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만은 2009년 3월 징병제 폐지 및 모병제 전면도입을 천명한 이후 지난 수년간의 준비를 거쳐 2013년부터 모병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징병제가 폐지될 경우 1년간의 의무복무는 폐지되고 4개월의 군사훈련으로 병역의무를 대신하게 된다. 현재 25만 내외의 정규군은 21만 내외로 감축될 예정이다. 대만은 중국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던 1950~1960년대에는 병력이 60만명에 달했으나 군 정예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속적으로 병력을 감축해 왔다. 재래식 전력의 중요성이 퇴조하고 첨단무기와 장비에 의한 고도화 전력이 승패를 좌우하는 현대전에서 복무기간이 짧은 의무병보다는 직업군인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중국-대만간 현저한 군사적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대만이 이와같은 전향적 국방정책으로의 전환을 택할 수 있는 배경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미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후원을 늘리거나 대만이 미국으로부터 첨단 무기를 더 많이 구입해서가 아니다.
결국 남북간의 화해와 신뢰구축을 통한 군사적 긴장완화가 지속가능한 평화에 있어서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본질적 안보여건의 개선이 없는 무장력의 증대가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다 줄것이라는 기대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2.
노무현정부는 지난 2006년 '국방개혁을 위한 법률'을 의결하여 이른바 장기적 국방비전인 '국방개혁 2020'을 법제화 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육군 및 재래식 전력에 편중된 기존 국방정책의 문제점을 바로잡아 현대전 양상에 부합하는 전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첨단 정보과학군에 부합한 저비용-고효율의 국방관리체계 혁신을 추진하였다. 이는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총 621조원의 국방예산가운데 272조원을 전력증강 투자비로 집행하고, 이 가운데 40~45%를 해 공군의 전력증강에 투입한다는 원대한 자주국방의 청사진이었다. 이러한 마스터 플랜아래 '대양해군' 전략이 또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맥락 하에서 '제주 해군기지'의 가치가 이해되어야 한다.
그러나 MB 집권후 2008년 1월, 취임도 전인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국방개혁 2020의 재검토 및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연기를 추진 하였다. 특히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재정압박이 본격화된 시기인 2010년 9월에 이른바 안보총괄점검회의를 통하여 " 동북아의 잠재적인 미래위협 요인보다 북한의 국지도발 대비를 전력증강의 우선순위로 둬야 한다고 진단" 하고 자주국방의 마스터 플랜인 국방개혁 2020을 사실상 백지화 하기에 이르렀다.
22조원의 관련 예산이 삭감되었으며 군 구조개편의 핵심인 육군 1-3군을 통합한 지상작전사령부의 설립이 2015년으로 연기됐고, 해공군의 첨단 전력사업( FFX 차기호위함 사업, 해병대 항공여단 창설, 3000t급 차기잠수함 사업, 무인정찰기, 공중급유기 도입 등)은 줄줄히 연기되거나 백지화 되었다. 요컨데, 일본과 중국까지를 고려한 자주국방을 위한 전력 강화는 대부분 백지화, 연기되었고 어디까지나 북한을 주적으로 하는 국방정책의 수준으로 복귀한 것이다.
22조원 규모의 불요 불급한 4대강 사업은 국민 대다수의 반대에도 강행하고,
같은 규모의 핵심 전력 증강 사업은 연기-백지화 한 MB 정부가 강행하는 제주 해군기지가 그 진정성을 달리 의심받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미국용' 이라는 비아냥 또한 공연히 생긴것이 아니다.
정책적, 전략적 일관성도, 신뢰성도 없는 제주 해군기지의 강행은 또 하나의 그럴듯한 전시행정과 예산낭비일 뿐이다. 미국에 의존한 국방과 대북 억제력 중심의 해군이 현 정부의 국방정책의 기조이고, 자주국방과 대양해군을 위한 제주 해군기지는 이와는 별 관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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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