유머로 전락하고 그런 유머는 유포가 빨라, 금새 진실처럼 견고해져 간다.
불행의 전이 속도가 행복보다 빠르다는 것을 우린, 익히 알지 않던가.
그렇기에 없잖아 신나는 측면도 있는 거라지만, 이를 즐기는 이들일수록
그만치 불행에 허덕이는 자들일 터. 나보다 큰 고통을 짊어진 자가 곁에 있다,
라는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내 행복의 밑천인 게다. 생은, 딜레마.
수도 요금을 정산해 주는 주인 할매 말론, 술만 먹으면 행패라는데,
의처증이란다.
사람은 진짜아 착한데에... 우짜다 술만 쳐무면 지랄을 떤다 지랄을.
그 여편네가 벌써 몇번을 도망을 갔다 왔다 아니가.
이런 경고 메세진. 언제나, 방 계약후에나 들려주는 법.
그러니 익숙해질 일만 남은 셈이다.
어느 밤인가. 무언가 와장창 박살나는 소리에 잠을 깬다.
그리곤 사내의 고함 소리 < 씨발년아 니 그 놈하고... >
누군가 계단을 급히 내달리는 소리.
슬쩍 문이 잠긴 지를 확인하고, 전화기를 든 채 문에 기대 선다. 여차하면?
112 인데. 이런 것도 넘의 집 사정이라고 무작정 개입하기도 눈치가 뵌다.
내게나 뉘에게나 죄과의 적정치를 언도하기란, 참말 곤혹이다.
주인 할머니의 경고가 주효했던지 의외로 나는 침착 모드다.
두어번 와장창 와장창창. 그러곤, 갑작스레 고요하다.
전화기를 맥없이 내린다.
금새 종료되는 걸 보니, 이 짓도 이미 로직을 갖췄나보다.
창문을 열어 제끼고, 그러고도 매번 돌아온다는 여자의 흔적을 찾아보지만,
보이질 않는다. 지천은 온통 어둠.
소리없이 달아나는 법을 여잔, 언제부터 익힌 것일까.
기력이 다 된 가로등만이 누군가의 늦은 귀가를 기다리고 섰다.
지난한 고요. 깜뻑 깜뻑, 왔다 갔다 하는 세상.
여자를 다시 본 건,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동네 뒷산 산책길에서다.
흰 민소매 원피스를 입은 그녀의 얼굴은, 활짝 꽃 피어 있었고, 손은,
남편의 팔을 잡아 끌며 수.줍.게. 흔들리고 있었다.
사내도 웃었다. 여자의 한쪽 어깨를 다정히 품어 안은 채 나를 지나치며
예의, 그 바르기 이를 데 없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사내의 여자는 애써, '새 날의 새 태양' 을 쏘아보고 있었다.
네 날씨 좋네요.
잠시 후 뒤를 돌아보아도, 그들은 천생연분인냥 그렇게 걷고 있었다.
후로도 저런 일과가 몇차례 반복되더니, 근간엔. 아주 떠나버린 것인지
여자가 통 보이질 않는다.
혼자 남은 사내의 방에선 TV 개그 프로의 볼륨만 높아갈 뿐이였다.
종종, 사내의 탁한 웃음 소리가 벽을 타고 슬금. 건너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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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가 다시금 재촉한다.
칼 좀? 문을 따야 해서요.
아무도 없는 집, 으로 가는 문, 마저도 잠긴 밤.
사내의 수단은 언제나 극단적이다.
나는 칼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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