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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선 글에서 봉팔러로 살아가게 될 솔직한 소회를 밝혔다. 많은 격려 감사드린다. 그러나 이 번부터 본격적으로 기술하게 될 한미FTA에 관한 글을 쓰고나면 얼마나 많은 비난을 감수해야 할지 아직 감이 오질 않는다. 하지만 용기를 내 보련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 보다 많은 생각들이 서로 공유되어야 한다고 믿기때문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주위에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아는 김대중, 노무현, 유시민 광신도이다. 그 이유는 앞에서도 밝혔듯이 그들이 국가와 헌법과 국민을 대하고자하는 근본 사상과 철학에 대한 신뢰이지 그 철학을 기반으로 생산되는 모든 현실 정책에 대한 신뢰는 아니다. 대체로 공감하지만 100번을 양보해도 이건 아니다라고 판단되는 정책들이 있었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나는 주위에 누구나 다 아는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혐오주의자다. 그들이 국가와 헌법과 국민을 대하는 근본 사상과 철학을 혐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혐오스러운 국정 철학으로 인해 생산된 모든 현실 정책에 대해서 혐오하지는 않는다. 신뢰할만한 것들도 더러는 있었다.
나는 이 신뢰와 혐오를 어디에서 기준을 두고 판단하는 사람인가. 바로 역사의 흐름이다. 내가 나름으로 이해하고 있는 역사와 그 흐름이 대한민국의 발전에 유의미한가 아닌가에 대한 가치판단을 논리적으로 해보고, 수직선을 그려 좋아하는 정치인과 혐오하는 정치인을 그 수직선 위의 어느 한 점에다 배치해 놓는다. 전적으로 헛똑똑이의 주관이며 가치 판단이다. 얼마든지 토론이 가능하며, 그 토론으로 인해 새롭게 생산된 의미있는 판단이 수직선 위의 정치인들을 얼마든지 재배치 하는 일은 가능하다. 우리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하자. 무조건 잘하는 정치인도 없고, 모든걸 잘못한 정치인도 없다. 인간이 다 그런 것 아니겠나. 유시민도, 노무현도 절대선이 아니다. 맹목적 빠짓은 하지말자. 목사빠(기독말고 개독)들과 다를게 없다.
한미FTA에 관한 글은 총 두 편에 걸쳐 작성할 계획이다. 하나는 FTA의 현대사적 의미에 관한 이해고, 또 하나는 FTA에 들어있는 매국조항과 그 조항들의 파괴력에 관한 것이다. 글이 좀 길더라도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같이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
'해가지지 않는 나라' 영국을 캡틴으로 19세기말~20세기초에 해당되는 서구 제국주의 역사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첨단 무기인 증기함선과 대포, 비약적으로 길어진 사거리와 정확도를 지닌 소총으로 무장하여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국가들을 찾아가 '치외법권과 자유무역' 이 두가지를 강요해온 역사로 설명할 수 있겠다.
강요 당하는 국가의 입장에선 제국주의의 강요 조건을 수용하면 이는 곧 개방이고, 거부하면 이는 곧 전쟁을 통한 강제 개방이다. 결국 '치외법권과 자유무역 = 개방' 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그렇다면 한 국가에 있어서 개방이란 곧 어떤 것을 의미 하는가. 브루스 커밍스의 입장을 살펴보자.
"개방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개방은 계몽을 의미하기도 하며, 자유무역을 의미하기도 하며, 이념적 입장을 의미하기도 하며, 예속을 의미하기도 한다. 조선의 경우, 일본과 서구에 대한 개방은 이들 모두를 뜻한다......중략....오늘날 미국은 북한의 개방을 그들의 과제로 삼고 있다."(Korea's Place In The Sun, Bruce Cumings 94~95P/ 번역 케네스 김)
1842년 8월 영국은 당시 세계 최대 GDP를 생산하던 부국 청나라를 찾아가 개방을 요구하나 청나라가 거부하자 아편전쟁을 일으켜 청나라를 박살내버린 다음 난징조약을 체결한다. 조약의 핵심은 자유무역(FTA, Free Trade Agreement, 무관세무역)과 치외법권인정(영사재판권인정) 딱 두가지다.
1844년 7월, 미국이 남경조약과 똑 같은 내용으로 청나라와 왕샤조약을 맺었고, 3개월 후인 1844년 10월 프랑스 역시 뒤질세라 같은 내용의 황푸조약을 맺는다. 이들 서구 제국주의의 식민지 침략 프로세스는 청나라 이외의 어느 나라를 침략하던지 변함이 없다. 똑같다. 그 세부 과정은 이렇다.
마약, 해적, 카톡릭 신부, 기독교 목사, 인권 등과 관련한 조작된 사건으로 일단 전쟁을 일으킨다. 그 전쟁에서 승리한 후 전쟁 배상금이나 영토의 할양을 요구한다. 필요한 경우 군대를 주둔시킨다. 결국 최종적으로는 치외법권과 자유무역의 강요에 항복을 받아낸다.
1858년 미일수호조약, 1862년 사이공조약, 1876년 강화도조약 모두 국화빵처럼 같은 과정을 거친다. 제국주의가 몰락했다고 영국과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가 현재도 몰락했나? 지금도 여전히 그들은 과거의 영광을 지키며 살아온 정복자들의 나라다. 베트남 전쟁도 미국이 '통킹만 사건'을 조작하여 일으켰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됐고, 이라크 전쟁도(아직까지 공식 발표는 없지만 20~30년 후 아마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다.) '대량살상무기가 있다'고 조작했음을 확신한다.
