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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엄청난 위기에 처해 있다.
또 이는 "유로화의 위기"까지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여길 일이 결코 아니다.
뉴스에도 계속 나오고 해서, 뭐 대충 위험하구나 아시긴 할텐데...
EU그룹에다가 ECB에다가... 헤어컷이니, 소프트 채무조정, 상환기간 연장이니... 그리스 국채의 담보 자격 완화라든지... 온통 생소한 얘기들이어서.. 조금 혼란스럽지 않을까 한다.
사실 그런 면이 있다. 유로란 단일통화 자체가 가입국의 주권을 보장한 상태에서 이뤄진 단일통화여서... 그 구조가 복잡하고, 개념 자체가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많다.
그래서, 나 또한 이를 설명하는 게 상당히 까다롭고, 어려운 면이 있다.
그래도.. 이걸 알고 넘어가야.. 앞으로 국제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 것이며... 또한 내년 대선에선 어떤 게 중요한 이슈가 될 건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단순화시켜서...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 보고자 한다.
일단, 1997년 우리나라가 IMF를 맞았었고, 그리스는 2010년 IMF를 맞았는데...
우리나라는 IMF 금방 극복하고 경제가 정상궤도에 진입했으나, 그리스는 왜 그러지 못하고 다시금 위기에 처하게 되었는가? 하는 것에 대한 설명부터 해 볼까 한다.
이게 현상황과 앞으로의 위기 전개를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1. 1997년 대한민국의 IMF
(1) IMF 구제금융 자체는 아무런 고통도 주지 않는다.
1997년 12월, 우리나라는 IMF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후... 실업률이 급등하고, 경제는 -8%의 어마어마한 불경기, 상장기업의 30%가 부도나는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그래서, "IMF=엄청난 고통" 이렇게 인식되어진다. 이후 경제가 조금만 나빠지면, 혼란스러워지면... "이러다 제 2의 IMF 온다"면서 두려워 하기도 했다.
그러나, IMF 구제금융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고통도 주지 않는다.
97년 우리나라는 달러가 부족했고, 그래서 달러 부채를 상환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단지 IMF(국제통하기금)이란 곳에서 달러를 빌려 줬을 뿐이다.
쉽게... 돈이 부족해서 돈을 빌렸을 뿐인데... 거기에 무슨 고통이 있겠나? 당연한 거구...
우리에게 엄청난 고통을 준 건 MF 구제금융이 아니라... IMF 구제금융에 딸린 "조건"이었다.
전통적으로 IMF는 구제금융을 줄 때 두 가지 부대조건을 내 거는 데...
그건 "고금리 + 긴축재정"이고... 이 두 가지가 경제를 엉망으로 만드는 거다.
기억을 되짚어 보면... IMF 직후 금리가 30% 넘어가고 했던 거 기억 나실 거다.
30%에 이르는 살인적 고금리 때문에... 기업들이 연쇄도산하고, 실업률이 급등하고 했던 거고
그 와중에 재정지출을 축소하니... 없는 사람들 더 견디기 힘들어지는... 그렇게 된 거다.
사실.. 이런 IMF의 부대 조건에 대해선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이견(異見)이 많다. 장하준등 IMF에 부정적인 학자 뿐만 아니라, 크루그먼등 주류 학자들조차도 이에 비판적이다.
굳이.. 이런 가혹한 부대조건으로 한 나라의 경제를 절단낼 필요가 있냐는 거지.
여기서.. 잠깐 장하준의 얘기를 들어 보도록 하자.("다시 발전을 요구한다"중 173p)
"IMF는 개발도상국이 위기에 빠졌을 때 지속적으로 긴축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을 펼치도록 압력을 넣는데, 역사적 사례를 보면 이런 정책이 유해하다는 것이 명백한데도 그렇게 하도록 요구한다. 한국과 아르헨티나는 최근의 금융 위기 후에 긴축 정책을 펼쳤으나 부도율이 높아지고 경제 전반에 걸쳐 위험 요소들만 더욱 확대되었을 뿐 포트폴리오 투자자들을 되돌아오도록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수 많은 신자유주의자들은 확장적인 정책을 통해 경제 회복을 촉진하고 사회의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할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투자자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긴축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하준의 위 주장이 대체적인 견해이고... 이런 연장선상에서 김대중 대통령님이 IMF를 극복한 데에 대한 비판 이런 게 이뤄져 왔던 것 같다.
근데... 잠깐... "MF는 자신들이 내건 부대조건이 늘 파멸적인 결과를 가져 왔으며, 그렇게 될 지 뻔히 알고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가혹한 부대조건을 내 거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한 번 해 봤으면 한다. 우리나라 망해서 IMF 좋을 일도 하나도 없을텐데 말이다...
(2) 가혹한 부대조건은 빚을 상환받기 위해서이다.
IMF는 왜 "고금리+긴축재정"의 가혹한 부대조건을 요구하는가?
그 이유는... "빚을 상환받기 위해서"이다.
실로 단순한 이유다. 사실은...
IMF는 "빌려 준 달러를 최대한 빨리 되돌려 받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목표이고...
