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얘기를 시리즈로 쓸라 했는데... 안 되겠다. 피곤하고.. 힘들어서.. 그냥 끊어서 짧게 짧게 쓸게. 이해 바란다.
며칠 전에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일이 있었다. 다 들 아실테고... 올해 들어서만 월드건설(도급순위 71위), 동일토건(49위), 진흥기업(43위), LIG건설(47위)등 중견건설사가 줄줄이 법정관리나 화의에 들어갔고... 이로써 100대 건설사 중 28개(맞나?)가 부도난 셈이다. 어젠가 MB가 4대강 지천에 20조원을 뿌린다던데... 아마 이거 하고도 관련 있을거다.
1. 대출의 재귀적 순환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의 전개 방향을 이해하려면... 조지 소로스의 재귀성 이론이란 것에 대해 알아 두면 좋지 싶다. 미안하다. 이거 좀 어렵다.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 노력해 볼께.
재귀성 이론이란 사실과 인식이 서로 재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부동산은 항상 오르기만 한다"는 인식이 있다 치자. 그럼 그런 인식 속에서 사람들이 겁도 없이 거액의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게 되고... 이러면 실제로 "집 값이 오른다"는 사실이 생겨난다. 여기까지가 1차 과정이고... 근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집 값이 실제 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부동산은 항상 오르기만 한다."는 인식이 더욱 강한 믿음이 되고... 믿음이 강해진만큼 더욱 더 공격적으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어게인 & 어게인... 이런 식으로 된다는 거다. 그러다 보면... 집 값은 펀드멘탈과 무관하게... 어마어마하게 올라가서... 엄청난 버블을 만들게 된다는... 그런 이론이다. 인식 -> 사실 -> 인식 -> 사실... 이런 식으로 말이지.
재귀성 이론이란게 이런 건데... 그 중에서도 특히 대출의 재귀적 순환에 대해 말한 게 있다. 뭐냐 하면... 은행등 금융권에서 대출을 줄 때 왜 담보를 잡지 않냐? 주택을 담보로 대출 하는 게 유행이 된다 쳐. 그럼 주택 가격이 오르겠지. 대출 받아서 집 사니까... 이제 집 값이 오르면... 담보가치가 늘어나는 거니까... 추가 대출을 해 줄 수 있고... 추가 대출 받아서... 그 돈으로 또 집 사면... 집 값은 또 올라 가겠지? 뭐 이런 식으로 전개되는 게 대출의 재귀적 순환 이란 거다.
그리고, 그림을 잠깐 보자.
바로 이거라는 거지. 대출의 재귀적 순환이란 게... 주택을 기초로 한 대출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집 값이 크게 오른 거구... 집 값이 올랐기 때문에 주택 관련 대출이 많이 는 거기도 하구... 과거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 상승에는 이런 메카니즘이 깔려 있었다는 거지.
2. 위기의 저축은행
대출증가 -> 집값 상승 -> 대출증가 -> 집값 상승... 이런 재귀적 순환 과정이 과거 있었고 그래서 거품이 생겼다는 얘기이고..
근데, 그 반대 방향으로의 재귀적 순환도 가능하거든. 집값 하락 -> 대출 회수 -> 집값 또 하락 -> 대출 또 회수... 이런 식으로 말이지. 그리고, 지금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거야.
언제든 가장 취약한 고리, 가장 약한 부분에서부터 문제가 불거지는 거 아니겠어? 그게 점차적으로 경제 전반으로 파급되어 경제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게 되고... 말이지. 지금 우리나라에선, 그 가장 취약한 고리가... 주택관련 대출에선 PF대출이고, 금융권에선 저축은행이라는 거지. 그게 지금 위험에 빠져 있고... 그 결과 위험이 점점 더 커져가고 거지.
올해 들어, 저축은행 총 8개가 영업정지를 당했어. 1. 1/14 : 삼화저축은행 2. 2/17 : 부산,대전저축은행 3. 2/19 : 부산2,중앙부산,전주,보해 4. 2/22 : 도민저축은행 이렇게 말이지. 그리고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이렇게 말했거든. "과도한 예금인줄이 없는 한 상반기 추가 영업정지는 없다" 이 얘기인 즉슨... 6월말 지나면 추가로 영업정지 할 수도 있다. 이 얘기기도 하거든.
