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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를 찬성하는 많은 사람들이 잘 못 이해하고 있는 개념이 FTA의 핵심은 '관세철폐'라는 점이다. 관세를 철폐하면 우리가 비교우위를 가진 제조업인 자동차, 가전, 반도체, 휴대폰, 섬유, 조선을 미국에 수출할 때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생겨서 수출액이 증가하게 되고, 우리가 비교열위에 있는 미국에서 들어오는 쌀, 쇠고기 등의 농축산물에서 발생하는 손해분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니 우리가 이익을 보는 장사다. 그러니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FTA는 꼭 해야한다. 이정도 수준에 머물러 있는 논리가 내가 주위에서 겪어 본 대부분의 시각이다. 먹고 사는게 바빠서 왜 찬성해야 하는지도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내 소중한 친구들의 얘기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나의 소중한 친구들이라 생각하고 헛똑똑이와 함께 일단 알기쉽게 개념 정리나 좀 해보고서 찬성을 하던지, 반대를 하던지 이야기 해 보자.
일단 FTA 조약에는 한국의 전문가들도 쉽게 알 수 없는 '서구식불확정개념'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미리 주지하고 들어간다.
시장 개방이란 크게 두가지로 구분한다. 하나는 '상품시장 개방'이고, 다른 하나는 상품시장이 아닌 다른 모든 시장, 즉 '서비스시장 개방'이다. 이 중 어느 시장의 규모가 더 크냐 하면 '서비스 시장'의 규모가 상품시장의 규모보다 현저하게 크다. 우리는 미국과 EU가 미국산 쇠고기나, 유럽산 낙농제품, 쌀 개방 등에 집중하기 때문에 낙후된 우리의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반대해야 하는 줄 알지만, 사실 미국과 EU는 한국의 서비스 시장의 개방에 목숨을 걸고 있다. 왜냐? 영미식 개념인 듣지도 보지도 못한 글로벌 스텐다드로 위장된 각종 서구식 제도를 무기로 그럭저럭 잘 정비되어 있는 한국식 헌법과 법률을 유린하고, 한국을 미국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선진제도화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식민지화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조선의 일본화'를 선진제도화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고, 식민지화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나는 후자라고 본다. 한미 또는 한EU FTA는 매국 협상이다.
'관세'는 물건에 붙는 것이지 서비스에 붙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한국의 '서비스 시장'을 개방 시키기 위해서는 관세와는 다른 수단이 있어야 한다. 그 수단은 ISD제도(투자자-국가소송제도), 레칫조항(Ratchet), 최혜국조항, 미국식 재산권 개념(간접수용, 합리적 기대이익, 비위반제소), 의약품-특허 연계제도, 서비스 분야의 네거티브 양허방식 등의 낯선 영미식 개념들이다. 이러한 조항들이 어떻게 한국을 미국화, 유럽화시켜 우리 경제를 수탈해 갈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한미FTA의 핵심인 서비스 시장 개방을 이야기 하기 전에 먼저 상품시장 개방에 관해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가자. 우리가 서비스 분야를 미국에게 양보한 것은 제조업 분야(2차산업)에 우리가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함이라고 주장들 하니까. 또는 우리 능력으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서비스 분야를 구조조정할 능력이 안되므로, 개방을 통해 서비스 분야를 구조조정하기 위함 이라는 솔직한 주장도 있다.(IMF 때도 이 논리로 구조조정해서 국내 은행 모두 외국 은행으로 만들었다)
상품시장 개방을 통해 우리가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분야는 '자동차, 반도체, 섬유 분야'이다. 우리가 그렇게 자신있다고 주장하는 전자제품과 휴대폰은 왜 빠져있을까. 전자제품과 휴대폰은 이미 무관세다. 따라서 한미FTA 체결로 달라질 것은 없다. 그렇게 자신 있다는 자동차 분야만 한 번 살펴보자.
