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유일하게 한나라당 소속이 구청장을 맡고 있는 대덕구(구청장 정용기)가 최근 민주노총을 '공공의 안녕을 해하는 교섭단체'로 규정해 민주노총의 문예회관 대관 요구를 거절해 파문이 일고 있다.
8월 3일, 충청지역 각 일간지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최근 민주노총 측이 '진보의 합창'(민주노동당 구주류가 주최하는 행사) 행사 주최를 위해 대덕구에 대덕문예회관(대덕문화원) 대관을 요구했지만, 대덕구는문화회관 운영 조례의 5조 1항, '공공의 안녕을 단체에는 대관을 불허할 수 있다'는 조항을 들먹이며 대관을 거부했다고 한다. 이에 민주노총 측이 '공공의 안녕을 해하는 단체'의 기준을 묻자 대덕구청 공무원들이 정당, 노조, 종교단체를 '공공의 안녕을 해하는 단체'라고 규정했다고 한다.
정용기씨의 이와 같은 무리수에 대한 지역여론의 비난 목소리는 높다. 천주교 대전교구의 원로 신도는 "우리 교구에서는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외국인 노동자와 독거노인에게 무상급식 행사를 여는데, 봉사활동이 공공의 안녕을 해하는 것인 줄은 처음 알았다"고 비꼬았고, 대전의 모 교회 목사는 "자신과 이념이 약간 다르다고 민주노총을 비난하는 정 구청장을 보니 그 주군(정 청장은 대전의 대표적 이재오 계열로 통한다)의 그 병졸이다"라고 비난했다.
그렇다면 문제의 정용기 구청장은 어떻게 당선된 것일까? 이는 작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민주당과 참여당은 대덕구청장 선거 승리를 위해 민주당 박영순 예비후보로 대덕구청장 후보를 단일화했는데, 참여당 예비후보였던 한국타이어 해직 노조원 출신 박응룡씨가 이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바람에 정용기 구청장이 33.8%의 지지율로 당선된 것. 당시 민주당 박영순 후보(31.9% 득표율)와 박응룡 후보(1.6%)의 득표율을 합치면 정 구청장과 불과 0.3% 차이에 그칠 정도로 박빙의 승부여서 박씨의 무소속 출마가 오늘의 비극을 잉태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루마니아 출신 유학생 무투씨는"그 때 한국타이어 근로자들이 일사분란하게 박영순씨에게 투표했다면 이러한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이같은 부당한 사안을 이슈화시킬 수 있는 인물은 유시민씨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유시민씨를 배척하는 민주노총 지도부를 보면서 이념이 무섭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편 정용기 구청장은 2009년 6월, 민주당 대덕지구당(위원장 김원웅)이 설치한 고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를 '사전선거운동용'이라고 선관위에 신고해 철거하게 만든 전력이 있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