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며 안철수연구소의 한 관계자가 들려준 일화.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이 아직 천박했던 1997년, 대통령이 부산에서 열린 IT전시회 부스에 들어갔는데, 수수한 잠바차림의 그를 알아본 안랩 직원이 그냥 써보시라고 제품을 권했으나, “그래서야 SW 기업 밥 먹고 살겠습니까?”라며 지갑을 꺼냈다는 이야기. (관련기사)
그렇게 정보기술에 눈이 밝았고, IT산업을 육성했던 두 대통령이 서거했던 해였다.
그해 11월에는 대통령 소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출범했다.
총리실 산하의 정보화추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 개편했으며, 민간 15명, 정부 15명 내외로 구성된 조직이다. 위원회 홈페이지의 소개에 따르면, 대통령소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는“민·관이 하나가 되어 국가정보화를 추진하기 위한 정보화 정책의 최고 총괄·조정기구”로, “국가정보화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의 수립·추진·점검을 수행”한다.
2009년 위촉된 제 1기 민간위원 명단 14명▲김도연(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김성근 (중앙대학교 교수) ▲김신배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장) ▲박정호 (고려대학교 교수) ▲배희숙 (여성벤처협회장) ▲석호익 (KT 부회장) ▲손연기 (대통령실 정책홍보자문위원) ▲안중호 (서울대학교 교수) ▲안철수 (KAIST 석좌교수) ▲오철호 (숭실대학교 교수) ▲이상묵 (서울대학교 교수) ▲이옥화 (충북대학교 교수) ▲이재호 (동아일보 출판국장) ▲정인억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정보통신정책위원회 부의장)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정보통신부를 폐지했다. 정보통신부의 기존 기능과 업무는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로 분산되었다.
즉, IT 산업 및 기술개발(지식경제부), 국가정보화와 정보보호(행안부), 디지털 콘텐츠 육성(문광부), 방송통신서비스(방통위)로 흩어진 것이다.
정보통신부 폐지
2008년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보통신부 폐지안을 내놓자, IT업계는 반대 의견으로 들끓었다. IT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수위는 이를 ‘조직적 로비’라고 무시하며 폐지를 밀어붙였다.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를 비롯한 주요 IT 협단체들이 IT전문부처제 유지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10일에도 정보통신공공기관노동조합협의회, 전국IT산업노동조합연맹, 한국전자파학회, 한국해양정보통신학회 등 각종 단체 및 학회들이 정보통신부 폐지 방안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잇따라 채택했다.
최근 김형오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정부 조직개편과 관련해 특정 부서에서
산하단체 등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로비를 하고 있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통부 해체 반대, 통방융합 정책기구 통합 등의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전국IT산업노동조합연맹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정보통신 산업 현황을 인식하고, IT산업 발전을 위해 정보통신부 기구개편을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주문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정보통신 공공기관 노동조합협의회도 "정통부 폐지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정보통신분야 노동자들의 뜻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디지털타임스2008.1.11. 「IT학계·산업계·협단체들 정통부 폐지 잇단 반대성명」바로가기
그리고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 정권인수위가 정보통신정책의 분산을 추진하자 윤동윤 한국 IT 리더스포럼 회장 등 정보통신부 전직 장ㆍ차관 출신 인사들이 중심이 돼 정통부 해체를 반대하는 탄원서를 국회와 인수위에 제출하는 한편, 당시 인수위 부위원장이던 김형오 국회의장을 방문해 IT정책의 분산보다는 통합을 강력히 요청했지만 설득이 불가능했다.
결국 정통부는 해체됐고 항간에는 그 배경에 대한 각종 루머가 난무하기도 했다. 정통부 폐지가 이 대통령의 소신이기 때문이라든지, 정통부와 악연이 깊은 모 행정학 교수의 개입설, 노무현 대통령 시절 각종 현안을 놓고 정통부와 마찰을 빚어 온 산자부 장관이 인수위 요직을 차지했기 때문이라든지 등.
(「김형오 의장의 IT부처 소신발언」2010.4.20. 매일경제 바로가기)
정보통신부 폐지에 대한 안철수의 침묵
안철수는 당시 정통부 폐지에 대해 어떤 입장이었을까? 정보통신 분야에서 한국의 대표적 전문가로 불려 다니고, 공정한 사회지도인사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안철수가 한마디 해준다면 IT 업게 동료들에게도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 그러나 안철수는 정통부 폐지라는 이 큰 일에 대해 어떤 의견도 내놓지 않았다.
국가적 정보통신정책에 대한 시각은 아직 없었던 걸까? 정통부 폐지에 대한 의견 대신, 안철수는 벤처업계에 대한 전망을 내놓곤 했다. 주로 대기업 위주 산업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2008년 2월 4일, 미국에서 매경과 한 인터뷰 기사다. 이명박은 같은 CEO 출신이라는 점 때문인지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는 듯하다.