자동차 분야는 2.5%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미국 현지에서 약 19,000달러에 팔리는 소나타를 18,525달러에 팔 수 있다는 협상이다.(관세 철폐로 475달러 싸지는 것이다) 우리 돈으로(오늘 환율 1083원으로) 약 2050만원에 팔던 차를 관세 철폐로 50만원 정도 더 싸게, 즉 2천만원에 팔 수 있으니 수출이 더 늘어난 다는 것이다.
2050만원 짜리 차 가격이 50만원 떨어졌다고 수요가 늘어날까? 물론 미국식 경제학자들은 자동차는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큰 품목이라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수요의 가격탄력성 운운하면서 국민들이 못알아 듣는 말 쓰지 말고, 감感(animal sprit)으로, 상식으로 생각해보라. 과연 2050만원 짜리 차가 별다른 품질 개선도 없고, 가격만 50만원 싸졌다고 갑자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정말 믿는가?
관세 2.5%는 환율 2.5%만 올라도 카바할 수 있는 수치다.(강만수 때 환율을 무려 50% 인상 시키지 않았나). 겨우 관세 2.5% 폐지하려고 이 난리를 치나?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반대로 미국 자동차 수입관세는 8%가 즉시 폐지된다. 특별 소비세도 1.5% 정도 폐지 될 터이니, 거의 10% 가까이 가격이 내리는 것이다. 4000만원짜리 도요다 캠리를 3600만원에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일본차도 한미FTA에서는 미국차다. 한미FTA하면 일본은 좋아 죽는다. 50만원만 싸져도 미국 수출이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는 찬성론자들의 논리 그대로라면, 400만원이 싸진 도요타 캠리는 어떨까?
더군다나,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수출 자동차(연간 70만대)의 80%를 올해부터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것이란다. 결국 현대차가 수출하는 20%만 관셰철폐 혜택을 보는 것이다.
이것 저것 따질 것 없이, 상식적 수준에서 계산해보자. 우리의 자동차 평균관세율은 8%다. 미국은 2.5%다. 동시에 폐지하면 누가 이익인가? 뻔하지 않나? 정부도 한미FTA 체결되면 무역흑자폭이 감소할 것이라고 자백하고 있다. 오직 관변 주류경제학자들만 이런 상식을 부정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외제차 값 싸진다고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니다. 외제차값은 싸지겠지만 관세수입 감소분 약 4조는 누가 메꾸나. 그렇지 않아도 세수도 열악한 재정규모에, 부자감세까지 하느라 더욱 쪼그라들었는데 그 4조는 누가 부담하나. 누가 부담하든 결국 우리 국민 중 누군가는 부담해야한다는 사실만은 명백하다.
대표적 정부하청 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 연구원(KIEP)은 한미 FTA 체결 뒤 10년 동안 한국의 실질 국내 총생산(GDP)은 7.75%, 금액으로는 352억 달러의 무역 흑자가 있을 거라고 한다. 10년간 352억 달러 흑자 예상이니, 연 35.2억 달러, 오늘 환율로 3조 8천억원이다.
4조 관세수입 줄고, 3조 8천억 무역흑자 늘어나면, 결과적으로 2천억 손해 아닌가? 게다가 최혜국조항에 따라 EU와 마찬가지로 관세환급 상한선을 마련하기로 합의가 이루어 진것으로 아는데, 이에 따라 연간 2천억 추가 손실이 예상된단다. 결국 4천억 손해다.
