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도 이유 하나 썼었는데... 뭐 이유야 여러 개일수도 있으니만큼... 이유 하나를 더 대 보고자 한다.
"87년 체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
아닐까 한다.
사실 여기 대세인 40대 이상은(나를 포함해서)... 한나라당에 대한 씻을 수 없는 원한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간단히 내가 가진 한나라당에 대한 원한을 말하자면... 1990년 대학교 1학년때... 월요일에 통계학 시험이 예정되어 있었고... 일요일 오전 시험공부할 책을 도서관에 가져다만 놓고선... 놀다가... 난 하숙집에 가서 점심 먹고, '이제부터 공부해야지' 다시 학교로 향했는데...
전경들이 학교 대문을 막아서서... 아무도 못 들어가게 하는 게 아닌가? "야. 낼 시험 있다고... 들여 보내 줘" 아무리 말해도 막무가내... 당연히 시험은 망쳤고, 이후 의기소침한 나의 학점은 졸업때까지 엉망 ㅠ.ㅠ
그래서, 한나라당에 대한 깊은 원한이 쌓였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한나라당에는 투표 한 적이 없다. 다 들 그렇겠지만...
근데... 이건 40대 이후의 얘기다. 독재... 안 당해 본 사람은 모른다. 그게 얼마나 숨 막히는 건지...
한나라당의 독재... 이에 한 번 원한이 쌓인 사람은 죽을때까지... 절대 한나라당 못 찍는다. 설령 기권하고 놀러 가는 일이 있어도...
어쨌든... 그래서...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의 성공 이후로... 우리나라 정치 지형은...
한나라당 Vs 반한나라당 (과거)독재세력 Vs (과거)민주화세력 수구보수 Vs 개혁진보...
이런 구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게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고...
그런데... 20대는 이런 구도와 아무 관련이 없다. 우리 40대는 박정희 독재를 겪었거나, 전두환 독재를 겪었거나... 아니면 최소한... 최루탄 가스라도 몇 번 맞으면서 학교 다녔지만...
20대는 이런 경험이 전혀 없고... 따라서, "한나라당=독재세력" 이런 등식이 전혀 떠 오르지 않는다. 한나라당이 한 때 독재세력이었다는데... 거야 뭐 과거 얘기 아니냐? 박정희도 죽고... 전두환도 29만원 밖에는 없는데... 이런 생각 한다는 거다.
그리고... 사실 솔직한 얘기로... 민주세력이라는 민주당,민노당 등도... 사실 그닥 민주적이지도 않잖아? 밀실에서... 끼리끼리 꿍짝해서... 대통령 후보 뽑고... 뭐 글찮아? 궁물들의 참여로 정동영이 후보된 거랑... 체육관에서 전두환 대통령 된 거랑 20대의 눈엔 다 도찐개찐이지 뭐. 안 그래?
뭐... 하여튼 그런데... 이런 87년 이후 굳어진... 이런 전통적인 구도가... 이제 수명을 다 한 거 같다. 적어도 20대의 눈엔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무슨 얘기냐하면... 민노당의 노선이 전혀 진보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고... 민주당의 행동이 전혀 민주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다. 20대의 눈엔...
20대는 왜 정치에 무관심한가? 사실... 정치에 무관심하지 않다고 본다. 나는... 다만... 20대의 마음을 대변하는 정당이 없기 때문이고... 다만... 20대와 공감할 수 있는 정치인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유시민이 그나마 20대에게 인기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거고... 뭔가 모르게 공감이 간다. 뭐 그런 거... 민주 Vs 반민주, 진보 Vs 보수... 이런 낡은 틀에서 벗어나 있다는 거... 그게 20대가 유시민을 좋아하는 이유 아닐까 싶다.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