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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권력투쟁의 전장으로 간주했을 때(결코 그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유시앙들은 대체로 두 개의 전선을 마주하고 있다. 제1 전선에서 우리는 두 말할 것 없이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수구보수 세력과 맞서고 있다. 제2 전선은 보다 유동적이고 때론 희미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민주당 내의 보수기득 세력과 마주한다.
최근의 보궐선거 국면에서 제1 전선은 일시적 소강상태인 반면 제2 전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향후 1년간은 제2 전선이 우리의 주요 전선이 될 것이며 지금은 그 전초전의 전주에 불과할 수도 있다.
현 보궐선거 국면의 제2 전선에서 우리는 참을 수 없는 힘의 불균형을 또렷하게 목격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룬 야권연대 합의에 따라 민주당이 김해를 참여당에게 양보하리란 기대는 우리의 희망적 사고에 불과했던 것이고, 다른 지역과 동일한 수준의 공정한 경선룰을 기대했던 우리의 바람은 나이브했던 것이다.
야권연대의 전장에서 힘의 저울추는 민주당으로 너무 많이 기울어져 있다. 우리는 그것을 모르지 않았으되 다시 한번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시에 민주당이 어떻게 저럴 수 있느냐며 열을 올리는 것은 새삼스러운 것이다. 순천에서 민노당이 민주당에게 '시혜'를 기대했다고 비판하는 것은 동시에 김해에서 민주당에게 '양보'를 기대했던 우리의 바람에 대한 비판이기도 한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진보신당에 대해 조롱에 가까운 야유를 보냈었다. 한마디로 힘도 없는 것들이 몽니만 부린다며 그들의 치기어린 행동에 혀를 찼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그러한 정치적 행동을 취했던 데에는 그들만의 결기어린 정당성과 당위성이 있었을 것이며 우리는 그 지점을 보다 더 공감할 수도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현재 참여당의 주권당원 수는 1만 명이 조금 못된다고 한다. 진보신당의 경우 1만 명을 가까스로 넘고 있는데 양당의 당권자에 대한 규정이 다소 차이가 있지만 그 규모가 비슷하다고 하겠다. 최근의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참여당은 진보신당을 가볍게 누르고 있다고는 하나 그것은 유동적인 흐름에 불과하며 특히 유시민 대표 변수를 감안한다면 결코 희망적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창당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전도유망한 정당에 대해 너무 비관적인 전망일 수는 있겠으나 향후 정국에서 참여당의 성장은 유시민 대표의 등락 흐름과 그 맥을 같이 할 것이되 폭발적인 수준의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 수도 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양당간의 최종 단일화 협상이 어떤 결말을 맺게 될지, 또는 많은 이의 굳은 결기대로 참여당이 뚜벅뚜벅 독자적인 길을 가게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우리는 제2 전선에서 힘의 불균형을 계속해서 확인하게 될 것이다.
오늘 참여당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진보대통합 논의에 참여할 것”을 결정했다. 국민참여당은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대표자 연석회의 1~2차 합의문 취지에 동의하고, 연석회의에 참여해 진보진영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는 그 동안 유시민 대표의 상징적인 수사에서 더 나아가 참여당이 '진보대통합'을 향한 실무적 과정에 돌입함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진보대통합 연석회의는 조만간 참여당을 파트너로 맞이할 지에 대한 실무적인 최종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
유시앙들에게는 더 많은 친구들이 필요하다. 우리가 진보신당을 측은지심으로 바라보는 그 마음만큼 우리가 가진 힘의 한계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은 아닐까. 이번 보궐선거는 2012년을 향한 대장정에서 그 전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결사항전의 결기가 중요한 만큼 보다 장기적인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지 않을까. 얼마전 트윗에 드러난 유시민 대표의 굳은 의지를 믿는 것 만큼 그의 진보대통합을 향한 확고한 비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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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