－올해 벤처 업계에 대한 전망은.
▶국내 벤처 업계는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과거와 같이 스타 벤처가 나오지 않는 것도 어려운 벤처 업계의 실상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국내 벤처 업계가 어려운 이유로 벤처기업 경영진의 전문성과 자질 부족 문제를 꼽을 수 있다.
또 벤처기업을 도와주는 인프라스트럭처 부족도 문제다. 정부 차원에서 육성 제도와 벤처기업에 인력과 기술을 제공하는 대학, 벤처캐피털을 포함한 금융회사, 전문성 있는 아웃소싱 업체 등 벤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환경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여기에 대기업 위주 산업구조도 벤처기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벤처기업들이 고생해서 연구ㆍ개발(R&D)한 기술을 대기업이 싸게 사들이거나 핵심 인재만을 빼오는 일이 너무 자주 벌어진다.
`친기업`을 선언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되지만 올 한 해만으로는 획기적 개선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우선 벤처기업부터 인력의 전문성을 기르는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벤처노하우
전수할 CLO 되려 독하게 공부하죠」매일경제 2008.2.4. 바로가기)
다음은, 2008년 4월, 미국에서 MBA과정을 하고 있던 안철수가 귀국 직전 가진 인터뷰 기사다. 한국 IT 산업이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일반적 의견이다. 정통부 폐지에 대한 질문에 어떻게 대답했는지 보자.
―한국 IT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중소ㆍ벤처기업 경영진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기업 지원 인프라를 보완해야 한다. 정부, 금융권, 대학, 벤처기업 등 IT산업 관련 주체들이 문제점에 대해 공감대를 갖고 힘을 모아야 한다.
중소ㆍ벤처기업은 외부 환경만을 탓할 게 아니라 스스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갖고 문제를 찾아야 한다. 현실에 근거한 치밀한 전략과 마케팅 계획을 세우고 전문성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등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중략)
―정보보호 업무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 나눠져 있어 정부 내에서조차 사공이 너무 많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정부 내 한 조직에 최고보안책임자(CSO:Chief Security Officer) 역할을 맡기고 책임을 부여하는 방법을 검토해볼 수 있겠다.
공공부문의 정보보안은 물론 정보보안 정책을 일관되고 책임있게 추진하려면
조직 상의 변화가 필요하다."(「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의장 “국가정보보안 총괄CSO 신설해야」한국경제 2008.4.29.바로가기)
안철수는 이명박 정부가 정보통신부를 폐지한 데에 어떤 생각이었을까? 자기가 발언할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침묵했을까? 이명박 정부의 정보기술 분야정책에 동의한 것일까? 아니면, 벤처기업의 전망에 대해 고민하느라 국가적 단위의 IT정책까지는 보지 못했던 것일까?
아이폰 쇼크와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출범
2009년 하반기에는 이른바 ‘아이폰 쇼크’가 왔다. 한국에서는 애플로 넘어간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을 따라가기에 바빴다.
정부는 청와대 IT특보를 신설했고(2009.8.),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2009.11.), 국가과학기술위원회(2011.3.) 등을 잇달아 만들며 뒤늦은 대응에 나섰다.
정통부 폐지 실책 인정과 정통부 부활 논란
부랴부랴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를 만들기는 했지만, 정통부 부활 논란은 가라앉질 않았다. 관련분야 종사자들은 이명박 정부에 그 책임을 물었다.
과학기술계·산업계 등 87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4%의 응답자가 정부 정책에 낙제점을 주었으며, 특히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를 폐지한 일이 가장 잘못되었다는 의견이 나왔다. (「과학기술계 74% “과기부, 정통부 폐지는 잘못”」한겨레 2010.4.27. 바로가기)
정부 안에서도 정통부 폐지가 실책이었다는 반성이 이어졌다.
당시 정통부 폐지에 관여했던 정치권의 반성문을 보자.
◇ 김형오 국회의장
“IT 총괄부처를 만들어야 한다” (2010.4.13.)
김형오는 기자회견을 열어 IT 총괄부처 신설을 주장했는데, “위원회는 위원회로서의 성격이 있고, 특보는 특보밖에 안된다"면서 "(IT업무조정협의회는) 통합부처 출범 전에 중심이 되는 콘트롤 타워로서 작용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며, 국가정보화전략회의의 한계를 지적했다. 관련기사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정통부 폐지에 직접 관여했던 김형오의 당시 발언과 비교해보자.
정통부와 해수부는 사실상 우리나라에만 있는 부서라 해도 과언 아니다. 우리 외에 한두 나라 정도에만 더 있었다. 전부 우리가 세계 최초로 만든 부서이고 아직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도 있다.
