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님이 "나는 좌파신자유주의자다"란 말을 했다가 엄청난 곤욕을 치룬 적이 있었다.
좃선은... "여러분 노무현이 스스로 빨갱이새끼라고 자백했어요" 이랬고... 한겨레는... "보세요. 노무현이는 수구기득권 세력의 앞잡이에요" 이랬다. 장하준은... "무식한 고졸 새끼. 좌파 신자유주의가 말이 되냐? 못 배운 자식" 조롱했다.
그 말이 있은 후 벌써 4년이 지났는데... 그 4년 동안 공부하고, 생각하고 해 보니... 이제서야 "좌파신자유주의가 정답이구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후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그 말은 실수였다. 그런 개념은 성립하지 않죠" 말씀하긴 하셨으나... 나는 이제서야 노무현 대통령님의 그 말이 깊은 고민과 많은 학습 끝에 나온...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신 말씀이란 것을 알게 되었고...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좌파 신자유주의? 가능하냐? 형용 모순아니냐? 할 거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좌파 신자유주의 가능하고... 그 방법이 최선의 해법이다.
좌파 신자유주의를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분배정책과 재분배정책이 엄연히 다르고... 이를 구분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
백분토론에서 유시민 의원과 나경원 의원간의 토론이 있었다.
법대 출신, 경제는 잘 모르는 나경원 의원이 "참여정부는 분배정책에만 관심이... 분배정책만 열심히..." 말하고 있었는데, 참다 못한 경제학 전공, 경제학 박사인 유시민 의원이 이를 지적했다.
"나의원이 자꾸 분배정책, 분배정책 하시는데요. 지금 말씀 하시는 세금, 복지 이런 건 재분배정책이구요. 분배정책과 재분배정책은 엄연히 다른 겁니다. 구분해서 말씀 하십시요"
그러나... 경제에 문외한인 나경원 의원이 이를 알아 들을 리 없고, 모른다고 인정하긴 싫어서... "분배든 재분배든 그게 그거지. 뭐 날 가르치려 드냐? 나도 배울만큼 배웠다고" 이랬던 적이 있다. 이래서 논의는 더 진전되지 못했고, 뭐 늘 그렇듯... 그러고 말았다.
근데, 진짜로 "분배정책"과 "재분배정책"은 다르다. 이거 구별되야 된다. 내가 설명해 줄께.
분배정책은 경제활동을 통해 얻은 몫을 1차로 누가 가져가는가 하는 것에 관한 정책이다. 기업이 물건을 팔아 돈을 벌었다고 하고... 결국 이 돈은 납품대금, 이자, 임금등으로 지급되어지고, 나머지가 기업의 이윤이 될 거다. 그 기업이윤에서 주주에겐 배당이 지급될 것이고...
이 1차적인 소득분배와 관련된 정책이 바로 분배정책이다. 즉, 한 경제가 벌어들인 몫을 노동자의 몫인 임금, 금융가의 몫인 이자, 기업의 몫인 이윤으로 어떻게 분할하는 가와 관련된 것이 분배정책이라는 거구...
반면, 재분배정책은 이런 분배과정을 거쳐 얻은 각 경제주체들의 소득에 대해 어떻게 과세하고, 그 걷은 세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관한 정책이다. 즉, 세입과 세출 정책이라 하겠지.
어떠냐? 구분이 되지? 이젠 꼭 구분해서 생각했으면 한다.
3.
이렇게 분배정책과 재분배정책을 구분해 놓고 보면... 분배에선 우파의 정책, 재분배에선 좌파의 정책... 이렇게 각기 다른 관점의 정책을 사용할 수도 있게 된다. 목적이 우파/좌파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잘 살게 하고, 우리국민 행복하게 하는 거라면 말이다.
분배정책은 크게 두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다. 바로 "시장에 맡기는 것 Vs 국가의 계획에 맡기는 것"이 그것이다. 시장에 맡기자는 주장의 원조격이 바로 "애덤스미스등의 자유주의, 자본주의"라 하겠고, 국가의 계획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 "중상주의, 사회주의" 뭐 이런 것이 될 거고... 그리고, 그 중간 쯤에 위치한 입장이 바로 "케인즈주의, 수정자본주의"가 되겠지.
