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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유서이다.
그리고, 이 유서에서 내게 가장 크게 다가왔던 말은...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구절이었다.
그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삶을 마감하기로 결심한 순간...
그는 그의 정치 동지들, 그의 지지자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었을테고...
님의 마지막 당부가 바로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것 아니었을까 싶다.
많은 정치평론가, 정치인들, 지식인들...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들, 그를 지지했던 국민들 조차도...
그를 "편가르기", "파이터", "국민을 분열시킨..."등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그는 진실로 "통합"을 꿈 꾼 정치인이었다고 나는 믿는다.
"고뇌에 찬 링컨의 웅변은 상극의 정치판을 부끄럽게 한다. 보통의 정치인들은 자기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익숙한 수법을 동원한다. 정치적 공방 속에서 적을 부각시키고 분노와 증오를 부추기는 것이다. 이럴수록 자기편을 단결시키기 쉽고 중간에 있는 사람을 제압하기도 편리하다. 적을 공격하여 승리의 자신감을 불어넣기에도 유리하다. 편을 갈라서 분노와 증오를 부추기고 나를 중심으로 단결하라고 하는 것이 정치게임에서 승리하는 가장 고전적인 방법이다."
- "노무현이 만난 링컨" 서문: 왜,다시,링컨과 만나야 하는가 中 p.9~p.10
그리고, 이런 고전적인 방법이 난무했던 것이 바로 이번 대선이었다.
양 진영 다 이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겠으나, 보다 더 심했던 쪽은...
분명히 문재인 후보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문재인 후보 쪽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대통령님의 마지막 당부를 잊었기 때문이다.
2.
"아,씨바, 노무현 보고 싶다. 이명박 같은 자가 그런 남자를 죽이다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내가 노무현 노제 때 사람들 쳐다볼까 봐 소방차 뒤에 숨어서 울다가 그 자리에서 혼자 결심한 게 있어. 남은 세상은, 내가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 "닥치고 정치" p.300
그리고, 김어준 총수는 "나는 꼼수다"를 만들었고, 이번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정말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었다.
그는 정권교체를 통해 노무현의 복수를 하고 싶었을 거다.
아마 노무현을 추억하는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그럴까 봐...
복수심에 불타...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을까 염려되어...
님은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마지막 당부를 남기셨을 거라고...
난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대통령님을 죽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명박근혜"를 꺾는 것이 복수하는 길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분노와 증오의 정치, 낡은 정치가 님을 죽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분노와 증오의 정치"를 끝장내고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이루고,
"낡은 정치"를 쳐부수고 "새 정치"를 완성하는 것만이...
님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정한 복수라고 생각한다.
3.
이번 민주 진보진영의 패인은 정권 교체가 목적 이었기 때문 아닌가 한다.
"정권 교체를 통한 노무현의 복수"를 꿈꾸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정권 교체가 지고의 선이 됨으로써...
야권 연대, 안철수와 단일화등 정치공학적 표 계산에만 몰두하게 되고,
의료비 100만원 상한제, 대통령 광화문 근무등 설익은 공약이 난무하게 되고,
국정원 여직원 사건, 아이패드, 1억5천 굿판등 네거티브에만 함몰된 결과...
어떤 비전도, 어떤 감동도, 어떤 희망도 제시하지 못한 채...
원칙없는... 부끄러운 패배를 기록하고 말았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당부대로...
누구도 원망하지 아니하고... 오로지 "분노와 증오의 정치", "낡은 정치"를 끝장내고... "상생과 통합의 정치", "새 정치"를 이루고자 노력했다면...
대선에서 승리하여 정권 교체를 이룰 가능성도 있었을 것 같고...
설령 졌더라도...
최소한 "원칙있는 패배", "자랑스런 패배"는 기록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4.