그래서 지금도 미국이, 중국이나 북한의 인권 상황을 문제 삼으면 "니들이나 잘하라~"고 격렬하게 반발하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남의 나라 인권 운운하는 것은, 곧 침략 의도로 해석된다. 그래서 역사나 국제정치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뉴라이트처럼 북한 인권에 대해 미주알 고주알 떠들지 않는다. 그것은 상황을 더욱 악화 시키고 전쟁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문대 나온 아들이 노숙자로 떠돌면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나가서 노숙을 한다면 그것을 방치하는 부모는 아들을 인권 유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나? 웃기는 이야기다. 살고 싶은대로 살게 해 주는 것이 개인에게는 최고의 인권보장이고 국가에게는 주권존중인 것이다. 그렇게 북한 인권이 걱정되거든 뉴라이트 정부는 남아돌아서 썩는 쌀이라도 남북협력기금으로 매수해서 북한에 주길 바란다.
그렇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께서는 왜 이렇게 미국과 영국이 자유무역(FTA)를 추구했을까라는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당시의 런던으로 가보자.
영국은 1500년대 후반부터 보호무역을 통해 자국의 제조업을 적극 보호하였다. 산업스파이를 고용하여 선진국(주로 벨기에, 네덜란드)의 기술을 훔치고, 기술자를 훔치고, 기계를 훔치고, 제조업자들에게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선진 제품이 자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관세를 올리고, 쿼터제도 실시하면서 할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해서 자국 산업을 보호했다. 한국 영화의 스크린 쿼터제의 본질도 이런 것이다. 쿼터제를 통해 성장한 영화산업의 달콤한 열매를 누가 따먹고 있느냐는 2차적인 문제다. 그냥 단순히 자국의 영화산업 보호와 발전이 본질이다. 일부 영화산업 종사자에게 부가 몰리기 때문에 스크린쿼터를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 이들은 어느 나라 사람들일까. 부의 분배와 스크린 쿼터는 하등 상관없는 관계이거늘.
이야기가 샛다. 그렇게 200년 넘게 보호무역 정책을 국가에서 실시하다보니 영국은 어느새 세계 제일의 제조업 국가가 되었고, 그 탄력으로 산업혁명까지 주도하게 된다. 산업 혁명으로 제조업이 눈부시게 발달하자 신흥자본가들이 성장하였고, 이들은 전통적인 부자들인 지주(농사지을 땅 주인)들과 밥그릇싸움을 벌리게 된다.
신흥제조업 자본가들의 이데올로그였던 경제학자 데이빗 리카르도는 제조업의 발달을 위해서는 원가의 절감을 위해 더 싼 노동력이 필요했고, 싼 노동력을 위해서는, 쌀값의 인하가 필요했고(쌀값이 싸지면 생활비가 덜들고, 임금을 덜 주어도 된다), 그래서 "곡물법 폐지"를 주장했다.
곡물법이란 수입곡물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여 외국의 싼 곡물의 수입을 막아 지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법이었다. 지주와 신흥제조업자는 토리당과 휘그당으로 나누어 대립했으나, 결국 신흥제조업자의 승리로 끝났다. 지주를 보호해주던 곡물법이 폐지되고(1846), 싼 곡물이 밀려들어와 지주들은 몰락하며, 논과 밭에는 공장이 들어서고, 너도 나도 공순이 공돌이로 변했고, 그로인한 싼 임금 덕에 제조업은 더욱 더 눈부시게 발전한다. 그리고 영국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수많은 공산품을 찍어낸다. 물건을 찍어 냈으니 이제 내다 팔기만 하면 된다.
이 때, 데이빗 리카르도가 곡물법 폐지를 위해 코피 터져가며 고안해 낸 강자의 논리가 고등학교 정치 경제 시간에 머리를 아프게 했던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비교우위론"이다. 비교우위론은 만고불변의 중립논리도 아니고, 자연법칙도 아니다. 비교우위론이란 쉽게 말하자면 선진국은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제품'에 집중하고, 후진국은 죽으나 사나 계~속 농사나 지으라는 개같은 주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영국은 신흥제조자본가를 앞세워 한 손에는 '자유무역이론'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성경'을 들고 식민지 침략에 나선다. 이러한 1850년대 영국의 상황을 세계사 교과서에서는 "자유무역운동"이라고 한다.(서강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 차하순著, 서양사 총론2, 808p이하) 또한, "이는 산업자본의 승리와 자유방임주의의 확립을 뜻하는 것으로서, 영국은 이제 완전한 자유무역국가가 되었다"고 설명한다(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명예교수 민석홍著, 서양사개론1판 530p 이하)
그러나 이를 자유무역운동이라고 하는 것은 서양 애들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번역한 서양식 분석에 불과하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이는 자유무역운동이 아니라, 보호무역의 대상이 쌀(농업)에서 제조업(공업)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영국과 미국은 다른 나라에 자유무역을 강요한 역사는 있어도 정작 본인들은 지금까지 설명해온 것과 같이 보호무역을 한 나라다.
요컨대, 영국은 '곡물법폐지'로, 미국은 '남북전쟁'에서 북측의 승리로 농산물에 대한 보호무역국가가 아니라, 제조업에 대한 보호무역 국가임을 선언한것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 남부 농장에서 농사짓던 흑인 노예를 해방시켜야만 제조업 공장에서 싼 임금으로 일할 노동자가 생기기 때문이다.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의 싸움이 아니라, 보호무역의 대상이 농업이냐 제조업이냐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영국과 미국은 모두 이처럼 보호무역을 통해 세계 제 1의 제조업 국가가 되었다. 제조업이 발달하니, 자연스럽게 발달된 침략무기도 제조하게 되고 그 무기들로 인해 결국 세계 패권국가가 된 것이다.
자꾸 이야기가 길어진다. 하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논리적으로 연결하는데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해야만 하니 양해 바란다.