그러나 정통부는 사실 시대적 소명을 다 했다. 정보통신은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는 분야인데 우리는 정통부 10여년 통해 IT(정보기술)강국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과기정위를 떠난 지 벌써 4년인데 그 전부터 정보통신 분야를 아는 사람들은 ‘(정통부의) 시대적 소명이 다하고 있다’는 얘기를 해왔다. 이미 정부 부처로서 정통부의 소명은 끝났다고 본 것이다.
(「김형오 “’새벽별 보기’ 두달, 정부개혁에 최선”」2008.2.24. 데일리안. 바로가기)
◇ 최시중 방통위장
“정통부 해체는 사려 깊지 못한 일” (2010.3.18.)
“정통부 해체 대단히 아쉽다” (2010.10.11.)
정통부 폐지의 당사자였던 김형오와 방송통신을 총괄하는 최시중도 정통부 해체가 실책이었음을 인정하던 때였다.
안철수는 여전히 정통부 폐지에 대한 의견은 뚜렷하게 밝히지 않고 IT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이미 여러번 나온 추상적인 말만 되풀이했다.
◇ 안철수
“IT 컨트롤 타워의 부재” (2010.4.21. 관련기사)
-그 원인이 정보통신부가 없어진 때문인가요? 지난번에 교수님이 정통부
부활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만.
“꼭 정통부 부활이라기보다 컨트롤 센터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고요.
컨트롤 타워가 없으면 관심도,
책임도 없어집니다.
우리가 그나마 내세울 게 IT
인데 이명박 정부는 IT
자체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보면 IT
만으로도 엄청난 성장이 이뤄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IT
한계론은 틀린 것이지요.”
(「’IT한국의 미래’ 안철수 교수에게 묻다」경향 2010.11.1. 바로가기)
‘컨트롤 타워’ 타령
안철수가 “잃어버린 IT 3년..”운운하며 한국 IT 경쟁력을 걱정하는 듯한 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2011년 3월 즈음부터다. “컨트롤 타워” 문제에서 나아가, 정통부 부활이냐 아니냐 이런 구체적 방안이 논란 거리인데 안철수는 아직도 “컨트롤 타워” 이야기다.
-일각에선 IT컨트롤타워 역할을 위해 정보통신부를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고, 한쪽에선 규제집단을 다시 부활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일각에선 지식경제부가 부처별로(문화부-콘텐츠, 행안부-정보화&정보보호, 방통위-방송통신정책 등) 흩어져있는 IT산업진흥 기능을 통합해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 정부 조직체계에서 효과적으로 IT컨트롤타워를 구성하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다고 생각하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정통부 부활도 방법일 것이다. 정통부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양쪽 장단점이 드러났다. 단점을 없애고 장점을 취하는 방법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 산하에, 또는 총리 산하에 컨트롤타워 조직을 만드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청와대 정책 수석이 컨트롤타워를 맡는 걸로 하면 어떨까 한다.
중요한 건 누군가는 책임을 갖고 힘있게 IT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IT는 미리 예측하고, 먼저 대응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철수 “잃어버린 IT 3년...선제대응 기능이 사라졌다”」디지털타임스 2011.3.2. 바로가기)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이후 한국의 IT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뜻으로 안 교수가 쓰고 있는 ‘잃어버린 3년’이란 표현이 정치권에서 공방을 야기하고 있는데.
-이 말이 ‘현 정부와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풀고 싶다. ‘잃어버린 3년’은 현 정부 출범이 아닌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내놓은 2007년 시작됐다. ‘닷컴 버블’ 붕괴 후 고전하던 실리콘밸리도 징가(2007년), 그루폰·트위터(2008년) 등 거물급 벤처들이 생겨나면서 활기를 얻었다. 이런 열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라우드 등과 맞물리면서 세계 곳곳에 퍼져 나갔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이런 흐름을 읽어 내지 못했다. 다른 나라보다 선제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 기여했던 정보통신부가 해체된 것도 주된 이유다. (서울신문 2011.3.10.「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한국IT 경쟁력을 걱정하다」바로가기)
―정보통신부 같은 IT 정책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옛 정보통신부가 하던 역할을 지금은 여러 부처가 나눠 맡고 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정책은 아무도 안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정통부를 부활해 옛날 형태로 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규제 일변도 부처가 아니라 ‘리스크 매니지먼트(위기 관리)’에 관심을 가지는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 ‘리스크 테이킹(위기 대처)’만 하면서 가다보니 성수대교 붕괴 같은 일이 생긴다. 우리나라는 모든 결정이 리스크 테이킹이다. 밖으로 보여지는 것만 신경 쓰다보니 인프라는 썩어 들어가고 있다. 선진국이 되려면 변해야 한다. 외국은 예산의 10%를 보안 쪽에 투입하는데 일하는 데는 도움이 하나도 안 된다. 단기적으로는 10%의 예산이 줄어들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세계일보 2011.8.23. 바로가기)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자, 안철수는 한국 대기업이 소프트웨어는 없고 하드웨어만 있어서 글로벌 기업의 하도급 업체로 전락할 것이며, 이대로 가면 삼성도 망한다는 쓴소리를 했다. 이른바 대기업 동물원론이라는 것. 안철수가 대기업을 비판했으므로 경제 분야에서 진보적이라는 평을 듣게 한 발언이다.