애초 최대 수혜자로 알려진 자동차 분야에서도 4천억 손해이니 다른 것은 안봐도 뻔하다. 요즘에는 정부도 한미FTA로 인해 무역적자가 늘 것이라는 것을 자백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FTA로 미국화는 곧 선진화(미국화=선진화)이니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난 FTA를 통해, 현대-기아차 수출 증가분이 유럽, 미국, 일본차의 수입 증가분보다 월등하게 클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추진론자들 주장대로 월등하게 크다고 치자. 그리고 주류경제학 교과서 주장대로, 경쟁을 통한 채산성 향상, 기술혁신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고, 최악의 경우 환율 조정을 통한 퇴로도 있으니 뭐, 그런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농축산물 분야, 제약 분야에서 미국에 박살 날 것이라는 것은 너도, 나도, 우리 모두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백번 내가 양보한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상품 시장에선 누가 이익이고 손해일지는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며느리도 모른다는 것 아닌가. 그 곳이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도박판이라면 궂이 애써서 안하면 안되나? 기존에 우리는 FTA안하고도 잘 살아 오지 않았나. 우리가 국제 질서 속에서 무역 안하고 산 나라도 아닌데 왜 궂이 FTA를 하려고 기를 쓰고 덤비는지 답답한 노릇이다. 저명한 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도 "FTA 없이도 국가간 교류는 얼마든지 활성화 할 수 있고, 일본은 미국 자동차 시장의 35%를 평정했다"고 한다.
FTA가 대세라서 한다고? 정부와 관변학자들은 FTA가 대세란다. 전 세계 FTA현황을 보니, 70년대 이전 5개, 70년대 12개, 80년대 10개, 90년대 64개, 2000년 이 후 106개가 쳬결되어, 50년을 넘는 기간동안 총 197건이 체결됐다.(2007년기준 WTO자료). 그리고 2005년 기준 전 세계 교역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만 보면 FTA에 못끼면 빙신되는 것 같다.
그러나 세계 192개 국가가 서로 서로 모두 FTA를 체결하려면, 약 18,000건(192*191/2)이다. 하루에 1건씩 매일 체결해도 50년은 체결해야한다. 그 중 197건이 체결됐으니 1% 조금 넘는 수치다. 대세인가? 다음. FTA국가의 교역량이 전세계 교역량의 50%가 넘는다고 하는데, 관세가 철폐되면 당연히 교역량은 늘어난다. 문제는 교역량이 늘어난다고 이익도 늘어나느냐는 것이다. 대책없이 몸무게 늘어난다고 건강해진다고 단언할 수 있나?
깊이 생각들 해보셔야 할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서비스 시장 개방으로 들어가보자.
서비스 시장은 그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불분명하다. 무한대라고 해도 상관없다. 영화, 여행, 애니메이션, 정보, 소프트웨어, 음악, 방송, 통신, 지적재산권, 전자상거래, 금융, 택배, 법률, 회계, 정부조달 뿐 아니라, 미국측 USTR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 환경, 헬스케어, 교육, 방송, R&D도 언급하고 있다.
이들 분야의 시장 Size는 엄청나다. 대략 우리나라 GDP의 70% 전후이다.(700조~800조). 그리고 서비스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미국이든 다른 국가와든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 2010년 우리나라 전체 서비스수지 적자폭(14.4조)의 60%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8.9조). 그동안 우리는 서비스 수지의 적자를 무역수지 흑자로 메꾸어 왔다. 더구나 미국과 서비스시장 일부 개방한 나라들 중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독일, 일본 다음으로 뒤세서 세번째다. 꼴지 수준이다.
미국은 서비스 분야의 "세계 최강국"이다. 미국 스스로도 '매우경쟁력있는(highly competitive)'이라고 표현해가며 서비스 분야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게 전면적으로 개방되는 한국 서비스 시장의 규모는 미무역대표부 자료에 따르면 $560 billion, 무려 635조의 대한민국 서비스시장이 열린다.(여기에 '정부조달'분야 $100billion, '농축산물'분야 $18.5billion 시장이 개방된다. 이것들만 합해도 770조원에 이른다. 우리 GDP의 70%를 상회하는 어마어마한 시장이 개방되는 것이다.)
앞 선 글에서 19세기 말~ 20세기 초, 서구 제국주의의 자유무역(FTA)을 통한 식민지 운영을 법적으로 뒷받침한 대표적 제도가 바로 '치외법권'과 '최혜국조항'이라고 살펴 보았다. 두차례 세계 대전이 끝나고 그들이 더욱 간접적이고 세련되게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후진국에게 자유무역을 강요 해 왔다고 기술했는데, 그 간접적이고 세련된 조항은 다음과 같다.