이제 이렇게 제조업 물건들을 무한정 찍어 낼 모든 국가적 시스템은 갖추었으니, 대량 생산된 공산품을 팔아치울 신흥 시장이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겠나. 이러한 자국의 "국내 정치적 상황"하에서 영국과 미국은 물건을 사줄 식민지를 찾아 나섰다. 영국은 엄청난 인구의 광활한 시장인 '중국'을 겨냥했고, 미국은 태평양을 건너 '서진정책'의 일환으로 '일본'을 주목했다. 그리고 영국과 미국은 자기들끼리는 보호무역을 통해 40~50%씩 관세폭탄을 유지하면서(지금도 선진국들끼리는 마찬가지다) 아시아의 후진국을 향해서는 자유무역만이 살 길이라며 세뇌시키며 무관세를 강요한다. 거부하면? 마약을 팔았고, 그래도 안들으면 사건을 조작해서 전쟁을 일으켰다.
이러한 영국과 미국의 행태를 캠브리지대학의 발전경제학 교수 장하준은 "사다리 걷어차기(Kicing the Lader)"라고 일컫는다. 자기들은 지금까지도 엄청난 보호무역을 통해 부자국가가 되었으면서 후진국을 향해서는 각종 경제학 이데올로기와 수식을 들이데면서 자유무역만이 살길이라고 사기치고, 그들이 더이상 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사다리를 걷어차버린다는 것이다. 영국과 미국이 지금까지도 보호무역에 얼마나 집중하는지, 그리고 어떤 경로를 통해 다른 나라에게 자유무역을 어디까지 강조하는지, 그들의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행태는 장하준 교수의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책에 기록돼 있다.
미국 '링컨' 행정부(1861~1865)는 제조업은 자유무역을, 농업은 보호무역을 주장하는 미국 남부 지주 세력(땅주인들)을 남북전쟁(1865)을 통해 정리한다. 링컨은 노예 해방자라기 보다는 제조업 보호무역주의자였다. 미국은 링컨 행정부 출범 전에, 이미 국내 제조업을 보호무역으로 철저하게 보호한 후 5%의 관세율로 일본을 개방시킨다(1858). 미국에게 당한 일본은 미국이 자신들에게 했던 방법과 똑같은 방법으로 0%의 관세로 조선을 개방시킨다(1876 강화도 조약. 즉 한일FTA협약)
그래도 일본은 5%의 관세 수입이라도 있었지만 조선은 그나마도 없었던 것이다. 아니 조선은 "관세"라는 개념 자체를 몰랐던 시절이었다.
2002년판 한국 근현대사 고딩 교과서를 보자.
[강화도조약은 조선의 주권을 침해한 불평등 조약으로, 일본이 통상 교역의 경제적 목적을 넘어 침략의 거점을 확보하려는 경제적, 군사적 목적을 띠고 있었다. 이는 과거 일본이 미국, 영국 등과 맺은 불평등 조약을 그대로 조선에 강요한 것이었다][한국 근현대사 48p, 중앙진흥교육연구소]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명예교수 김용구의 평가를 보자
[그러나 유럽공법은 실질은 가장 불평등하고 유럽중심의 규범인데도 불구하고, 형식은 가장 평등하고 보편 타당한 것으로 분식(粉飾) 돼 있었다. 유럽공법에서 말하는 국가 평등원칙이라든지, 타국 내정 불간섭 원칙은 현실의 정치세계에선 전혀 지켜지지 않는 원칙이었다. 이렇게 볼 때 19세기 유럽 공법은 "지리적으로는 유럽을, 종교적으로는 기독교를, 경제적으로는 중상주의를, 정치적으로는 제국주의적인 목적을 가진 일련의 규칙들"이라고 특징지증 수 있다][세계관의 충돌과 한말 외교사 64p]
이처럼, 영국과 미국의 농업보호무역 노선 폐기와 신흥제조업자본가 보호라는 자국내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이들이 만든 공산품을 사줄 시장이 필요했고, 이 시장 개척은 무식하게 대포와 총으로 했다. 그리고, 거래할 때 관세는 없고(FTA), 식민지에서도 내 법대로 하겠다(치외법권)는 두가지를 무기로 식민지 경제를 수탈했다. 이런 조치에 반항하면 총칼로 찍어 눌렀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의 19세기말~20세기초의 마약, 해적, 깡패, 신부, 목사, 전쟁 등을 동원한 식민지 점령은, 피식민지의 결렬한 반발과 수많은 인명살상, 세계 1,2차 대전을 초래했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세계 여론도 통제가 불가능해졌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식민지를 운영하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 그 결과, 그들 스스로도 '아~이건 아닌개벼~이건 너무 무식한 방법이야~"라는 자각에 이르렀다. 이런 시스템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서구열강들은 "치외법권"과 "자유무역"을 얻기위한 더욱 세련된 방법을 고안해내기 시작했다.
다른 나라의 석유를 반값에 수탈해올 수 있는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인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가 그의 재단에서 설립한 미국 시카고 대학의 경제학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계질서의 개편을 설계한다. 시카고 학파로 불리는 그 경제학자들이 교주로 모시는 두목 경제학자가 신자유주의의 거두, 케인즈의 영원한 라이벌 하이에크다. 영국의 데처 수상의 정신적 지주이자 미국의 레이거노믹스 정책의 기반, 신자유주의는 그렇게 태동된다.
그 세련된 방법이란
첫째, 총칼을 들이대는 대신, '자유, 인권, 테러, 종교'를 들이댄다. 좋차나~~인권, 자유. 목사들의 선교활동을 활용하는 것은 19세기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나아가 '후진국 유학생 수용'을 통한 '정치 문화적 종속'에 엄청난 예산과 인력을 쏟아 붓는다. 후진국 유학생들에게 21세기판 성리학인 '미국식 자본주의 경제학'을 주입시키고, 그들은 본국으로 돌아와 앵무새처럼 미국의 논리를 설파한다. 미국사람보다 더 미국같은 까만머리의 미국인을 기하급수적으로 양성하는 것이다.