저축은행은 다 6월말 결산이야. 그럼 6월말 기준으로 재무제표가 완성될 거고... 그 때의 BIS 비율에 따라... BIS 비율이 일정수준에 미달하는 저축은행은 문을 닫게 되겠지?
잠깐... BIS 비율에 대한 설명을 해야 될 거 같은데... 사실 이것도 좀 여러 요소들이 있어서 계산이 복잡하긴 한데... 간단하게 "자기자본/대출금"이라고 생각하면 돼.
이제 저축은행이 살아남기 위해선 이 BIS 비율을 높여야만 하는데... 그럴려면 분자인 자기자본을 늘리든지, 아님 분모인 대출을 줄여야 한다고. 자기자본 늘리려면 증자를 하거나 후순위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고... 그렇다면 살아 남기 위해선 대출을 회수할 수 밖에 없는 거라고.
저축은행 대출은 주로 건설사에 나가 있는 거니까... 건설사는 돈을 갚든지 아니면 부도가 나는 거라고... 최근에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를 대거 할인판매에 들어갔는데 이게 이 때문이고... 그래도 돈 마련할 길 없는 건설사는 부도가 나는 거지. 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에 진흥,LIG,삼부토건이 부도난 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인 거지.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야. LIG건설만 해도 저축은행 피해 보는 게 최대 6,000억원이라 하거든. 그 중에 300억원을 떼이게 된 모 저축은행이 있어. 이 모 저축은행은 300억원 중 최소 30%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이러면 분자인 자기자본이 100억~300억(100% 충당금 설정시) 줄어 든다고... 이게 BIS 비율을 0.6~1.8%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이걸 만회하려면 대출을 700억~2,000억을 회수해야 한다고... 이 과정에서 더 많은... 더 큰 건설사가 부도를 낼 수 밖에 없고... 그럼 다시 더 큰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할 수 밖에 없고... 이렇게 된다고...
그니깐... 집값하락 -> 저축은행 대출 회수-> 건설사 파산 -> 더 많이 회수 -> 더 크게 파산... 이런 식의 나쁜 방향으로의 대출의 재귀적 순환이 펼쳐지게 되는 거라구. 앞으로 점점 더 큰 저축은행이 문을 닫고, 점점 더 큰 건설사가 파산하는... 그런 식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는 거라구.
3. 해결 방법은?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겠지. 우선... 그럴려면 정부가 나서는 수 밖에 없어. 즉, "공적자금"을 조성해서... "구제금융"에 나서야 되는 거지. 원래는 작년부터 PF, 저축은행 뭐 이런 거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고... 금융위에서 이거 해결책을 찾고 그랬는데, MB가 공적자금의 ㄱ자도 꺼내지 마라해서... 이게 이렇게 된 거라 하더라구. 공적자금 조성하는 순간... 책임 따지게 될 거고.. 그럼 정치적 부담이 심하니까 말이지.
어쨌든... 이 문제는 공적자금 조성해서 해결하지 않는 이상은 방법이 없어. 참... 집 값만 올라주면 저절로 해결되는 묘책이 있긴 한데... 아마 그런 걸 좀 기대한 면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근데 그건 불가능하니까. 뭐...
근데 왜 이런 생각 들거야. "왜 내 피 같은 세금으로 건설사, 저축은행 따위 살려야 하나?" 글치 뭐 그 생각이 맞지. 맞긴 맞는데... 안 그러면 나까지 죽으니깐... 별 수 없지 뭐.
그리고, 한 가지 더 지적할 것은... 공적자금 조성이 빠르면 빠를 수록... 조성되어야 할 공적자금의 규모는 준다는 거... 왜 병도 빨리 가면 약 조금 사 먹고도 고치지만... 늦장 부리다 병을 키우면 수술해야 되고 돈도 많이 들고 그러잖아? 그런 거랑 똑 같다는 거지...
길제? 어렵제? 짧게 쓸라해도 참 힘들다. 쉽게 설명하는 것도 힘들고... 댓글로 궁금한 거 질문하면 내 성의껏 답하도록 할께.