빌려간 대한민국 국민들이 고통을 겪든 말든... 그건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한 거다.
어차피 IMF라고 무한정 달러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빌려준 돈을 빨리 회수해야만 또 다른 나라가 위험에 빠졌을 때 빌려 줄 수 있지 않겠냔 말이지. 은행이 부도 위기에 빠진 기업에게 돈을 빌려 줄 때... "임금 삭감, 자산 매각, 직원 해고"등의 조건을 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거다.
잠깐... "고금리+긴축재정"하면 왜 빚을 상환할 수 있는지... 학문적으로 접근해 보겠다.
여러분들... 경제학 원론 시간에, 혹은 고등학교 사회시간에 국민소득이란 걸 배웠을 거다.
그리고, 국민소득은 이렇게 나눠짐도 배웠을 거다.
Y = C + I + G + (X-M)
(Y=국민소득, C=소비, I=투자, G=정부지출, X=수출, M=수입)
국민소득은 소비와 투자와 정부지출과 순수출로 이뤄진다는 거고, 이 방정식은 국민소득을 생산의 측면에서 바라본 것이다.
한 편, 국민소득을 지출의 측면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이 경우엔 아래와 같다.
Y = C + S + T
(C=소비, S=저축, T= 세금)
즉, 국민소득은 소비되든지, 저축되든지, 세금내든지... 해서 쓰여진다는 얘기이다.
이제 생산측면 국민소득과 지출측면 국민소득은 서로 같은 거니까(즉,Y=Y)... 두 방정식을 하나로 나타내 볼 수 있다.
C + I + G + (X-M) = C + S + T
이제, 좌변에 (X-M)을 놓고, 나머지는 다 우변으로 넘겨 정리해 보면...
(X-M) = (C-C) + (S-I) + (T-G)... 이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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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순저축 재정흑자
무슨 얘기냐?
결국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줄여서... 무역흑자를 내고... 그래서 빌린 달러를 갚기 위해선...
순저축(저축-투자)을 늘리고, 재정흑자를 기록해야 한다는 얘기이구...
① 저축을 늘리고, 투자를 줄이기 위해선... "고금리"
② 세금 늘리고, 재정지출을 줄여서... "재정긴축"
의 정책 조합을 요구한다는 거지.
결론적으로...
IMF는 구제금융 받은 나라의 경제 상황은 그닥 관심없고 빚을 상환받는 걸 최우선 목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고금리+긴축재정"의 부대조건을 요구하는 것이고...
우리나라는 그 요구조건 때문에 아주 힘든 상황에 쳐해졌었다는 얘기이다.
(3) "물에 빠진 사람 건져 놓았더니 보따리 내 놓으라는 격"
아무튼 우리나라는 IMF의 가혹한 부대 조건을 받아들여서 30%가 넘는 고금리에... 재정긴축을 시행했고... 그 와중에 국민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었지만...
애초 IMF가 의도했던 대로... 수출이 크게 늘고, 수입이 크게 줄면서... 1999년 한 해에만 200억 달러가 넘는 무역흑자를 기록했고... 결국 IMF의 빚을 갚고... 조기에 IMF 졸업했다.
사실 IMF 맞았던 나라 중에서... 우리나라만큼 빠르게, 그리고 적은 고통으로 IMF를 졸업한 나라는 없다. 이는 "어찌됐든 우리가 빚을 졌으니, 빤스를 팔아서라도 빚부터 갚자"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던 공이 컸고... 그 결정체가 바로 "금 모으기 운동"이었던 거다.
당시 같이 IMF 맞았던 태국,인도네시아등은 사회적 소요로 엄청난 혼란을 겪었고, 경제가 정상궤도에 접어드는 데도 시간이 더 걸렸으며... 이는 IMF 선배국가들인 남미 여러 나라들, 유럽 여러 나라들 또한 다 마찬가지 였다.
이렇듯, IMF를 조기에 졸업하고 경제를 정상궤도로 복귀시킨 것은... 김대중 대통령님의 공이 컸고... 아울러 일치단결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공 또한 지대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근데...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김대중은 우리나라 중요한 자산(제일은행등)을 헐 값에 팔아 먹은 매국노"
"김대중 때문에 양극화가 극심해 졌고, 서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 장본인"
"김대중은 신자유주의를 들여 와서 우리나라를 투기자본의 손아귀에 넘겨준 미제의 앞잡이"
이야말로... "물에 빠진 사람 건져 놓았더니 보따리 내 놓으란 격"이란 생각이다.
IMF란 물에 빠진 순간... 보따리는 이미 물에 떠 내려 가 버렸다. 그 보따리를 다시 건져낼 방법일랑 없는 거다. 애초에...
어쩌면... 처음부터 그 보따리를 꽉 쥐고 있었기 때문에 물에 빠진 걸 수도 있고...
여기서... "보따리"란... "평생고용,연공서열,8%고성장"등을 얘기하는 거다.
"보따리"란..."판공비로 룸싸롱 드나들고, 업무시간에 사우나 가고, 가라로 출장비 타먹고" 했던 느슨한 관행을 얘기한다.
(2)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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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