ISD제도(투자자-국가소송제도), 레칫조항(Ratchet), 최혜국조항, 미국식 재산권 개념(간접수용, 합리적 기대이익, 비위반제소), 의약품-특허 연계제도, 서비스 분야의 네거티브 양허방식 개방 등이다.
레칫조항이 서구열강이 식민지 운영을 위해 새롭게 고안한 오늘날의 최첨단 제도라면, 치외법권은 ISD 제도로 옷을 갈아입은 채 현재도 존속 중이고, 최혜국조항은 FTA에서 아직도 변하지도 않고 그대로 있다.
ISD 조항(투자자 - 국가직접제소제도)이란, 한국에 투자한 미국자본이 한국정부를 상대로 국제민간기구에 제소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World Bank 산하에는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ICSID)'라는 기구가 있다. 이런 기구에 제소 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송기호 변호사의 분석에 따르면 '무상급식' 도 ISD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국제 민간 기구에 미국의 투자자들이 제소해서 대한민국 정부가 패할 경우 손해배상액으로 토해내야 하는데, 그 돈은 오롯이 모두가 국민의 세금 되시겠다. 얼마나 많은 액수의 세금을 미국 다국적 기업들에게 토해내야 할지 지금으로선 짐작도 가지 않는다. 무엇보다 세금이라는 돈보다도 나는 대한민국 사법부의 사법주권을 침해당해 상처입을 국민의 자존심이 유린당하게 될것이 더욱 가슴이 아프다.
ISD제도는 '간접적 치외법권'을 인정한 매국조항으로, 대한민국의 사법권과 입법권을 정면으로 유린한다. 마땅히 삭제해야 한다. 구한말 조선이 각종 배상금을 부담하기 위해 농민들 수탈하다가 임오군란과 동학혁명을 맞이했음을 우리는 유념해야 한다.
레칫(Ratchet)조항이란, 역진방지 조항, 낙장불입 조항, 일수불퇴 조항이다. 한 번 개방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런 '종신적 매국계약'을 맺어 놓고 와서, 국익이라고 우기는 검은머리 미국인 김현종(실제 어눌한 발음으로 한국말을 잘 못한다)과 김종훈을 보면, 구둣발로 아구창을 돌려버리고 싶은게 끓어오르는 내 심정이다.
예컨대, 미국사채업자가 대한민국에 와서 고리사채업을 하는데, 연 이자율의 상한선을 60%로 돼있던 것을, 정부가 서민보호를 위해 이자율의 상한선을 40%로 낮추면 안된다는 것이다. 여러분은 일 안한다고 미국애들이 채찍들고 우리 국민을 때려야만 식민지라고 생각하나. 이런게 식민지가 아니면 무엇인가. 명백한 대한민국 행정부의 "정책결정 주권"을 침해한다.
ISD와 레칫조항, 이 두조항은 대한민국 사법부의 사법주권과 행정부의 정책결정주권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조항으로 필연적으로 국회의 "입법권능"에 대한 침해를 수반한다. 정부가 사채 이자율을 40%로 낮추려면 국회에서 통과되야 할 것 아닌가. 대한민국의 행정, 사법, 입법 주권을 모조리 침해하는 이러한 독소조항들은 명백한 21세기 새로운 식민지 모델이라고 밖엔 볼 수 없다.
최혜국조항은 이익균점조항으로 일종의 담보권이다. 일단 미국이 우리나라와 최혜국협정을 규정해 놓으면, 그 후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와의 협상 결과의 혜택까지, 미국은 자동적으로 누리게 되는 망외의 효과가 있다. 한 열강이 최고의 특권을 갈취해 내면, 다른 열강도 최혜국규정에 따라 그 권리를 함께 누리는 것이다.