둘째, 남의 나라에서도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땡깡, 즉 치외법권은 폐기했다. 지들이 생각해도 너무 야만적이고 무식했다는 반성적 고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남의 나라에서 법적 문제가 생기면 제 3의 기구에서 해결하자고 하여 UN, WTO, 세계은행 등 산하에 각종 재판기구를 만든다. '간접치외법권'을 추구하는 것이다.
인류 보편적 상식으로 생각해보자. 남의 나라에 가서 법적인 문제가 생기면, 문제가 발생한 나라의 법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로마에가면 로마법에 따르는 것이 상식이다. 그것이 상대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것이다. 그걸 왜 제 3국의 국제기구에서 해결하나. 더군다나 공정한 제 3의 국제기구라는 온갖 조항을 만들어 그럴싸하게 포장해 놓았지만, 사실상 미국의 통제하에 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알지 않나?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다. 어쨋든 예전처럼 대놓고는 안하니까 인류역사의 발전은 발전이라고 해야할까. 이들의 문제점에 대하여는 홍기빈의 '투자자-국가직접소송제(녹색평론사)"를 참고하시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유무역(FTA)에 관하여는 IMF, World Bank, GATT를 설립하여 '다자간합의'에 의한 자유무역을 추진했다. 총칼로 자유무역을 강요하는 것은 이제 그만 하고, 국제 회의에서 여럿이 모여서 합의해서 떳떳하게 자유무역(FTA)하겠다는 의지였다. 이처럼, 미국이나 영국이 손해를 보면서 왜 다자간 협상을 내새웠을까? 갑자기 얘들이 착해졌나? 그렇게 생각하나? 다 그럴만한 '국제정치적 상황'에 쳐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세계 2차대전 직후는 미국과 소련으로 상징되는 자본주의세력과 사회주의세력간의 체제경쟁의 시대였다. 서구열강의 자본주의적 제국주의에 저항해서 소련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블록이 성립했고, 이들이 영국과 미국의 제국주의에 맞서는 상황이었다. 영국과 미국도 소련이라는 경쟁세력이 생기자, 자신들의 고객을 지키기 위해선 예전처럼 무식하게 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미국은 2차대전 직 후, 급한대로 우선 서구유럽(특히 서독)에 엄청난 돈을 뿌린다. 소위 '마샬플랜'이다. 헝가리도 소련으로 줄섰고, 체코도 소련으로 줄섰고, 폴란드도 소련으로 줄 선 상황에서 2차 대전 후 폐허가 된 유럽을 방치한다면, 오스트리아도, 독일도, 프랑스도 위험했기 때문이다.
비록 국제 정치적 상황 때문이었지만, 다자간 협상에 의한 자유무역 추진은 참으로 바람직한 사고의 전환이었고, 실제 이러한 의지는 1970년대 초까지도 잘 지켜진다. 그러나 당사자가 여럿인 다자간 협상이 타결이 잘 되겠나? 그건 불가능한 것이다. 베이징 6자회담이 왜 타결이 안되나? 당사자가 여섯인데 되겠나. 한, 미, 중, 러, 일, 북한 모두 그 시커먼 속과 계산이 모두가 제각각인데 타결이 될 리가 있나. 형식은 비록 6자회담의 껍데기를 빌리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북미간 양자간 협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타결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판단한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영국과 미국은 점점 답답해진다. 20세기 초 총칼로 밀어붙여 자유무역과 치외법권을 확보했던 시절이 차라리 솔직했다고, 그 시절이 그리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GATT의 다자간 합의를 통한 자유무역은 그 진전이 매우 더디었다. 그 때문에 역설적으로 GATT체제 하에서는 아시아, 남미 등 제 3세계의 경제성장이 정말 눈부셨다. 강대국의 자유무역 강요가 없어지자 제 3세계 국가들도 비로소 보호무역을 통한 경제성장을 이룬 것이다. 한국도 박정희 집권 시절 그렇게 보호무역(자국 산업 보호)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일구었다.
결국 소련이라는 미국의 거대한 라이벌이 존재 했기 때문에 국제 사회에서 한국은 보호무역을 하며 마음껏 성장할 수 있었다. 박정희가 보호무역을 택한건 정말 탁월한 식견이고 국가가 어떻게 해야 부를 축적할 수 있는지 체질적으로 장사할 줄 아는 놈이었다. 그 식견은 어디서 배웠을까. 일본 육사에서 일본이 왜 이렇게 강해졌는지 공부하지 않았겠나? 그냥 일본이 메이지 유신 당시 제국주의가 자국내 문제로 일본에 한눈을 파는 동안 일본이 보호무역으로 부를 축적하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박정희가 그토록 저주하던 빨갱이 소련이 없었다면 미국이 박정희가 보호무역 하도록 가만히 내버려 두었을까? 여러분은 이제 답을 아실거라 믿는다. 냉엄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의 위치와 현실적인 힘과 균형을 생각하며 종합적으로 역사를 판단해야 하는거다. 나무만 볼줄알고 숲을 보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 안타깝다.
일본이 메이지유신 개방해서 제국주의로 클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시점에 일본과 자유무역하던 제국주의 열강들이 서로 전쟁하고, 미국은 남북전쟁 치닥거리 하느라 신경을 안쓰는 틈에 일본이 더욱 후진국들하고 맺은 자유무역 조항으로 지들은 보호무역 하면서 한국 등 식민지국에서(한일합방조약 안맺었다고 식민지가 아닌건 아니다) 경제 수탈해서 부를 축적한 후, 자국 군사력을 강화하고 청나라와 북극곰 러시아를 격파하는 세계사 대 이변이 일어나면서 부터 일본은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게 된 것이다. 흥성대원군이 쇄국해서 우리가 개방이 늦어져서 근대화 못한게 아니고, 일본이 메이지 유신 개방해서 근대화 성공한게 아니란 말이다. 대원군 때 개방했으면 국제 정세상으로 우리는 일본이 아닌 미국이나, 프랑스의 식민지가 먼저 되어 있어야 할 뿐 별다른 차이는 없다.
