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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노빠인 나는 어쩔수 없이
기권을 선택할 생각이었다.
노무현 대통령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시민의 역할은 더 좋은 놈을 선택하는 것이고, 덜 나쁜 놈을 선택하는 것이다.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람에 대한 도덕성,신뢰나 다 있지만, 그가 무슨 정책을 가지고 있느냐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명백히 더 나은 놈은 더 좋은 정책을 갖고 있는 후보라 할텐데, 박근혜의 정책이 문재인의 정책보다 월등히 더 나았다.
문재인의 정책들, "보편복지"로 대변되는 여러 정책들 - 대표적으로 반값 등록금,의료비 100만원 상한제 - 이 왜 나쁘고, 박근혜의
정책이 왜 더 좋은지에 대한 얘기는 아주 길고, 상세하며, 디테일한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기서 말할 수는 없고, 추후 시간을 갖고 차차 설명드리도록 하겠다.
어쨌든 현재의 경제상황과 앞으로 닥칠 경제위기를 감안할 때, "선별복지"가 "보편복지"보다 더 나은 정책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이성적으론 박근혜를 찍어야 하나, "어찌 독재자의 딸을 찍는단 말인가"하는 감정적 거부감 때문에 그냥 기권하는 선에서 이성과 감성의 타협을 하기로 했으나... "국정원 여직원 사건"으로 박근혜를 찍어야 겠다고 결심했다.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살아 생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원칙있는 승리가 첫번째고, 그 다음이 원칙있는 패배, 그리고 최악이 원칙없는 패배다". 그리고 이번 문제인의 패배는 최악의 "원칙없는 패배"였다.
애초 박근혜의 선거전략은 "안정속의 변화"라는 컨셉이었다. 박근혜는 "생애주기형 맞춤복지공약"을 5년전부터 차근차근 다듬어 왔고, 충청도 표를 얻기 위해 "세종시 원안고수"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고, "경제민주화"를 선점하기 위해 김종인을 영입하는 등 충분히 준비해 왔다. 반면, 문재인과 민주당 등은 박근혜가 그렇게 준비하는 동안 도대체 뭘 했나? 이명박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후, "이명박근혜"전략으로 "박근혜는 나빠요. 그러니 절 찍어 주세요"말고 도대체 한 게 뭔가? 경제민주화, 복지등의 의제를 박근혜에게 오롯이 선점당하다보니, "그럼 박근혜 보다 더 많이 퍼 주면 이기겠지"라는 얄팍한 생각에 무책임하고 급진적인 포퓰리즘적 정책 - 반값 등록금, 의료비 100만원 상한제등 -을 급하게 내 놓기나 하고 말이지. 그래서, 그런 결과 선거 개시 초반부터 무난하게 밀리던 문재인과 민주당은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을 삼일 앞두고... 결국 한 방에 승부를 뒤짚을 승부수를 내놓는데... 그것이 바로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이었다. "봐라. 독재자의 딸년, 박근혜가 지 애비처럼 독재자의 수법을 쓴다. 그러니... 전국의 민주 시민이여, 단결하라" 이런 걸 원했겠지. 애초에 민주당에서 들은 제보는 이런 거 였다. "국정원에서 심리정보국이란 걸 만들어서, 70여명의 요원들이 아지트에서 네이버,다음등 포탈 기사에 달리는 댓글을 통해 여론조작을 일삼고 있다"는... 물론 사실이었다면... 한 방에 승부를 뒤짚을 수 있었겠지. 그래서, 기자들, 경찰들, 선관위원들과 함께 수십명의 민주당 당직자들은 국정원 여직원의 집으로 들이 닥쳤고, 이 결정적 순간들을 "문재인 TV"로 생중계 했다. 그런데, 가 보니... 70명은 커녕 여직원 혼자 사는 그냥 평범한 가정집이었다. 데스크탑 한 대, 노트북 한 대 딸랑 있는... 황장수 소장 말대로 "홈런인 줄 알고 힘차게 휘둘렀는데, 파울이었다" 그랬으면... 그냥 포기하고 나왔어야지. "어 잘못 짚었네"하고 말이다. 2박3일을 진치고 있으면서... 문 열어라 소리치고... 압수수색영장도 없는데 경찰보고 문 따고 들어가라 하고... 심지어는 소방관 불러서 문 뿌수고 들어가자 하고... 미친 거 아니냐? 아무리 승리하고 싶더라도 정도는 지켜야 할 거 아니냐? 우리 민주당은, 우리 민주세력은... 무엇보다도 "민주와 인권"이 지상가치 아니냐? 민주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그토록 피흘려가며 독재자들과 싸워온 거 아니냐? 우리가 박정희,전두환등의 독재자들과 목숨 걸고 싸워 이겨서 얻고자 했던 게... 1) 영장 없이 마구 쳐 들어 오지 못하게 하는 "영장주의" 2) 구체적 증거 없이 마구 감금하지 못하게 하는 "증거주의" 3) 의심만으로 사람을 쳐단하는 일 없게 하는 "무죄 추정의 원칙" 이런 거 아니냐? 그런데, 이 국정원 여직원 사건의 경우... 이런 우리가 싸워서 얻은 소중한 원칙들이 우리들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음에도 불구하고... "부끄럽다. 잘못됐다. 과하다"는 말을 우리 민주진영에서 들을 수 조차 없으니... 도대체 이 얼마나 부끄럽고 한심한 일이냐? 이렇듯 민주적 원칙과 인권이 짓밟히는 일에 분개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민주 세력"이란 말을 버젓이 할 수 있단 말인가? 정녕 부끄럽지 않나? 이럼에도 불구하고... "인권변호사"이며...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문재인 후보가 어떻게 "왜 피의자를 두둔하느냐?"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이며... "검찰,경찰,국정원등 정부기관이 모두 나서서 박근혜의 당선을 돕고 있다. 시민들이여, 투표로 권력을 이기자"는 말을 버젓이 할 수 있단 말인가? 국정원 여직원은 자기 집에 갇혀서(혹은 셀프 감금상태에서) 네 번의 전화를 하는데... "거기 경찰이죠. 여기 좀 와 주실 수 없어요?" 였다. 나의 대학교 88학번 선배 한 명도 국정원 직원인데... 그 선배도 나 못지 않게 노무현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물론 알 순 없지만... 28살 한 명의 여자인 그 국정원 직원 또한... 노무현을 사랑하고, 문재인을 찍으려 했고, 또한 나꼼수의 열렬 청취자 였을지... 모르는 일 아닌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정권교체"가 목적이었던 게 문제였다는... "좋은정치"가 목적이었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정권교체"를 생각했었다면... 박근혜 보다 더 나은 정책을 내 놓을 수 있었을테고, 그래서 정책으로 박근혜를 이기고 있었다면... "국정원 여직원 사건"같은 무리수도 필요 없었을 테고... 그랬다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노공이산"을 다시 생각할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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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