과거 식민제국주의 시절 이 조항이 문제된 것은, 약소국만 최혜국 의무를 부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미FTA는 최혜국 의무를 쌍무적으로 규정했으니 문제될 것이 없다는 투지만, 개짖는 소리다. 최혜국조항은 갑甲에게나 사실상 위력을 갖는 도구이지 을乙의 입장인 우리가 최혜국조항으로 득볼 것이 있을 것 같은가? 향후,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서 정책결정의 다양성만 위축시킬 뿐이다. 미국이 EU보다 유리한 협상을 한국과 하면 당연히 EU도 최혜국조항에 의거해 미국과 똑같은 권리를 요구할 것이고 그렇게 해줘야 한다. EU가 미국보다 유리한 협상을 우리와 한다면 또 마찬가지로 우리는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어야만 한다.
나(B男)와는 손만잡던 A女가, C남과 뽀뽀까지 했다면, 나(B男)랑도 최소한 뽀뽀는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자동 업그레이드 조항이라고 부른다. 이 조항의 폐해 역시 미래에 어디에 미칠지 파괴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미FTA는 비역내산 물품에 대한 '관세환급을 인정'받았다. 우리의 요구가 관철된 것이다. 그러나 한 EU FTA에서 '관세환급율의 상한'을 설정하도록 했다. 즉 '관세환급=수출보조금'지원에 제한(상한)이 생긴 것이다. 그러자 당장 미국이 쌍심지를 키고 대든다. 왜 EU와 우리를 차별하느냐면서. 이러한 '미국님'의 반발에 윤증현과 김종훈은 다음과 같이 화답한다.
"한미FTA협정을 맺고 3년(2007년 4월)이 지나다 보니 제도, 상황이 많이 바뀌고 한EU FTA 타결로 미국에 패리티(parity)를 적용해야 할 부분도 생겼다"고 말이다(2010.11.8.한겨레신문)
양자간 통상협정에서 패리티란, 또 다른 3국과 맺은 협정과 동등대우를 해준다는 뜻이다. 최혜국조항의 위력이다.
의약품-특허 연계제도. 대한민국 제약회사에서 출시하는 어떤 의약품이 미국 제약회사의 특허권을 침해했는지 여부는, 미국 제약회사가 스스로 찾아내 대한민국 법원에 특허침해 여부에 대한 소訴를 제기하고, 대한민국 사법부가 그 침해여부를 최종판단해야 할 사적인 문제이지, 대한민국 식약청이 미국 제약사를 대리해, 특허권 침해 여부를 색출해 줄 일이 아니다. 식약청이 미 제약사의 "추노꾼"인가?
미국식 재산권 개념(간접수용, 합리적 기대이익, 비위반제소)은 우리 헌법 질서에는 없는 개념이다. 한가지 명백한 건, 이들 개념은 한결같이 "학벌 좋고, 많이 배운 부자"들에게 유리한 규정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헌법상 재산권 보장 규정에 정면으로 위반한다(헌법23조 및 각종 헌법 교과서, 헌법 재판소 판례 참조). 받아들일 수 없다. 특히, 이들 개념은 ISD 제도와 결합하여, 대한민국의 행정, 사법, 입법권을 총체적으로 유린할 것이다.
간접수용이란, 직접적인 손해가 아니더라도 상대국가의 정책이나 규정에 의해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되면 이를 보상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헌법상 재산권에 수용收用이라는 개념은 있지만, 미국에서 말하는 간접수용이란 개념은 없다. 한미FTA에서 이 간접수용이란 개념을 받아들이는 바람에, 이를 구별하기 위해 우리나라 헌법의 수용을 앞으로 '직접수용'이라 한다.