이즈음부터 안철수는 “이익공유제보다 불법 근절해야” “신생업체, 대기업과 계약 맺는 순간 동물원에 갇혀” (2011.3. 관훈포럼 강연) 같은 발언을 했고, 언론은 안철수가 “대기업을 동물원으로 비유할 정도로 냉철한 사고를 지닌 인사" 라는 식이었다. (2011. 9. 관련기사)청춘콘서트도 일관된 내용이다.
- 박경철 : 세계 곳곳에서 다양성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데, 우리는 창의성 부재로 총체적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안 선생님은 “삼성 동물원, LG 동물원에 갇혀있게 되었다”고 표현했다. 동물원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 안철수 : 구글의 예를 들어보겠다. 구글은 다양한 생태계를 많이 만드는 반면,
한국의 대기업들은 동물원을 만든다. 독점계약을 해서 중소기업들이 인력파견 업체 정도로 전락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렇게 국내에서 얻는 수익에만 안주하다가 아이폰이 등장하자 철퇴를 맡게 된 것이다.
5년 뒤 한국의 대기업은 글로벌 하청 업자가 될지도 모른다.(2011.7.출처)
예전부터 해왔던 말, IT 가 발전하려면 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생태계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그런 내용이다.
한국 IT산업 국제 경쟁력이 2007년 3위에서, 이명박 정부 들어 16위(2009년)까지 급락했다.(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발표. 2009.) 이명박 정부가 한국 IT를 발전시켰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IT주무부처인 방통위원장 최시중도, 정통부를 폐지한 당사자였던 김형오도 실책을 인정한 마당에. 벤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 정도 발언이 정부의 IT 정책을 비판했다고 할 수 있는 건가? 한국 IT 분야 경쟁력이 떨어진 이유가 삼성과 LG때문인가?
정통부 폐지가 실책임이 분명해지자, 안철수가 딴 얘기 계속하는 동안에도, 정치인들은 너도나도 숟가락 얹고 나선다. 박근혜도 정통부 부활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홍준표도 “과기부와 정통부 통폐합은 실책”이라고 한마디 했다. (「내년 대선 앞두고 정통부·과기부부활론 솔솔」연합 2011.11.20.바로가기
그런데 위 연합기사는 좀 이상한 방향으로 몰아가더라. “과기부 부활론, 이공계 출신 대선주자 부상으로 탄력 받을 듯”이라면서 안철수도 정통부 부활을 주장했다고 언급하던데?이제까지 안철수가 구체적으로 정부의 IT 정책을 비판한 적 있는지, 대안을 내놓은 적 있는지? 그리고 안철수는 정보통신부 부활을 주장하지도 않았다.
안철수는 이명박 정부 출범시 정통부 폐지할 때 동료들이 반대성명 내고 항의할 때에도 동참은 커녕 어떤 발언도 하지 않은 사람이다. 예견된 일이었고 반대했는데도 밀어붙였던, 한나라당 스스로도 인정하는 실책인데, 정통부 부활 의견이 많아지니까 이제 와서 안철수가 그 공을 가져가나? 그리고 너도나도 다 아는 그 실책을, 대선주자가 이공계 출신이라야 바로 잡을 수 있나? (박근혜도 설마 이공계로 쳐주는 건 아니겠지?)안철수가 이제까지 한 말은 딱 두 가지다.
-IT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 벤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그런데 언론은 이 몇 마디 말을 반복 생산하며, 안철수가 한국 정보기술 정책에 대단한 의견이나 낸 듯 내세운다.
정보통신부 없애고, IT 국가경쟁력 다 떨어뜨려놓고, 부랴부랴 만든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그마저 존재감 없는 유명무실한 위원회였다는 비판이 많았다. 안철수는 컨트롤 타워 타령하더니 거기 가서 뭐했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미래기획위원회,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통폐합한다더니 아직 안했나 보네.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제1기 위원회 임기는 2011년 11월까지로, 안철수의 위원 활동은 자연히 종료되었고, 2011년 12월 5일 신임 민간위원 15명이 위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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