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같은 우리 정치환경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 바로 친박연대의 출현이었다. 정당의 이름과 가치가.. 누구와 친하다는..누구를 지지한다는 특정인의 팬클럽 정당. 아무런 정책도 가치도 없이, 특정인의 바람에 편승해 선거 좌판에서 대박을 낸 사건이었다.
이제 또 하나의 코미디가 시작되고 있다.
보수나 진보의 이념 대립에서 벗어나 제3의 길을 가겠다는 모호한 비전아래 태동되고 있는 창당 움직임들. 난 그 실체를 제2의 친박연대.. '친안연대'라고 본다.
안철수라는 인물의 바람아래, 총선좌판에서 한몫하자는 기회주의자들이 여기저기서 장사를 준비중이다. 그리고 난, 그들이 최소한 이전 친박연대만큼의 성과는 거두리라고 예상한다. 그게 바로 현재 우리나라 정치상황의 수준이다.
여기서 의문하나. 안철수는 그 '친안연대'에 바로 합류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100% 아닐꺼 같다. 지금까지 보여준 그의 현실감각을 볼때, 그는 총선이 끝날때까진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빨리 움직일수록 그에겐 마이너스이니까..
현재 안철수의 지지층은 보수와 중도, 진보에 이르기까지 그 스펙트럼이 넓다. 그의 지지층 스펙트럼이 넓은 이유는, 그가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양쪽다 안철수가 자신들과 가치가 비슷할꺼라는 막연한 기대로 그를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그가 현실정치에 참여해 특정사안에 발언을 하면 할수록, 상대편 한쪽의 지지층은 잃을 수 밖에 없다. 어떤 정책도 양쪽의 지지를 받긴 힘들다.
한미 FTA를 생각해보자 안철수 지지층중에 FTA반대론자도 찬성론자도 혼재되있다. 이 사안에서 그가 제시하는 제3의 길이 존재할수 있는가?
난 중도니, 실용이니 탈 이념이니 하는 말을 하는 종자들을 대부분 사기꾼으로 본다. 정책 결정이라는 정치적 행위의 영역에서 결국은 무엇이 더중요한가라는 가치 판단을 할수밖에 없다. 그 가치의 차이가 보수나 진보라는 이념의 틀을 만드는 것인데.. 그 틀을 부정하고 어떤 기준으로 정책을 결정한다는 것일까?
그래서 중도니 실용이니 제3의 길이니 하는 소리는.. 결국 어느 한쪽을 속이며 지지층의 폭을 넓혀, 사기를 치는 행위로 본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안철수는 최대한 자신이 정치적 발언을 하는 시기를 늦춰야만 현재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대선을 바라볼수 있다. 가장 늦은 시점에 대선에 출마해서, 유권자들이 그의 가치나 이념이 어느쪽인지 판단할 시간을 적게 줄수록 그에게 유리하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있다. 대선은 조직이 필요한 게임이다. 특정지역을 바탕으로 하는 국회의원이나 단체장은 무소속으로도 어느정도 성과를 볼수있지만, 대선은 다르다.
그렇다고 그는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통합진보당도 갈수없다. 기정정당에 대한 불신을 이용한 그의 지지도가, 특정정당에 몸담는 순간 물거품이 되어버릴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그가 '친안연대'세력에 바로 합류하지는 않겠지만, 적당한 거리감을 두면서도 선거 직전쯤 적당한 간접지지(주특기인 편지신공?)를 해주리라 예상해 본다. 그것만으로도 비례대표등에서 왠만한 성과는 거둘것이다.
예전 '친박연대' 출현 시에 박그네는 직접적인 지지를 하진 않았지만, 이를 묵인하는 정도의, 그리고 몇마디 말만으로도 자신을 지지하는 한무리의 세력을 보험용으로 만들어 냈다.
웃기지 않나? 박근혜 없는 친박연대. 근데 그게 먹혔단 말이다.
내가 예상하는 건 비슷하다. 안철수 없는 친안연대.
안철수와 비슷한 구호와 가치(뭔진 잘모름)를 외치며 총선장사를 할 친안연대를 안철수가 어떻게 거리감을 두면서도 교묘히 키워낼지 중요한 관전포인트 되겠다.
최종적으로 예상하는 그림은. 총선에서 나름의 바람을 일으킨 '안철수 없는 친안연대'에 대선 두달전쯤 안철수가 전격 합류해서 야권과 단일후보 경선을 하는 그림이다.
지금처럼 침묵작전으로 지지율을 유지시키며.. 총선에서 기반이 될 조직을 키워내고 검증할 시간도 주지 않고 대선 직전에 출마해 야권과 단일화 하면...
꽤 승산있어 보이지 않냐?
내가 너무 대한민국의 정치수준을 알로 보고 소설 쓰는건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10알 같은 상황 꽤 많이 봐왔잖아?
이제 곧 통합진보정당이 출범한다. 보수와 중도보수라는 2개 자유주의 정당이 양분하던 정치사에서 진보적 자유주의 정당라는 진정한 제3의 길, 새로운 길이 열린다.
하지만. 사이비 제3의길 친안연대에, 혁신과 통합으로 분칠 잔뜩 한 민주당이 저마다 자신들이 새로운 길이라며 국민들을 현혹 할 것이다.
소의 말하는 '구도'니 '바람'이니 하는 정치공황적 상황은 통합진보당에 그렇게 유리한것만은 아닌게 사실이지만.. 믿어본다. 이정희의 열정이, 유시민의 희생이, 통합진보당을 맘졸이며 기다려온 깨어있는 시민들의 갈망이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