수용은 쉽게 말해 '강제로 뺏는것'이다. 우리나라는 직접수용의 경우만 보상한다. 예를 들면, 주한 미군 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대추리 농민들 땅을 국가에서 빼앗아 갔다. 이를 직접 수용이라고 한다. 이 때 농민들에게 수용의 대가로 국가는 '공시지가'로 정당한 보상을 해주면 된다. 현금이 아닌 채권으로 보상해도 괜찮다. 이게 우리 헌법질서이다.(헌법 23조). 그러나 미국은 직접수용은 물론이고, '간접수용'까지도 보상을 해줘야 한다. 보상도 공시지가로 하면 안되고, 시장가격으로 해줘야 한다. 채권보상도 안되고 현금보상으로 해야 한다. 우리와는 극과극의 사고방식이다.
예를 들어 돼지 농장 주변에 쓰레기 소각장 또는 공군 비행장 같은 것들이 들어와서 환경오염 또는 소음때문에 돼지 출산율이 낮아지고, 그로 인해 돼지 농장 주인이 손해를 봤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에 국가는 농장주인에게 땅값을 보상해주는가? 안해준다. 우리 헌법질서하에서는 그냥 손해배상(출산율 저하에 따른 손해+위자료) 해주면 끝이다. 농장 부지 땅값을 보상해주지는 않는다. 그게 우리 헌법질서이고, 5천만 국민의 합의인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다르다. 미국은 아예 땅값 자체를 보장해준다. 국가가 돼지농장을 직접적으로 수용한 것(뺏은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땅을 못쓰게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 이므로, 즉 수용에 맞먹는 조치(measures tantamount to expropriation)를 했으므로, 간접수용(indirect expropriation)으로 인정되어, 땅값 전체를 물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사업가들이 한국에 와서 사업을 하다가 국내에서 이러한 상황들이 발생하여 미국 사업가가 국제분쟁소에 제소하면 대한민국은 위와 같이 간접수용으로 손해를 배상 해내야 한다. 헌법 유린이다. 삭제되어야 마땅하다.
합리적 기대이익이란 개념은, 한국 정부의 각종 정책으로 인해 미국 회사의 합리적 기대이익이 침해됐을 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안해 낸 억지 개념이다. 우리 법의 "반사적 이익'과 유사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선 반사적 이익은 법적 보호대상이 아니다.
비위반제소. 말 그대로, 한국이 조약을 위반하지 않았어도,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미국의 합리적 기대이익이 침해되었다면, 한국 정부를 제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근대 사법의 대원칙인 '과실 책임의 원칙'을 송두리째 허물어 버리고 '결과책임'을 수용한, 이런 개같은 매국조항을 수용해 놓고 국익이라고 우기는 검은머리 미국인 김현종과 김종훈을 보면 창자를 끄집어 내버리고 싶다.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은 강제로 의료보험에 가입 돼 있다. 그리고 보험자인 건강보험공단은 국민으로부터 거둬들인 보험금을 공동재원으로 하여, 국민들의 병원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 때 건강 보험 공단에서 부담해주는 병원비는 평균 62%라고 한다.(이를 건강보험 보장률이 62%라고 표현한다.) 건강보험공단이 보장해주지 않는 나머지 38%는 국민 개개인이 각자 부담하여야 한다.
국민 개인부담분 38%를 보자. 가벼운 질환의 경우는 괜찮겠지만, 중증질환의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예컨데, 병원비가 3천만원이라면, 평균적으로 1,140만원(38%)는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니 장난이 아닌 것이다. 보험 적용이 안되는 약값 같은 경우, 그 부담은 천문학적인 경우도 허다하다. 웬만한 중산층에게도, 가족중 누구하나 수술이라도 하게 되면, 희귀질환이라도 걸린다면, 상황은 심각해지는 것이다. 바로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는 금액들이다.
물론 국가(건강보험공단)가 병원비를 100% 보전 해주면 좋겠지만, 지금 거두어 들이는 보험료로는 가능하지 않다. 국민들은 건강보험료율이 높다고 아우성이지만, 유럽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2010년 우리나라의 건강보험료율은 소득 대비 5.33%인데 프랑스는 20%, 낮은편에 속하는 일본도 8.5%다.) 보험료를 적게 걷으니, 국가도 병원비의 62% 밖에 보장을 못해주는 것이다.