또 이야기가 샛다. 아무튼 제 3세계 국가들의 경제가 눈부시게 성장하자 영국과 미국은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1980년 레이건 행정부와 대처 행정부를 동시에 출범시키면서 그 이름도 유명한 "신자유주의"를 선언한다. 20세기 초 총칼로 개방시켰던 제국의 역사를 재현하겠다는 공식선언이었다.
미국은 우선 GATT체제를 무너뜨린 후 WTO체제를 출범시킨다(1994. 우루과이 라운드). 그리고 중립을 빙자한 국제기구인 IMF와 World Bank를 통하여 적극적으로 제 3세계 경제에 개입한다. 즉 IMF, WTO, World Bank의 3가지 기구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총칼보다는 조금 더 연성화 된 수단이지만 GATT체제의 다자간 협상보다는 훨씬 위협적인 방법이었고, GATT체제에서는 거의 불가능했던 자유무역이 또다시 활성화 되기 시작한다.(이들의 만행에 대하여는 장하준의 나쁜사마리아인들, 또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 스티글리츠의 Globalization and its discontent를 참조하시라. 모두 번역판이 있지만 원서읽기가 가능 하시면 원서를 읽는게 훨씬 더 좋다고 한다.). 스티글리츠는 이들을 "사악한 삼총사(unholy trinity)"라 부른다.
이들 중 특히 IMF와 WTO가 경제 침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World Bank는 IMF에서 승인을 내리면 단지 돈만 내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1997년 IMF 깡디쉬 총재는 대한민국의 경제부총리 역할을 수행하고, IMF관리들은 재경부 경제관료 역할을 하면서 "이렇게 하는거야~"라고 대한민국을 떳떳하게 가르쳤다. 그 때만해도 우리 국민들은 IMF가 대한민국의 경제를 선진경제로 이끌어 줄 전도사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를 거부하지 못한 것이 DJ의 최대 실책이었다.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는 IMF에 대해 엿이나 먹어라고 하며 버텼다. 지나고 보니 마하티르가 옳았다.
GATT체제하에서 다자간 협상이라는 한계 때문에 자유무역을 쟁취할 수 없었던 미국은, WTO를 출범시켜서, 만만한 놈들을 골라 1:1로 양자간 FTA를 추진하여 한늠, 한늠씩 자유무역과 간접적 치외법권을 확보한다. 출범하자마자 멕시코가 걸려들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이광재를 부추겼고, 미국에서 신자유주의 주입식 교육을 받은 대한민국 외교통상부의 검은머리 미국인들에게 속아버린 내사랑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월드컵도 했는데 미국과 FTA를 못할게 뭐 있나 하면서 도박판 속으로 뛰어들어 버렸다.
지금까지 쓴 글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총칼로 치외법권과 자유무역을 확보하는 19세기말~20세기초의 유럽과 미국의 식민지 시스템은, 그 유지에 너무 많은 비용과 군사력이 소요됐다. 이런 시스템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는 것이 1,2차 세계대전을 통해 확인됐다. 그래서 선진국은 총칼보다는 문화수출(선교사, 유학생)등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직접적 치외법권 보다는 제 3의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적 치외법권을 얻어내고, 21세기판 성리학 이론인 미국식 경제학이론을 전파한다. IMF,WTO, World Bank를 이용한 1:1 협상을 통해 자유무역 FTA를 얻어 내는 유연한 방식으로 선회하였다. 그렇다고 총칼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저항 정도가 강한 집단에겐 여지없이 총칼을 들이댄다. 아랍과 북한이 그 대상이다. 요컨대 치외법권과 자유무역을 얻어내려는 궁극적인 목적은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다만 방법이 간접적이고 세련되어 그 때와는 다르다고 착각하게 할 뿐이다.
2002년 인도는 미국에게 영국보다 더 많은 관세를 바쳤다. 인도의 경제규모는 영국의 1/3밖에 안되는데도 말이다. 더 골때리는 것은, 같은 해 프랑스 경제규모의 3%에 불과한 방글라대쉬가 미국에 프랑스와 비슷한 액수의 관세를 갖다 바쳤다는 사실이다. 장하준이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한 이야기다. 19세기 식민지 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다. 21세기의 이야기다.
누차 말하지만, 무역은 "보호무역이 기본이고 + 자유무역이 예외"인 것이다. 그래야 국가가 부를 축적할 수 있다.
원재료는 식민지로부터 뺏거나 남의 나라에서 사오고 자국의 원재료는 아껴둬야 한다. 그 원재료를 이용해서 부가가치가 높은 공산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나라. 그리고 외국의 공산품은 관세와 각종 장벽으로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나라. 도로, 항만, 항공, 선박, 전기, 통신 등의 국가 기간산업은 절대 민영화 해서는 안되고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나라. 이런 정책을 취하는 나라만이 부자나라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이 원유가 없어서 중동에서 수입하는게 아니다. 미국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자유무역 국가가 아니라 세계 제 1의 자유무역 강요 국가이다. 우리도 잘살고 싶으면 선진국과 자유무역을 할게 아니라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에게 자유무역을 강요해서 개방시켜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철도공사를 민영화 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패착이다. 엠비야 뭐 민영화 정신병자 수준의 집착증을 보이고 있으니 말하지 말자.
유시민을 포함한 FTA 찬성자의 논리는 이렇다. 한국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이고, 따라서 자유무역(개방)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다수 사람들, 미국에서 경제학의 세례를 받은 90% 이상의 경제학 교수들이 이런 주장을 한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자유무역(개방)'과 '수출'의 개념을 혼동하고 있다. 자유무역과 수출은 존재의 평면을 달리하는 것이다. 번짓수가 전혀 다르다.