"승리니 패배니 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중략) 저 역시 투표 하루 전날만 해도 선거를 승부로 생각했고 승리를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개표하는 전 날 저녁, 심란한 마음을 달래기 위하여 링컨의 연설문을 읽는 동안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링컨은 남북전쟁의 승리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한 취임사에서 승리니 패배니 하는 말을 쓰지 않으려 했습니다. 남부를 적으로 몰아 세우지도 않았고, 정의니 불의니 하는 말이나, 선이니 악이니 하는 말로 남과 북을 갈라 치지도 않았습니다. 화해와 사랑을 얘기했습니다.(중략)
많은 분들이 왜 부산으로 왔느냐고 묻습니다....... 감히 말씀드리면 저는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여 부산으로 갔습니다. 지난날 세계 여러 나라의 역사에서 정치인들이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워 집단 간의 불신과 적대감을 부추겨서 벌인 일치고 그 집단에게 불행을 가져오지 않은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뒷날 역사가 오늘날 우리나라의 상황을 그런 역사의 하나로 쓰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정치인은 그런 역사 속에서 겪어야 할 우리 민족의 불행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 "노무현이 만난 링컨" 서문: 왜,다시,링컨과 만나야 하는가 中 p.8~p.9
위 글은 2000년 4월 13일 총선 부산 선거에서 두 번째로 낙선한 3일 후, "시사저널"에 기고한 낙선 소감문이다.
님의 일생은 "지역주의", "분노와 증오"등의 낡은 정치와의 기나긴 싸움이었다.
그런 님이... 낡은 정치의 방법으로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 한 들...
과연 하늘나라에서 기뻐하셨을까?
대통령 임기가 끝나고 봉하마을로 내려온 노무현 대통령님은...
자신의 필명을 "노공이산(盧公移山)"으로 짓고,
"민주주의 2.0"이란 웹사이트를 만들고,
"진보의 미래"란 책을 유작으로 남기셨다.
이 모든 것이 그의 꿈이 "낡은 정치"를 혁파해서 "새 정치"를 만들고,
그리고, 그 과정이 길고 지난한 길이 될 것임을 아셨기 때문이리라.
5.
"노빠인 내가 박근혜를 찍은 이유"란 글을 썼다.
그러자 "노빠를 가장한 사기꾼"이니... "너의 사리사욕을 위해 박근혜를 찍었지"등의 댓글을 다신 분이 있었다.
문득, 나 또한 과거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글에 그런 류의 댓글을 달곤 했었다는 생각이 났고... 나 자신이 무척이나 부끄럽게 느껴졌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던 때, 그 때 나는 32살이었고,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지금, 나는 이제 42살이 되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많은 분들을 알고...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또 많은 분들을 안다.
나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많은 분들이 진실로 나라를 걱정하고 우리나라 잘 되기를 바라는 애국자임을 알고,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많은 분들 또한 나 하나의 욕심 때문이 아니라, 진실로 나라 잘 되기를 바라는 애국자임을 안다.
이렇듯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일이 나 자신의 영달에 무슨 보탬이 있으리요?
나와 반대되는 견해의 글을 올리는 분들 또한 이는 마찬가지 일 것이며...
악플을 달고, 저주하는 댓글을 다는 분들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오로지, 나라 사랑하는 마음, 우리 공동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든 야든, 문재인 지지자든 박근혜 지지자든 다르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정치인들은 "분노와 증오"를 자극함으로써 정치적 목적을 쉽게 이루곤 한다.
정치인들은 그게 쉽고도 확실한 방법이니깐...
그러나, 그 지지자들은 그런 "분노와 증오"를 가질 이유가 없지 않을까?
여당 지지자든, 야당 지지자든... 다만 방법과 견해의 차이만 있을 뿐...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다 같을텐데 말이다.
조금만 상대방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 보고...
조금만 상대방 또한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나와 같으려니 생각해 보고...
나의 진심을 남이 믿어주길 바라는 것처럼...
나 또한 남의 진심을 믿어주려고 노력해 보면 어떨까?
이런 지지자들의 마음가짐 하나 하나가...
"분노와 증오의 낡은 정치"를 끝장내는 작은 출발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통합과 상생의 새 정치"를 이뤄내는 밀알 한 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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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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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