이 때 38%의 개인 부담분을 덜기 위해 많은 국민들은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한다. 이를 '실손형 민간의료 보험'이라고 한다. 국가가 병원비를 전액 보장 안해주니, 내 돈내서 미래의 불안을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이 이런 민간 보험에 쏟아붓고 있는 보험료가 연 10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한다. 엄청난 금액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AXA, 푸르덴셜, 메릴린치,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모든 보험사가 저런 상품을 팔고 있다. 요즘엔 홈쇼핑 채널에서도 팔더라. 결국 국가가 보장해주지 못하는 38%의 부분을 재벌 보험사가 떠안고 있는 것이다.
요즘 '복지'가 유행이다. 양극화 해결해야 한다고 부르짖을 땐 열린우리당에선 귓등으로도 안듣더니, 야당되니 정신이 드나보다.
만약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서, 국민의 건강보험 보장률을 62%에서 90%까지 끌어올린다고 가정해보자.(1인당 평균 월 11000원, 가구당 평균 27000원의 보험료를 보험공단에 더 내면 가능하다고 한다). 어찌어찌하여 정말 건강보험 보장률이 62%에서 90%로 끌어 올려졌다면, 지금 민간 보험사들은 지랄 발광을 하고 난리가 날 것이다. 38%는 민간 보험사 나와바리였는데 그것을 10%로 축소시켰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외국계 민간보험 회사들은 한미FTA 조약에 따라 대한민국 건강보험보장률 확대정책이 자신들의 합리적 기대이익을 침해했다며 대한민국 정부를 피고로 세계은행 산하 ICSID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다(현 세계은행 총재는 그 악랄한 '로버트 졸릭'이다). 당신이 보험사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면 안그럴 것 같은가?
삼성생명, 대한생명도 뒤쳐질 수 없으니 미국에 페이퍼 컴퍼니 하나 만들어서 미국 투자자로 변신한다. 그리고 그들의 모국인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다. 삼섬, 한화 욕할 것 없다. 우리나라 보험사만 차별 받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이것이 바로 한미FTA협정에서 합리적 기대이익, 비위반제소, 간접수용, 투자자-국가소송제도, 레칫조항 개념을 수용한 결과물이다.
서비스 시장의 네거티브 양허방식 수용. 서비스시장 개방 방식에 있어서 네거티브 방식을 수용했는데 안될 일이다.(지금은 예측할 수 없지만) 미래에 생겨날 새로운 서비스 시장에 대한 개방 가능성의 단서를 제공한 것이다. 돈은 무수히 많은 부가가치 서비스를 끊임 없이 창조해 낸다. 새롭게 우후죽순 생겨날 모든 서비스 산업들이 국가간 아무런 협의도 없이 위 조항을 근거로 자유롭게 들어와서 사업을 개시 할 수 있다.
인구가 3억의 미국 시장에서 창조된 새로운 서비스 산업이 내수로 자본을 축적하고 한국으로 영역을 확장할 확률이 높을까, 아니면 인구 5천만의 한국 시장에서 창조된 우리의 서비스 산업이 자본을 축적하고 미국으로 영역을 확장할 확률이 높을까. 신규 서비스 시장의 양적 질적인 면 뿐만 아니라 사업자본 확보, 신규 사업에 대한 정부 예산 지원 능력에서도 한국이 미국의 열세에 놓일 확률이 높게 예상되는 현실이기에 마땅이 삭제해야 한다.
이상으로 굵직한 조항 위주로 한미FTA에서 우리가 수용한 조항에 대해 살펴보았다. 위 조항을 삭제하지 않고 전면적 서비스 시장 개방을 해버릴 경우, 대한민국은 행정, 사법, 입법권의 유린을 맛보게 될 것이고, 엄청난 금액의 손해배상금이 국민의 혈세로 미국에게 지불 될것이다.