박정희가 자유무역해서 수출한 게 아니다. 미국과 영국이 자유무역해서 세계 최강이 된게 아니다. 중국이 자유무역해서 세계 제 1의 패권을 노리는게 아니다. 중국의 등소평은 일찌감치 한국이 박정희 시대에 왜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 냈는지 다방면으로 정확하게 조사하고 파악한 사람이다. 박정희는 무역 하나 만큼은 쇄국에 가까운 보호무역 정책을 폈다. 재벌 특혜 주면서 보조금 지금하고, 관세 높여서 외국 상품 밀려 들어오는 것 틀어막았고, 비관세 장벽으로 각 종 쿼터제 실시, 각종 우대금리 혜택주고, 심지어는 재벌을 위해서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하기 힘든 사채동결조치까지 취했다.
박정희는 '외환'은 더 철저하게 통제했다. 외국 유학생들이 당국의 눈을 피해 달러 몇 푼이라도 더 들고 나갈려고 김사이에 달라 몇 장씩 끼워서 나갈 정도였다. 걸리면 바로 깜빵행이었다. 지금 처럼 자유롭게 외국에 달라 송금하는 건 불과 15년도 안된 이야기다. IMF 때는 보낼 달러도 없었으니 사실상 10년도 안된 이야기인 것이다. 박정희는 요즘 우리의 시각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아주 막나갔다. 재벌 특혜라는 야당의 공세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국내 제조업을 무지막지하게 보호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로 정경유착과 노동자 착취, 국민들의 인권유린, 무고한 국민의 죽음, 민주주의와 헌법 파괴를 정당화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다. 그가 아무리 보호무역으로 국부를 증가 시켰어도, 그가 독재자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만주군관, 일본육사, 남로당 출신 다까끼 마사오인 것은 민족의 공적 살인마임이 분명하다. 내 글의 본질은 어떻게 경제 정책의 틀을 잡아야 국가가 부를 축적하는가 이다.
아무튼 그 때 박정희의 쇄국적 보호무역정책이 없었더라면 즉, 자유무역(FTA)을 통해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TV, 냉장고, 세탁기, 화장품, 가전제품을 싼 값에 수입했다면 지금의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엘지전자, POSCO, 태평양화장품은 태어나기도 전에 쓰러졌을 것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굴지의 회사가 된 것도 불과 몇 년 전 얘기다.
박정희는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박정희라는 이름만 봐도 모두 거부감 내지는 경기를 일으키는 걸 알지만 그래도 할 수 없다. 꾹 참고 읽어달라. 박정희는 "자본시장 개방을 통한 외국의 직접투자(주식투자)"를 금지하고, '차관'을 빌리는 것을 선택했다. 요즘처럼 외국인이 국내기업에 돈을 직접 투자하여 주식을 소유하는 것(외국인 투자)과 박정희 때 처럼 외국인이 국내 기업에 돈을 꾸어주고 채권자의 지위에 머물러 있는 것(차관)의 차이는 하늘과 땅차이 보다 더한 차이다. 차관은 열심히 일해서 빚을 갚아버리면 끝이지만, 지분소유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봐야 모든 이익과 잉여물은 영원히 외국인의 소유가 되어 버리고 만다.
1998~2004년 까지 7년 동안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1,322억 달러의 매매차액을 남겼다. 전 국민이 7년 동안 무역을 통해 벌어들인 금액은 1,301억 달러다. 외자유치(외국인 직접투자)의 현실이다.
장사(신규사업)을 하려해도 밑천(자본축적)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국가도 똑같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세계 최빈국 대한민국은 새로 사업을 하려해도 투자할 돈이 부족하자, 우리 청년들을 베트남 전쟁의 용병으로 내몰았다. 국민의 피를 팔아서 달러를 모은 놈이다 박정희가.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로 강제 취직시켜서 달러 모으고, 중앙정보부에서 미군 기지촌 여성들을 불러 놓고 "니들은 달러벌이의 최전선에 있는 애국자다"라고 교육까지 했다. 우리의 철천지 원수 일본과 굴욕적인 외교를 재개했다. 그렇게 국민들 내몰아가면서, 민족의 자존심 팔아가면서 박정희는 그렇게 장사 밑천 마련할려고 개같이 벌었다.
여러분들이 국민학교 다닐 때 전국의 국민학생들에게 통장을 하나씩 만들게 해서 매주 100원, 200원 씩 코묻은 돈 저축하게 했고, 그것을 교사들 동원해서 일일이 체크하였다. 일반인들에게는 재형 저축이라는 상품 만들어 온국민에게 저축을 강요했다. 그렇게 해서 경제학에서 말하는 자본축적을 한 것이다. 박정희는 이런 식으로 민주주의고 뭐고, 인권이고 뭐고 할 수 있는 짓은 다해서 정말 개같이 해서 결국 장사 밑천을 만들긴 했다.
그렇게 피눈물나게 모은 달라가 외국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철저하게 통제 한 후 이를 국내 제조업에 재투자했다. 새마을 운동하고, 논밭 다 뭉개버리고 그 자리에 공장을 지었다. 처음에는 밀가루, 설탕 만드는 제조업 수준이었지만(60년대), 꾸준히 독재하면서 업그레이드 시켜 철강, 화학, 자동차 등으로 확대해 갔다(70년대). 박정희는 재벌 술먹는 것까지 간섭할 정도로 외국산을 못쓰게 했다. 전국적으로 국산품 애용하기 캠페인을 벌렸고, 박정희가 '시바스리갈' 먹었으니 재벌도 시바스리갈 이상의 술은 못먹었다. 어느 재벌이 양주 좀 수입했다고 청와대로 불러서 쪼인트 까고 그랬다. 그렇게 자기 뜻데로 움직였다.