80년대 영．미에서 "신자유주의"가 대두된 것도 분배정책에 있어서 국가의 개입을 줄이고... 민간의 자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논리에서 시작된 거고... 신자유주의 반대자가 시종일관 시장은 비효율적이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도 다 이런 맥락으로 이해하면 될 거다.
뭐 그렇고.. 그래서 분배정책은 크게 "신자유주의 Vs 개입주의" 이렇게 나눠 보자.
재분배정책에도 또 두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다. 바로 "덜 걷고 덜 쓰자 Vs 더 걷고 더 쓰자"는 것이 그것이다. 덜 걷고 덜 쓰는 것, 즉 세금 덜 내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쪽을 우파라 할 수 있을 거고... 더 걷고 더 쓰는 것, 즉 더 많은 복지 제공의 큰 정부를 지향하는 쪽은 좌파라 할 수 있겠지.
그럼, 현재... 미국은 분배에선 신자유주의, 재분배에선 우파라고 볼 수 있을 거고... 유럽은 분배에선 국가개입주의, 재분배에선 좌파라고 볼 수 있겠지. 즉, 미국은 "우파신자유주의", 유럽은 "좌파개입주의" 이렇게 정리 가능한 건데...
그런데, 꼭... 굳이... 미국식 패키지인 "우파신자유주의", 혹은 유럽식 패키지인 "좌파개입주의"... 이렇게 패키지로 따라해야 할 이유가 있나? 굳이 그럴 필욘 없잖아.
유럽식의 좋은 점인 "좌파"를 따고, 미국식의 좋은 점인 "신자유주의"를 따서... "좌파신자유주의" 하면 안 되냔 말이지. 우리나라 실정에 맞고 우리나라 잘 되게 하면 그걸로 좋지 않냔 말이지. 뭐... 흰 색이든 검은 색이든... 쥐 잘 잡는 고양이가 짱이지 않냔 말이지.
그래서, 결국... "좌파신자유주의"가 정답인 것 같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 지는 앞으로 차차 말씀 드리도록 하겠다.
경제에 있어서 [신자유주의]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들의 용어 사용례를 살펴보면, [신자유주의=자본주의]라는 용어의 대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본주의]라는 의미 이상으로 특별히 구분되는 의미를 가질 수 없는 [신자유주의]라는 용어는 [딱지붙이기] 내지 [역간판사기]유사한 기만에 불과하다.
하지만, [신자유주의]라는 용어를 굳이 참여당 지지자들이 사용하고자 한다면, 내가 파악하는 그 [신자유주의] 특징적인 현상으로서, [자본의 국제적 이동의 무제한적 자유], [국적이 없는 자본의 집중과 득세]라는 현상에 착안하여 썼으면 한다. 즉, [국경을 벗어나서 전세계 국가의 통제로부터 자유롭고자 하는 자본주의], [자본주의의 인터내셔널 깃발]...등등 위와 같은 맥락으로 (나도 아직 적절한 함축적인 용어를 잡아내는 일을 해보지 않았으나) 그 의미를 살려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신자유주의]는 경제적 개념으로만 일단 사용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라는 개념과 구분이 되지 않으므로, 무식을 감추거나 대중을 기만하기 위해 사용되는 껍데기 용어에 불과하다고 치부해야 한다.
난 그렇게 생각해. 헉헉...쓰려니 숨가쁘네.
열심히 공부하고, 고민하고, 자기 의견을 분명하고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 미덕이다. 민주주의라는 것은 무엇보다도 먼저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12억 기자의 견해는 하나의 견해로서 '용납'되어져야 한다. 그러나 아직은 그 뿐이다.
신자유주의가 나쁜 것이라는 생각이 '선입견'이라는 12억 기자의 놀라운 주장에 삘이 꽂혀 앞으로 도대체 어떤 주장을 펼쳐 이 놀라운 주장을 증명해 나갈지를 정신 똑바로 차리로 경청하도록 하겠다. 다만 기존의 논의들 제대로 섭렵하지 않고, 항간에 떠도는 얘기들 대충 짜깁기하거나, 공부 안하고 대굴빡만 졸라게 굴려서 야부리 까기 없기다. 그건 사기다. 사기꾼은 용납 안 된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