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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팔 닷컴은 그간 식상하던 정치뉴스 계에서 '뒷끝작렬뉴스'라는 새로운 형식을 제안하면서 큰 파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것은 그냥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정치 뉴스에서 (아니 사회나 문화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새로운 소식을 전하면서 이것이 과거의 역사와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한 기사 안에서 강렬하게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가벼운 실험이 아니다. 뒷끝작렬뉴스는 이제 곧 제도권으로도 전파될 것이다. 대인배 봉팔러들은 저작권을 주장하기에 앞서 자신들의 형식실험이 세상에 만개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서설이 길었다.
이제 좀더 강렬한 뒷끝작렬뉴스 작성을 위한 아주 쉬운 원칙 2가지를 제시하겠다. 정말 쉽다.
1. 네이밍
과거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는 신한국당의 김철 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질색을 했었다. 김철이라는 자는 신한국당의 대변인으로서 그야말로 악랄한 마타도어를 정말 끈질기게도 퍼부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모든 논평에서 모든 김대중 이라는 이름 앞에 빨갱이 라는 단어를 붙였다. 김대중이라는 이름만 나오면 빨갱이라는 접두사를 붙여서 이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데 천부적인 인내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런 네이밍은 우리도 여태 수도없이 당한 바이다. 노빠, 유빠 어쩌구 하면서 사람을 빠돌이 취급 하는 것은 매우 비겁한 일이다. 그러나 현명한 자들은 그 명칭을 오히려 쾌히 수용하면서 '그래서 어쩌라구 병신아'라는 쿨한 입장을 취했다. 이제 일군의 정치적 지지자들을 내용없이 '빠' 어쩌구 하는 것은 지지리 궁상으로 비치게 만든 것은 우리의 힘이었다.
이런 방식은 명박류들에게도 매우 쉽게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보겠다.
앞으로 김문수에 대한 모든 기사 작성에서는 언제나 그 접두사로 '일찌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보다 더욱 훌륭한 리더로 칭송해온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라고 시작한다. 주어가 좀 길지만 첫문장은 반드시 이 접두어를 붙여 준다. 실제로 김문수가 한 말이다.
이렇게 김문수를 꾸준히 설명하면 매우 놀라운 효과가 발생한다. 김문수도 나름 대권주자라고 설치고 다니겠지만 바로 이 끝도 없이 계속되는 이 문구 때문에 그는 죽을때까지 이명박의 불쌍한 똘만이가 된다. 특히 김문수가 이명박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낌새만 보이면 바로 이 문구를 쓰고 또 쓰면 된다.
어렵지도 않다. 그냥 복사해서 갖다 붙이면 그만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제 명박이 갈참이라 가만히 숨죽이면서 눈치만 보고 있다. 이동관이 무슨 말 한마디만 하면 바로 "춘천 땅투기가 언론에 들통나자 후배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좀 봐줘'라고 사정사정한 바 있는 이동관 대변인은"이라는 문구로 시작하면 된다.
이런 기사를 30번만 쓰면 된다. 이 30번의 기사를 30명의 기자가 쓰면 900번이 쓰여지게 된다. 이제 이동관은 죽을때까지 '좀봐줘'를 자신의 호로 써야만 할 것이다.
다만 이명박 만큼은 워낙 주옥같은 명언이 많아서 뭘 쓸까가 좀 고민된다. 자신의 대선홍보물에 나온 문구로 '얼굴도 못생기고 말도 못하는 이명박 대통령은' 같은 문구도 괜찮고 '왜 여긴 멜라민이 들어있다고 표시가 나오지 않느냐고 물어온 이명박 대통령은' 같은 문구도 좋을 것 같다.
내가 참 꼬라지 뵈기 싫어하는 오연호 같은 인물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대선 운동 기간 오마이뉴스를 문국현 후보에게 오로지 바친 언론인, 오연호 대표는' 이라고 문구를 박아 넣을 수도 있다.
아뭏든 한 인물을 설명할 때 그 인간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문구 하나만 박아 버리자. 그리고 그 문구를 마르고 닳도록 복사해서 붙이면 된다. 사람들이 지겨워 할 것 같다고? 절대 그렇지 않다. 20번만 해 보라. 21번째에는 왜 그 접두사가 없느냐고 의아해 할 것이다. 두분토론의 김영희는 여태까지 계속 '여자가 당당해야 나라가 산다'라고 말하지만 지겹다고 하는 사람 한명도 못 봤다.