요약하자면 1. 상품시장 중, 자동차, 반도체, 섬유 분야에서 약간 이익을 낼지 모르나(나는 이것도 회의적이다는 것을 밝혔다). 농축산물, 제약분야에서 박살난다(이는 찬성론자도 동의한다). 2. 서비스시장에선 우리 나라는 절대 열위에 있다(이는 찬성론자도 동의한다) 3. 10년 후에 따져봤을 때, 한미, 한EU FTA로 인해, 대한민국 GDP가 증가할 가능성은, 미안하지만 "없다"
이미 개방은 충분하다. 우리는 기존 '해양경제'와 새로운 '대륙경제'를 아울러야 한다. 언제까지 반도의 끄트머리에 짱박혀 해양경제만 의존할 것이가? 북한과 만주를 경제영토로 만들고 유럽으로 뻗어나가, 해양과 대륙 경제의 양 날개를 갖추고 웅비해야 할 때이지, 세계 최강대국들과 FTA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1939년 이전에 우리나라는 부산에서 유럽까지 기차를 타고 갈 수 있었다. 복원해야 하지 않겠나. 평양을 거쳐, 압록강을 건너, 하얼빈으로 들어가, 거기에서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갈아타고, 모스크바까지, 그리고 레닌그라드에서 하루를 묵고 프라하, 베를린, 파리까지 갈 수 있었다고 부르스 커밍스는 그의 저서에서 말한다.
앞 선 FTA에 관한 역사적 고찰에 대한 글에서도 말했지만, 우리보다 산업 경쟁력이 훨씬 뛰어난 세계 최강대국들과 개방하려거든 경쟁력을 갖춘 분야를 중심으로 제한적이고도 선별적으로 야금야금 개방해 나가야만 한다. 지금처럼 한 번에 전면 개방 했다가는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끔찍한 양극화를 부른다. 재벌과 그 외의 소득이 80 : 20이었다면, 전면 개방 이 후 대한민국의 소득 분배는 99:1로 향해갈 확률이 농후하다. 최소한 90:10까지는 간다. 상품시장에 있어서 자동차, 반도체, 조선, 섬유만 개방하고, 농축산물, 제약 시장은 개방하지 말아야 한다. 안받아 주면 안하면 된다. 지금까지도 안하고 잘 살아온 우리다. 반드시 재협상 하라. 안되면 비준 목숨걸고라도 저지해야한다. 농민의 문제가 아니고 관세의 문제가 아니다. 헌법국가의 사법, 입법, 행정 3권을 유린당하며 식민지로 살순 없다는 국민주권의 자존심에 대한 저항이다.
서비스 시장을 개방하려거든, 레칫조항, ISD조항, 최혜국조항, 미국식 재산권 개념, 의약품- 특허 연계제도, 서비스시장 네거티브 양허방식을 모두 삭제한 후 개방하라. 그래도 될지 말지다.
검은머리 미국인들의 집산지 외교통상부 혁파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외교통상부에 국내 변호사를 대거 채용하여, 외국과 모든 협상은 국회의 통제하에 변호사가 해야 한다. 미국의 통상관료는 모두 변호사 출신들이다. 우리 변호사들의 기량도 미국 변호사보다 뛰어났으면 뛰어났지 못하지 않다. 외교통상부의 21세기판 성리학인 미국식 신자유주의 경제학을 주입받고 고국으로 돌아온 검은머리 미국인들이 모든 것을 망쳐 놓았다. 김현종은 지금 삼성 사장으로 가서 배때기 두드리면서 잘 산다지.
여기까지가 애초에 내가 작성하기로 했던 두 편의 한미FTA 협상 반대의 헛똑똑이의 논리이다. 긴글 읽어 줘서 감사드린다. 활발한 토론 기대해 본다. 댓글이나 여러 본글 올라오는거 체크하고 그에 대한 나의 반론이나, 수긍하면 동조 논리를 표시할 것이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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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