말안 듣고 박정희에게 개기는 재벌이 있으면 정책자금회수를 통해 회사를 아예 부도내 버렸고, 말 잘듣는 재벌은 보조금 엄청 주면서 키워 줬다. 국가가 이정도로 민간에 개입하면 사회주의나 다름 없는 거다. 빨갱이 수준이다. 민간이 못하겠다고 하는 사업엔 국가가 직접나서서 기업을 만들었다. 한국통신, 한전, 포스코가 그 것이다. 전부 보호무역해서 일군 것이다. 경제학 교수 장하준은 자유무역을 해서 부자가 된 나라는 단 한 국가도 없다고 단언한다. 자유무역은 우리가 세계 1등 국가 정도 되야 아무하고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처럼 말이다.
삼성이 무슨 회사인가. 밀가루 만들던 회사 아닌가. LG는 락희치약이라고 치약만들던 회사다. 그런 거나 만들던 조잡한 회사들이 칼라티브이 만들더니, 석유화학하고, 대형 플랜트 공사하고, 자동차 만들고, 반도체, 철강, 조선 만드는 수준까지, 한 여름 대나무 자라듯 쭉쭉 커나간 것이다. 이렇게 수십년을 보호무역 해서 키워서 이제 겨우 2~3개 분야(반도체, 철강, 조선)에서 세계 시장에서 경쟁 해볼만한 수준이 된거다. 겨우 두세개 분야에서 싸울만 해졌다고 "전면개방"이라니. 죽을려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환장을 한 거다.
혹자는 그런다. 박지성을 보라. 세계시장에 나가니까 성장하는 것 아닌가라고. 우리도 세계시장과 당당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하면 피식 웃어주면 된다. 정말 모르시는 말씀이다. 우리 나라 프로 축구 시장은 국내 선수를 엄격하게 보호하고 있다. 무역으로 치면 자유무역이 아닌 엄격한 보호무역을 하는 것이다. K리그 한 팀당 3명 이상 외국인 선수를 기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안다. 즉 국제 무역학에서 말하는 '쿼터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 제한을 깨버리고 자유무역을 하여 프로축구 선수 시장을 전면적으로 개방한다면, 한국 K리그는 남미와 유럽 선수로 다 채워질 것이다. 왜? 한게임에 외국인 선수는 3명 밖에 뛰지 못해도 득점 순위 상위권은 늘 거의 외국인 선수들의 차지다. 문제는 이 정도의 브라질 남미 선수들은 얼마든지 널렸다는 것이다. 전 국민이 축구에 미쳐있는 나라. 꿈 속에서도 축구꿈만 꾸는 나라,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정도는 되야 영국 축구 선수들이 세계 제일의 선수들과 섞여도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전면적인 개방을 해도 되는 것이다.
개방은 박정희처럼, K리그처럼 찔끔찔끔, 제한적으로 천천히 경쟁력이 되었을 때 선택적인 분야에 집중해서 해야 내성도 생기고, 경쟁력 제고에도 이바지 할 수 잇는 것이다. 쇄국은 우리를 정체시킨다. 그러나 일시적 전면 개방은 우리 것을 다 죽인다. 제한적, 선별적 개방이 최선이다. 전면 개방은 거의 모든 경쟁력이 세계 최강이 되기 전까지는 선택해서는 안되는, 그리고 세계 최강만이 선택할 수 있는 노선이다. 미국은 농업도 세계 최강일 뿐 아니라, 의료, 바이오, IT, 제조, 금융, 서비스 모두가 세계 최강이다. 이런 나라와 전면적 개방 어디 잘 해보시라.
내가 한미 FTA에 반대하는 것은 개방의 폭이 제한적, 선별적이 아닌 전면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 내에서 통상과 관련한 법적인 분쟁이 발생하였을 경우 이를 대한민국의 사법부에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및 서구 유럽 통제 아래 있다고 봐도 무방한 국제기구인 ICSID(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에서 해결하려는 책동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간접적 치외법권 인정이 된다. 로마에서 내 멋대로 하겠다는 그들의 의지를 세계화의 논리로 포장할 일이 아니다. 이는 주권의 문제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을 잘 활용하여 선진국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야심찬 의도를 가지고 한미 FTA를 추진했을 것이다.(이런 외교전략을 '이이제이'라고 한다 ). 그 善한 의도를 나는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너무나 순진한 발상이다. 역사상 약소국이 강대국을 상대로 이이제이를 해서 성공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다. 이이제이란 비슷한 경쟁력이나 한 수 아래의 상대에게 걸어야 성공할 수 있는 전략이다. 신라가 당나라 끌어들여 얻은게 뭔가. 고려가 몽고 끌어들여서 얻은게 뭔가. 조선이 명나라 끌어 들여서 얻은게 뭔가. 고종과 민비 민자영이가 일본 끌어들여서 얻은게 뭔가. 모두가 한결 같이 이이제이 한다고 했다. 결과는 모두 식민지 아닌가? 내말이 틀렸나?