2. 넘버링
기사에 숫자를 적절히 쓰는 것은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어 이명박은 행정수도 이전에 관해 공식석상에서 12번 '원안이행'을 약속한바 있다. 라고 쓰면 매우 훌륭한 기사가 된다. 그리고 기사의 말미에 그간 이명박이 어떻게 거짓말 해 왔나를 일지로 기록해 두면 정말 더욱 훌륭한 기사가 될 수 있다. 숫자의 힘이다.
이런 넘버링은 뒷끝을 그야말로 강력하게 유지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이다. 예를 들어 보자. 한 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86번째 거짓말로 기록될 이번 발언은' 이라고 운을 뗀다. 기사의 부제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86번째 거짓말'이라고 박아 둔다. 그리고 기사의 말미에는 그간 1-85의 거짓말 리스트를 주루룩 다 집어 넣는다. 이건 미리 텍스트로 저장을 해 두면서 하나씩 늘어날때마다 넣으면 된다.
여러가지로 응용할 수 있다. 21세기 들어 28번째(?) 한나라당 성희롱 사건으로 기록될 안상수 대표의 발언은...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1-27번쨰 발언을 모두 밑에다 집어 넣는다. 한나라당은 조만간 또 성희롱 발언을 할 것이니 다음에는 29번으로 해서 또 부제를 집어 놓고 밑에다가는 그간 28번의 성희롱사를 모두 부록으로 집어 넣는다. 이렇게 하나하나 늘려 가면 된다.
앞서 말한 오연호의 오마이뉴스 문풍지 도배사건도 넘버링이 되면 매우 강력하다. 2007년 대선기간 동안 무려 54건의 문국현 찬양기사를 2주간 1면에 도배한 바 있는 오연호 대표는... 이라고 말하면 아주 좋다. 기사 맨 마지막에는 오마이뉴스의 문국현 찬양기사 리스트를 적어주면 좋다.
이런 넘버링은 두가지 면에서 매우 강력하다. 첫째, 숫자가 주는 충격이다. 누구든 이명박이 거짓말을 많이 했다는 것은 알지만 이를 숫자로 보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충격이 있다. 거기에다 숫자가 하나씩 늘어갈 때마다 느끼는 쾌감이 수반된다. 다음 숫자를 독자들이 기다리는 것이다. 여기에 근거로 그간의 거짓말 리스트를 계속 업데이트 해 가면 너무나 강력하다.
두번째는 기사의 역사성이 확보된다. 하나의 사건이 어떻게 과거와 연결되는 가를 숫자로 극명하게 보여 주는 것이다. 봉팔닷컴의 기사가 계속 누적되면 이명박의 거짓말 리스트도 점점 늘어날 것이다. 이 리스트는 기사 하나하나에서 계속 반복될 것이며 계속 사람들의 기억에서 살아날 것이다.
이명박의 로봇 물고기는 어떻게 되었고, 이명박의 MB물가지수는 어떻게 되었고, 이명박의 '전봇대 뽑기'는 어떻게 되었고, 이명박의 '영어교육강화'는 어떻게 되었는가가 숫자속에서 계속 살아난다.
앞서 이야기한 모든 숫자는 그냥 예로 든 것이기 때문에 전혀 정확하지 않다. 기사에서도 몇개 빼먹을 수도 있고 몇개 중복해서 계산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 아니다. 계속 업데이트 하고 계속 늘려나가면 된다.
뒷끝이란 이런 것이다.
독자를 역사속에서 새로이 깨우치게 하고, 망각 속으로 꺼져 내려 가는 역사적 과오를 계속 수면 위로 건져 올린다.
뒷끝 작렬 뉴스는 그래서 위대한 발명인 것이다.
두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네이밍(라벨링)과 넘버링. 최대한 네이밍 하고 최대한 넘버링한다는 노력이 있으면 된다. 다른 기자가 미리 넘버링 해 주면 그걸 그냥 그대로 써먹으면 그만이다. 다른 기자가 네이밍 하면 자신은 더욱 상황에 적합한 이름을 붙여 주면 된다. 역사는 그렇게 살아나는 것이다.
봉팔러들의 무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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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