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의 부인이나 여동생이 난산 끝에 낳은, 백일까지 인큐베이터에서 자란 칠삭둥이 아기가 있다고 치자.
그 아기가 남들보다 깨치는 게 늦고, 병약해도 버릴 수 있나? 우리의 부인, 여동생이 배 아파하면서, 세상에 나오기를 간절히 희구했던 소중한 자식인데. 애가 좀 늦되서 유치원 들어간 뒤에도 이부자리에 오줌을 싸도 한밤 중에 화장실에서 일을 볼 수 있게 가르치고, 네 살이 되도록 말을 못 해도 손찌검같은 건 가급적 생략하고서 말문이 트이도록 가르쳐야지.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 아가가 인간 구실하면서 봉팔닷컴같은 사이트의 논객으로 활동하도록 키우고.
사수파 당원 여러분들이 민노당과의 합당에 반대하는 건 단순히 우리가 힘겹게 키운 참여당이 간판을 내리고 흡수·합병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민노당 골수 당원들이 우리보다 새로운 것을 깨우치는 속도가 늦고, 과거 전두환이 만든 프레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 때문에 답답해서 반대하는 것이 더 클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민노당은 진보신당하고는 달리 변하고 있어. 그 속도가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거북이가 100m 달리는 수준으로 느려서 그렇지. 그들도 열심히 뛰고 있어.
창당 이 후 10년 동안 손 댈 생각도 하지 못했던 '사회주의 통일국가 건설'이라는 강령도 '6.15 공동선언 계승을 통한 자유주의 국가 건설'이라고 바꿨고,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만 해도 진보신당처럼 "자살해. 유서에 유시민 쓰고" 식이 아니라 스스로 성찰을 하길 바란다고 한 발 물러섰고.
때때로 민주노동당이 답답하게 보일 때도 있겠지만, 그들을 늦된 칠삭둥이 막내동생이라고 생각하고, 유 대표를 믿어다오. 사수파 당원들이여. 그들이 표현이 서툴고 거칠어서 그렇지 강기갑에게는 정동영에게 없는 진정성이 있고, 이정희에게는 1987년 체제를 극복하겠다는 비전이 있잖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하오 6시 반쯤에 뻘글을 썼다가 왠 제목에 '아기'가 들어가나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제목만 조금 수정했소. 여기 있는 사수파 여러분들도 무조건 타 당과의 합당에 대해 반대하지 마시고, 노짱님이 생전에 넷 상에 남기셨던 글에 담긴 뜻을 생각하셨으면 하오.
아더님 말씀에 공감.
사수파를 적대시하고 벼랑끝으로 몰지 않기 바람.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해주면서 토론해야 후유증이 크지 않으리라 생각함.
생각이 다르다고 '형편없는 인간' 취급해서는 곤란함.
(본 글 쓴 이가 그랬다는 거 아니고.^^)
물론 걔 중에는 잔류 개혁당하면서 첨맘님을 끝없이 괴롭히던 부류도 있겠지만 아직까진 동지로서 존중하고 배려해줘야 한다 생각함.
'니들이 틀렸다, 니들이 잘못 생각하는 거다'라는 식의 글보다는 합당해서 좋은 점을 적극 피력하는 쪽으로 쓰는 게 좋을 듯. 어차피 남한테 글로써 설득 당할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니가 몰라서 그러는데'식 말고 많은, 좋은 정보를 제공해 스스로 판단하게 해야 한다 생각함.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