현재 부자나라가 되어있는 선진국의 발전 과정의 역사는 모두 똑같다. 그들이라고 별다른 비법이 있는게 아니다. [국내 제조업 및 미래 전략사업 대한 철저한 보호무역 정책(여기서 국가가 굉장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힌다. 소수 기업에 특혜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미국처럼 내전까지 갈수도 있다. 슬기롭게 토론해야 할 부분이다.) + 강력한 수출드라이브 정책(중상주의) + 전략적, 선택적, 제한적 개방 + 외환의 철저한 통제 = 부자나라가 됨)
조선일보가 좋아하는 송벽락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있다. 그런 사람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개방이 덜 된 나라(=가장 보호무역을 하는 나라)가 미국과 일본이라고 하고 다닌다. 내 얘기가 아니다. 2004년 미국의 개방도는 [(수출 + 수입의 평균)/GDP] 10%, 일본은 11%, 독일 30%, 한국 35%, 중국 35%다. 미국은 1970년대에는 개방도가 5%도 안됐다. 송벽락의 글로벌시대의 경제학이란 책에 있는 내용이다. 우리는 미국, 일본 보다 무려 3.5배나 더 개방이 돼어있다. 지금 현재로도 충분히 개방된 국가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말의 반 이상이 영어다. 아직 우리 말도 잘 못하는 이 땅의 아이들은 벌써 영어를 배운다. 더 이상 어떻게 개방하나. 개방은 우리가 할 것이 아니라 미국이 해야한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미국은 우리의 개방도가 미흡하다면서 FTA를 통해 더 가열차게 개방하라고 강요한다. 미국은 그렇다 치자. 걔들은 제국주의니까. 그런데 미국과 FTA를 주장하는 한국인들은 도데체 어떻게 뭐라고 설명해야하나. 미국 유학파 출신 경제학도들과 그들이 교수랍시고 가르친 수많은 한국의 경제학도 출신 사람들. 그들은 본인들만이 선진경제를 이해하는 고독한 선구자인 것처럼 자부하겠지만, 사실은 미국의 손바닥 안에서 놀고있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는 책에 나온 구절을 인용한다.
[영국과 미국은 자유무역의 본거지가 아니다. 사실, 오랫동안 이들 두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보호주의적 국가였다. 물론 보호주의와 보조금이 주어진다고 해서 모든 국가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보호주의 없이, 보조금 없이 성공한 나라는 거의 없다.....중략.....가장 우수한 경제 성과를 보이는 나라는, 선택적, 점진적으로 개방한 나라다. 신자유주의 무역자유화 정책은, 성장을 위해 평등을 희생할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성장과 평등 모두 얻지 못하고 있다]
전면 개방은 골로 가는 것이다. 우리 역사에서 전면 개방은 딱 2번 했다. 한일FTA 조약인 강화도 조약(1876)과 세계화를 부르짖었던 김영삼 정권의 '외환 자유화'. 두 번 다 골로 갔다. 강화도 조약으로 30년 만에 조선은 국권을 강탈당했다. 1905년 을사늑약의 도장을 찍기까지 30년 걸렸을 뿐이지, 사실상 1876년 강화도 조약 자체로 조선은 완벽하게 끝난 나라였다. 김영삼의 전면적인 외환 자유화 3년만에 IMF 식민통치체제를 우리는 또다시 맞이 하였다. IMF 식민지 체제 때문에 캉디쉬와 그 졸개들이 이 땅에 들어와서 마음껏 유린했던 이 나라 경제의 결과로 인해, 아직도 수 백만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세번째 '전면개방'이 기다리고 있다. 한미FTA다. 대한민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30~40위 수준이다. 미국과 붙을 수준이 절대 아니다. 한EU FTA도 마찬가지다. 최혜국 조항이라는 것 때문에 더 위험해 진다. 다음 글에서 다루겠다.
비준을 거부해야 할텐데 노무현의 지지 기반인 우리 지지자들이 앞장 서서 지지해주고 밀어 주었다. 모두가 속았다. 삼성에 속고, 검은 머리 미국인 김현종, 김종훈을 필두로한 외교통상부 미국인들에게 속고, 서울대학교 경제학 가르치는 검은머리 미국인 교수들에게 속았다. 노무현 대통령도 신이 아닌 이상 속을 수 있다. 인정하자. 노무현의 부채를 안고 가겠다고 선언한 국민참여당이라도 솔직하게 인정하고 FTA 노선에 관한 방향을 선회 해야 한다. 제한적, 선별적 개방이 아니면 거부해야 한다. 조선일보가 찬성하면 거짓말이고, 한나라당이 찬성하면 거짓말이다. 이것이 진리다.
한일FTA(강화도조약)이 불평등조약이라는 교과서 상의 표현도, 오늘날의 시점에 의한 분석이지, 그 당시에는 아마 잘했다고 생각하고 한 것 아니겠나. 한미 FTA 도 100년이 지나면 어떤 평가를 받을 지 추진 세력은 심각하게 고민 해야한다. 미국의 FTA에 걸려든 나라들의 면면을 보라. 한국, 멕시코, 호주, 페루, 오만, 모로코, 요르단, 이스라엘, 콜롬비아, 바레인, 니카라구아,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파나마 등등 유럽 강국이 하나라도 있나? 왜 일본은 미국과 FTA를 하지 않고 계속 빙빙 돌려가며 한국 하는거 보고 하겠다고 하며, 일본 극우출신 외무상은 '미국과 FTA를 하는 한국이 너무 부럽다'라고 개드립을 치는가. 부러우면 지들도 하면 될꺼 아닌가.
일본은 이미 말레이시아, 싱가폴(경제동반자협정으로 일종의 FTA), 타이, 필리핀과도 주요 합의를 이루는 등 동남 아시아 국가들과 활발하게 FTA를 추진하고 있다. 감이 오질 않나?
대한민국이 FTA가 대세라고 굳이 해야겠다면, 비슷한 수준이거나 좀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랑 하자. 독일, 일본, 미국, 스위스, 프랑스, 영국, 이태리, 덴마크,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 선진 국가들이 지들끼리는 FTA 체결 안하면서 왜 후진국과는 기를 쓰고 FTA를 체결하려고 하는지를 이제는 우리가 알아야 한다. 일본의 이런 지혜는 배워도 부끄러운거 아니다. 괜찮다.
일단 여기까지 FTA에 숨겨진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 논의해 보았고, 다음에 기고할 글은 한미FTA에 과연 어떠한 조항들이 있길래 헛똑똑이는 매국 행위가 어떻고, 망국의 길로 가는 지름길이 어떻고 떠들어 대는가에 대하여 알아보자. 그리고 FTA에 숨어있는 독소조항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작용하여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지에 대해 연구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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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었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