1금융도 위험하다.
대부분 2금융의 자금 조달 창구는 1금융의 차입이다.
2금융 무너지면 바로 1금융 위기로 온다.
건설사 부도는 결국 1금융 위기로 온다는 거지...
조만간 건설사발 금융위기가 온다고 본다.
사실 이미 터졌어야 하는데 강제로 틀어 막고 왔을 뿐이다.
지금 터지는 것은 댐이 무너지는 겪이다.
아마 내년 초쯤에 대 폭발 가능성이 있다.
12억의기적/ 어쩐지.. 내가 글눈이 좀 어두워. 용어의미 설명해줘서 고마워.
저축은행? 어줍짢은 소리 했다가 괜히 욕처먹을까 조심스럽긴 한데 머 이미
언론보도로도 많이 알려진거니까.
흔히 우리가 얘기하는 대출심사. 이게 위에서 찍어누르면 담보능력이 안되는
것도 그냥 나가는거지. 여기엔 그에 따른 상호 좋은게 좋은것이 나눠 질거고.
어떨땐 보면 용감해. 사업성검토고 뭐고 일단 질러 보자는 건지 저건 아니다
싶은 물건들도 PF를 해주고. 물론 이건 니가볼땐 아니지만 우리보기엔 기여
하면 할말없고.
그냥 편하게 얘기하면 무대뽀적 실적쌓기 경쟁. 거기다 윗분들의 까라면 까.
주 원인이 부동산침체에 있다 할수 있지만 저축은행 자체의 문제도 크다고봐.
예금이 다 내돈이다~. 이건가. 또 저축은행 부실을 알면서도 모른체 넘어가는
경우도 있는거 가터. 사실 금감원감사하면 대략 나올테데 넘어가주고 하고.
그게 재경분지 금감원인지 애덜 퇴직하면 노후 대책이라고도 해.
감사자리 나 뭐 그런 거. 미래 내직장^^
일타싹쓸/
고맙다 조은 정보 알려 줘서...
근데 내용 좀 더하고 정리해서 본글로 올려 주면 안 될까?
내가 본 위험한 저축은행의 행태 뭐 이런 걸로...
그래야 뽕도 따고 다른 사람도 많이 보고...
여론 환기 되어야 그런 짓 안 하지.
근데... 참 웃기는 게...
요번에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하는데...
공직자들 특히 재경쪽 공직자들이 지들도 저축은행 부실한 지 뻔히 알면서
예금자보호로 보장되니깐... 4,800만원씩 명의 분산해서 예금해 놓고 그러더라고.
나중에 망하면 그거 다 국민세금으로 충당해야 된다는 거 알면서...
부동산과 은행 그리고 건설사 간의 문제는 항상 있었던 것인데,
이것을 공적자금으로 해결을 하려고 한다면,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한다.
부실관리한 대출 은행들에게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그리고, 부동산에 관한 인식의 전환을 위한 진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컨데, 토지공개념를 의제화해서 더 이상 부동산을 투기의 대상으로 삼지 말도록 하고...
아 - 씨 말하다가 보니, 내가 빙신같네. 뻔한 얘기를 입만 아프게.
이거 완전히 특별법을 만들어서, 아니면 혁명이라도 해야 하나.
책임자로 박봉팔 같은 인간을 하나 영입해서,
부실은행 책임자들은 전부 교도소 최고형으로 하고
토지나 부동산으로 불로소득을 120 % 소득세로 환수한다.
설마하니 손해보면서 투기하는 새끼들은 없겠지.
12억의기적/ 저축은행마다 감사가 다 있는데 그사람들 대부분이 저 금감원 출신인거로 알고있어
감사나오는게 결국은 후배나 최소 동료는 되겠지. 저축은행도 좋잖아 서로 서로.
따로 글을 정리할정도로 대단한 사실을 알고 있는것도 아니고. 좀 그래.
생각해보고 우리 시민들 입장에서 이정도는 서로 도움이 되겠다 싶으면 함 적어볼게.
일천한 지식이라 글이나 써질지 몰라.ㅎㅎ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