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6년 계연수는 묘향산 어느 골짜기에서 바위에 새겨진 천부경 81자를 발견한다. 신라때 최치원이 새겨 놓은 것이란다. 최치원이?
최치원이 당의 빈공과에 합격하여 벼슬살이를 하다가 신라로 귀국하여 이런저런 개혁안을 올렸으나 신라정부에서 '6두품 주제에 뭔소리여? '하는 왕따를 당하고 지리산에서 스님들과 유불선을 넘나드는 고차원적 교류를 하다가 행불자가 되었다는 것이 역사적 통설이다.
최치원이 '진골만 대접받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염세적 방황을 할 때의 신라 국경선 북쪽 경계는 평양을 품지 못하고 있었다. 당시 평양은 당나라에게 철저하게 짓밟혀서 폐허가 되어있었는데... 최치원이 국경을 넘어 묘향산까지 들어가 석벽에 천부경 81자를 새겼다는 것이 사실일까?
어쨌거나 이 천부경을 발견한 계연수는 이것이 어떻게 최치원이 새긴 글인 줄 알았을까? 지리산 계곡에서 낭혜화상비문을 짓던 최치원이 지리산에는 석벽이 없어서 국경을 넘어 묘향산까지 가서 그 글을 새겼다는 얘기인가?
계연수가 발견한 묘향산 천부경의 내용은 이렇다.
一始無始一 析三極無盡本 天一一地一二人一三 一積十鉅無匱化三
天二三地二三人二三 大三合六生七八九 運三四成環五七 一妙衍萬往萬來
用變不動本 本心本太陽昻明 人中天池一 一終無終一
이 천부경은 환단고기 태백일사의 천부경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81자밖에 안되는 경전이니 똑같아야 정상이다.
이 천부경을 계연수가 발견한 때는 정확하게 1916년이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날짜도 정확하다.
桂延壽書搭天符經原本於妙香山石壁送來時書
(계연수가 천부경의 원본을 묘향산 석벽에서 박아 써 보낼 때의 것을 적노라.)
...중략...
昨秋入太白山 信步窮源 行到人跡不到之處 澗上石壁 若有古刻
지난 가을 태백산(묘향산)에 들어가 깊은 골짜기에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은 곳에 이르니, 시내 위의 돌벽에 옛날에 새겨 놓은 것이 있는 듯한지라.
暗禱山靈 三宿而始得 時九月九日也.
( 산신령[山靈]에게 빌며 사흘 밤을 자고 비로소 찾아 얻으니, 이때는 구월 구일이다.
.......중략.......
丁巳正月初十日 香山遊客 桂延壽 再拜
(정사년 1월 10일 향산유객 계연수 재배) - 정사년은 1917년
계연수는 홍범도 등의 지원을 받아 1911년에 환단고기를 출판하였다고 하는데 그 환단고기에 5년뒤에 발견된 천부경이 실렸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그것도 81자의 글자 하나 틀리지 않고..
환단고기를 계연수가 썼으면 뭐하러 묘향산 골짜기를 뒤져서 천부경을 찾아?
이미 알고 있다는 얘긴데.
그리고 의아한 건
60년이 지난 뒤에 공개해야 할 중요한 문건이라며
13살짜리 꼬마에게 이 귀중한 역사서를 보관하게 하는게 정상일까?
어쨌거나
이 천부경은 1920년대에 단군교도들에게 회자되고
신채호 선생은 이 천부경이 분명히 가짜라고 파악하고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그 유명한 [조선사연구초]에...
" ....역사를 연구하려면 사적 재료의 수집도 필요하거니와 그 재료에 대한 선택이 더욱 필요한지라. 고물이 산같이 쌓였을지라도 고물에 대한 학식이 없으면 일본의 寛永通寶(관영통보)가 箕子의 유물도 되며, 십만책의 藏書婁(장서루) 속에서 坐臥(좌와)할지라도 서적의 진위와 그 내용의 가치를 판정할 안목이 없으면 후인 위조의 천부경 등도 단군왕검의 성언이 되는 것이다....."
민족주의 역사가로 추앙받는 신채호 선생의 역사적 주장은 금지옥엽 따르는 자들이 왜 위의 글에 대해서는 침묵하는가?
결론 : 백투더 퓨처가 역사가 아니듯
환단고기는 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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