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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글은 지난 2월 29일 천호선과의 은평을 경선에서 패한 후 이상규(전 민노당 서울시당위원장)가 당 자게에 올린 글이다. 정치인은 그 말과 글로 판단하는 건 위험한 일이나 글은 그런대로 재밌게 쓰는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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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하고 상투적인 글을 쓰고 싶지 않아 그냥 경선 소감을 적어봅니다. 양해해주실꺼죠?
아름다운 경선이었지만 치열했다. 아니 격렬했다.
투표 마지막날인 토요일 아침부터 조금씩 아파오던 치통은 개표결과가 나오자마자 쑤셔대더니 일요일엔 아래웃니가 살짝 부딪혀도 비명이 나올 정도로 심하게 아팠다. 게다가 몸살에, 설사에 완전 뻗어버렸다.
불리한 경선, 그래도 최선을 다했으니 잘하면 뒤집을 수도 있다는 생각, 아니 너무 기대하지 말아야지 하는 착잡한 마음에 속이 바짝바짝 탔다. 그 긴장감에 아픈 줄 몰랐던거다.
몇십명의 당원들은 만나고, 거의 모든 당원들과 전화통화를 하고, 그중 몇 명은 서너번씩 전화 또는 문자를 주고받았다. 연락이 안되는 당원들은 결국 마지막날 직접 집에 찾아가기까지 했다. 표를 애걸하는 건지, 당원들을 당활동의 주체로 세우는건지 도대체 분간이 가지않을 만큼 뛰었다.
여론조사에 속수무책이다가 번뜩 든 생각이 ‘그래 지역 주요인사들을 찾아가자. 마당발을 찾아내서 호소하자. KT전화인지 확인해서 꼭 전화받아서 이상규 지지버튼을 눌러달라고 절절하게 말하자’ 그리고는 미친 듯이 뛰었다. 밤 11시 전화도, 방문도 불가능한 시간이 되면, 동네를 어슬렁거리다 괜찮은 식당이나 술집에 들어가 한잔을 하면서 주인과 말을 튼 후, 여론조사 지지를 부탁했다. 그럴 경우 대부분 명함을 왕창 달라고 하신다. 사람들이 알아서 가져가게... 그렇게 맨날 술이었다. 버틴게 신기할 정도다.
경선 전에 하던 108배, 약수터 방문, 아침수영은 모조리 중단했다. 어떻게 하면 경선에 이길 수 있을까? 지금 이순간 핵심고리는 어딜까? 사색을 하고, 대책이 서면 곧장 뛰어갔다. 아내 졸업식, 장모님 상경, 낭만자객 녹음처럼 어쩔 수 없는 걸 빼고는 모든 걸 25일 이후로 미루어놨다.
미친 듯 뛰었기에 후회나 미련은 없다. 당선되지 못한 아쉬움? 그건 자기성찰과 함께 응당 크지만 마음은 홀가분하다.
후보토론회를 마치구 뒤풀이를 갔는데, 참여당 출신 당원이 폰카로 나를 찍더니, 다가와서 술을 따른다. 그리고는 원래는 천호선 후보 찍으려고 했는데 토론회 보면서 고민된다는 말을 한다. 사실 무척 기분이 좋았다. 천호선 후보를 응원하러 다른 지역에서 온 당원들도 나에게 호감을 보이는데 참 고마웠다. 이렇게 당이 화학적 융합이 되는구나 싶었다.
물론 나에게 까칠한 민주노동당 출신 당원들도 있었다. 통합정신을 발휘해서 천호선 후보에게 양보하고 사퇴하라는 말이 비수처럼 아팠지만 그 지적과 비판 역시 소중했다. 이렇게 통합진보당은 진정 통합을 하고 있었다.
나는 이번 경선을 당과 인물을 알리고 확장시키는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름대로는 그 취지가 살려진 듯하여 기쁘다.
이번 경선이 당원들의 승리로, 당원들의 하나됨으로 장식되어 마음이 놓인다.
이번 경선이 천호선과 이상규가 주민들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무엇보다 천호선같이 훌륭한 인물이 진보당 후보로 결정되어 기쁘다.
2010년 지방선거때는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 서울시당 위원장으로 만나 야권연대를 논의했고, 2011년에는 은평선거와 당통합을 놓고 의견을 주고받았던 천호선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
이제 천호선 캠프 상임선본장으로서 천호선의 당선, 통합진보당의 승리를 위해 또 미친 듯이 뛸 작정이다...^^
당원 여러분, 동지들이 있기에 이상규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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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