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5대 은행 지주사 회장을 만났다. 그리고, 제2의 배드뱅크(Bad Bank)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잘 안 되지 싶다.
대충 구상은 이렇다. 먼저 5개 시중은행과 3개 국책은행이 펀드식으로 돈을 내서 배드뱅크를 설립한다. 이 배드뱅크에서 PF 관련 부실대출을 할인된 가격으로 샀다가... 나중에 정상화되면... 팔아서 차익을 남긴다. 뭐 이런 아이디어이고...
조성 규모는 10조원 안팎이 될 거고... 초기 자본으로 레버리지(차입)을 일으킬 수 있으니... 은행들 뭐 돈 많이 안 내도 된다... 이런 얘기이긴 한데...
문제가 두 가지 있다. 1) 부실채권 매입 가격의 결정 : 싸게 사면 은행이 남고, 비싸게 사면 PF 보유자가 남고... 뭐 이런 식이 되는데... 문제는 현 시점에선 공정가치를 판단할 수가 없기 때문에 어렵고... 정부에서 나서서 비싸게 매입하게 했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은행 정상화 한다고 또 공적자금 조성되고 하면... 또 책임문제 생기고 비싸게 주고 산 은행 경영자는 배임 뭐 이런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고 해서... 은행권에서 쉽사리 받아 들이려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10조는 너무 적은 금액 :조성규모를 10조원 정도로 보고 있는 건... 2010년 말 기준 PF 부실채권 규모가 9조7천억원 이었던 때문인 듯 한데... 올해 들어 저축은행 사태, 부동산 침체등으로 PF 부실 규모는 더욱 늘었을테고... 저축은행 12조를 포함해서 추산 PF 잔액 80조원에다가... 2/4분기 12조5천억 포함, 올해에만 25조원이나 만기 도래하는 것등을 감안해 보면... 너무 적게 잡고 있는 듯 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공적자금 조성하면... 정치적 부담이 따를테고... 또 선거는 목전에 두고 있는데... 건설사는 아주 힘들다고 아우성이고... 그래서... 급하게 나온... 언 발에 오줌누기식 대책 아닌가 싶다.
신용경색이 도래하면... 정부가 시장을 구원하기 위해 나서야 하는데... 이 때 매뉴얼처럼 널리 알려진 두 가지 행동 수칙이 있다. ① 자금 지원은 최대한... 그리고 신속하게... ② 부실사(부채가 자산 초과)는 죽이고, 일시적 유동성 부족은 지원...
이에 비춰 볼 때, 현재의접근 방식은... ① 자꾸 구제자금 조성이 늦춰지고, 규모도 최소한도로만 접근하고... ② 부실과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구제하려 한다는 점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판단된다는 거지요.
이상입니다.
p.s) 위 책은 로버트 쉴러 교수가 쓴 버블경제학 이란 책인데요. 원래 제목은 "2008년 금융위기와 지금 어떻게 해야 하나?"는 뜻으로... 금융위기의 원인과 그 해법에 대한 얘기입니다. 제가 말씀 드린 내용 중 상당부분은 이 책의 도움을 받았구요. 장하준 책 읽으신 분은 같이 비교해서 읽어 보면... 균형된 판단, 심도깊은 사고에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기억이 아물아물 하지만 아마도 주가가 700-800 도 안될 때(참여정부 초기쯤) 3,000 간다 예측했지?
지나고 보면 그 때(너나 없이 나라가 망한다고 설레발 칠 때) 그런 주장을 할수 있었다는게..신기하고..
12억의 독특한..혹은 통념에 도전한 탁월한 시각이었다고 봐...
예측이 틀렸다기보다는 나는 오히려 아쉬움에 방점을 두고 싶어.
전제했던 환경(정치)이 못 따라준 측면이 없지 않았던게지..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