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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익~....참..웃기는 세상이다.
삼국지나 베껴 먹는 이문열은 고고한 문학가로 한국최고의 작가라는 칭송을 받고....
사실의 나열이 아닌, 새로운 각도로 이 척박한 땅에 유미주의 문학의 지평을 개척한
마광수 교수는 단순한 "변태"취급이다.
그의 동료들까지 사회환경의 눈치나 보며 마교수를 멀리했다지? 19세기의 보들레르가, 여기 21세기의 대한민국에 있다.
마광수선생, 힘내시라.
그대는 대한민국 국보급 머리의 소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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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와 나/마광수
내가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것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한 이 삼 년 뒤의 일이다. 친구
들 가운데는 고등학교 때부터 담배에 인이 박힌 이들이 많았는데, 나는 소심한 모범생이
었기 때문인지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 물론 술은 대학교 때부터 꽤 즐겨 마셨다.
지금 생각해 봐도 대학과 대학원을 다닐 때 내가 담배를 안 피웠다는 사실이 아주 신기
한 일로 여겨진다. 그때는 근심걱정이 별로 없어서 그랬을까.
담배를 입에 대기 시작한 것은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방위 근무를 할 때였다. 그러
니까 내가 스물네 살 때의 일이다. 훈련을 받으면서 10분씩 쉬는 휴식시간에 동료들과 어
울려 뻐끔 담배를 피웠는데, 그 맛이 괜찮았다. 역시 담배는 <심심초(草)>라고 불리울 만
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방위근무를 하는 동안 내가 담배에 맛을 들이게 된 것
은, 근무가 고단했기 때문이라기보다 단순노동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하루에 세 갑을 넘게 피우는 애연가, 아니 니코틴 중독자가 되어 있다. 그러
다 보니 여러 가지로 이만저만 고통스러운게 아니다. 우선 언제나 기관지염으로 고생을
해야 하고, 기타 여러 가지 육체적으로 괴로운 일들이 많다. 몸이 튼튼하지 못한 약골인
내가 이렇게 골초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한 생각이 든다.
한때는 담배를 끊어 보려고 애써 보기도 했고 타르 제거용 파이프에 담배를 끼워서 피
워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체념상태가 되어 그냥 닥치는 대로 피운다.
또 한가지 고통스러운 일은 요즘의 사회 분위기가 흡연가를 멸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택시를 탈 때도 흡연문제 때문에 운전기사와 다투는 일이 많고, 학교에서도 내 방 이외에
는 담배피울 장소가 별로 없다. 내 주변의 교수들이 거의 다 담배를 안 피우는 이들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모임에서도 나는 주변의 눈치를 살펴가며 찔끔찔끔 담배를 피워야만 한
다. 게다가 내가 근무하고 있는 대학이 기독교 학교라서 교내에서는 담배를 팔지 않기 때
문에 담배가 떨어졌을 때의 괴로움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런데도 내가 계속 담배를 끊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담배를 피우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고 굳게(?) 확신하
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확신이라기보다는 스스로 자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담배가 주는 해독에 대해서 써 있는 글들을 보면 언제나 무서운 공포감에 휩싸이게 된
다. 하지만 그건 주로 내과 계통의 의사들이 하는 얘기고, 정신과 의사들의 견해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나 역시 현대인이 앓고 있는 병의 대부분이 마음에서 오는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담배가 반드시 해로운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은 것이다.
담배는 그 <맛>보다도 시각적으로 <배설욕구>를 충족시켜 준다는 점에 더 묘미가 있는
기호품이다. 맹인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한다. 담배연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입 속에 연기를 머금었다가 후 하고 내뿜을 때, 우리는 내뿜는 담배연기 속으
로 모든 근심걱정이나 각종의 스트레스들이 한꺼번에 배설되어 나가는 듯한 착각을 느끼
게 된다. 말하자면 담배는 우리 마음 속에 있는 모든 울화(鬱火)들을 <풀어> 주는 데 의
의가 있는 것이다.
한국사람들은 언제나 <푸는 것>을 중요시 한다. 한(恨)을 풀고 싶어하고 살(煞)을 풀고
싶어한다. 무당들이 추는 살풀이춤이나 요즘 한국의 전통 연극처럼 되어 버린 탈춤 같은
것도 다 이런저런 원한들을 춤으로 풀어 버리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먹는 것도 중요하지
만 싸는 것이 더 중요하고, 열심히 생각하고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때그때 자잘한
잡념들을 풀어 버리는 게 더 중요하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이 갑자기 죽는 것을 나는 보지 못했다. 최근에 나는 동창생
및 친지들 두세 사람이 오십대 전후의 나이에 간암에 걸려 급격히 사망하는 것을 목격한
바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다들 술.담배를 입에 대지도 않는 착실한 모범시민이요 모범
가장들이었다. 대부분의 급격한 사망은 암이 원인이 되는데 술.담배와 간암 사이의 상관
관계는 별로 없지 않나 하는 추측이 생긴다(물론 폐암의 경우는 잘 모르겠다).
특히 남자의 경우 나는 술이나 담배 중 하나만이라도 하는 사람이라야 그 사람과 교제
할 때 마음이 편하다. 요즘은 여자들도 술, 담배를 많이 하는 편이어서 여자를 만날 때
도 술이나 담배 가운데 한가지를 하는 여자가 있으면 우선 마음이 놓이게 되는 것을 느끼
곤 한다.
아무래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술을 좋아하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조금 자포자기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 많고, 따라서 지나치게 이악스럽지도 않고 지나치게 계산적이지도 않
기 때문일 것이다.
콜룸부스가 아메리칸 인디언들한테서 담배를 얻어 가지고 구라파로 돌아왔을 때, 유럽
사람들은 담배를 일종의 약초로 보았다. 콜룸부스가 그렇게 선전을 해댔기 때문이다. 담
배를 피우면 위장병에도 좋고 폐기능에도 도움을 준다고 당시의 사람들은 믿었다.
또 사실 담배가 지금도 약초의 성격을 띠울 때가 많다. 우리집에선 가전(家傳)의 비방
으로 담배를 치질에 사용하고 있는데, 효과가 썩 좋다. 담배를 우려낸 물로 환부를 계속
적셔 주면 숫치질은 거의 다 낳는다.
그런데도 요즘 담배의 해독이 점점 더 삼엄한 문구(文句)로 선전되고 있는 것은, 담배
자체 때문이라기보다는 탁해진 대기오염 때문은 아닐까. 어쩌다 북한산이나 인왕산에라
도 가서 담배를 피우고 나면 아침에 일어난 뒤에도 목이 깨끗한 걸 느끼게 된다. 그런데
서울에서는 아침마다 가래로 고생을 해야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담배를 피우건 안 피우건 어차피 다 마찬가지라
고 생각한다. 아무리 니코틴 함량이 적은 담배를 피운다 하더라도 결국 몸에 나타나는 반
웅이 비슷한 것을 보면, 대도시의 사람들은 하루종일 <탁한 공기>라는 담배를 피우고 있
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피우나 안 피우나 어차피 공해 때문에 빨리 죽을 목숨이니, 죽기 전에 실
컷 피우다 죽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여 지금도 줄담배를 피워 가며 이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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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자 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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