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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윤리와 책임윤리
유시민의 최근책인 <국가란 무엇인가?>에 나온 주제다. 여기에 이 책을 읽을 사람이 다수라서 세세하게 다시 말하기도 그렇지만, 왜 이런 제목을 붙였는가? 설명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을 다시 말해본다.
신념윤리란 열정으로, 자기가 생각하는 목적에 충실한 것을 의미한다. 유시민은 이것을 "창조적 열정"이라고 말하는데, "좋아서 열심히 하는 것과는 다른, 객관적 관조상태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실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표현한다.
이 말의 의미를, 지금 문제된 상황에 적용해보자.
현재 모두가 이 게시판에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노무현의 죽음을 반복하지 말아야한다"는 열정을 표현하는 사람도 있고, "누구나 반칙을 하는데, 같이 반칙을 해야 공정하다"는 열정을 보여주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집권만이 최선이다"는 열정을 보여주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나처럼 "어떤 특정한 원칙이 있다면 최소한의 원칙은 지키면서 정치해야한다"는 열정을 보여주는 사람도 있다.
이 상황에서 난 한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이 열정들이 과연 객관적 관조상태에서 나온 것인지, 달리 말하면 이 열정을 불태워도 나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결과를 만들어낼지에 대해서, 반복된 의문을 통해 나온 자기대답인지 질문하고 싶다.
내 개인적인 경험을 밝힌다면, 정의로운 것이 가장 자유로운 길이라고 믿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행동준칙을 따른다면, 그 행동준칙에 커다란 불합리가 없는 한, 자기 행동을 간섭할 사람은 거의 없고, 자기행동에 크나큰 책임을 지는 일도 거의 없었다. 동시에 누구나 이 행동준칙보단 자기욕망에 충실한 행동을 하여도, 다시 그 행동이 문제가 된다면 다시 행동준칙대로 평가받는게 공정하다고 믿고 있다.
이런 경험은 개인적 경험에 그친 것이 아니다. 스포츠라는 격렬한 경쟁을 해야하는 것이 있다. 이곳에서는 승자만을 기억하고, 패자는 오래 기억하지 않는 곳이다. 여기에 행동준칙을 판단하는 주체는 심판이고, 이 심판의 판단에 모든 팀과 구단은 존중한다. 설사 이 심판의 판단이 틀렸고, 심지어 큰 판단착오가 있어도 1차적으로 판단을 중시한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한다. 이것은 스포츠 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마찬가지 형태를 보이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렇다. 행동준칙을 우선은 지키고, 행동준칙 감시가 불합리하더라도 행동준칙을 최우선으로 놓고 그 다음 판단과정을 거친다. 경선규칙도 그리고 경선규칙을 포함한 법도 마찬가지다. 최소한 지켜야한다는 선에서 문제해결을 하고 있다.
이제 질문을 하게 되는데, "투표가치 조작이 들키자, 그걸 부정하려는 유시민편을 드는게 과연 객관적 관조속에서 나온 주장인지? " 질문한다.
이 의문을 남겨놓고 책임윤리도 보자
책임윤리란 자기 예견 가능성이 있다면 이 예견가능성안에서 책임져야한다는 덕목이다. 이것의 기능은 신념윤리만을 강조해서, 결과가 나빠질 경우, 이 결과가 나빠짐을 신념윤리 잘못이 아니라 세상탓이라고 평가하는 오류에 빠지기 않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마치 피드백과 같다. 신념윤리를 결과로 검증하는 것이다.
다시 신념윤리처럼 이 상황에 적용해보자
이기기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르지 않으면 예견할 수 있는 결과는 집권일까? 물론 이 집권을 수없이 본다. 가까이는 쿠데타로 정부를 뒤짚은 박정희와 전두환을 볼 수 있고, 혁명으로 정부를 뒤짚은 프랑스혁명과 한국 4,19혁명, 87년 체제를 탄생시킨 6월 민주항쟁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부정선거를 통해서 3선을 한 이승만과 역시 부정선거 의혹을 받는 푸틴의 집권도 이 범주에 있다.
현재 강하게 주장되는 대의는 곧 집권이다를 놓고 보자. 박정희의 쿠데타도, 전두환의 쿠데타도 이 주장대로 합리적 설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집권이란 대의를 실현했기 때문이다. 정말 이렇게 생각하나? 아마도 아닐 것이다.
대의를 위해서 유시민은 옳은가? 우리편의 동지의식 고취로 충분한가? 서로에 대한 믿음만 확인하면 해결되는가? 지금 우리편이 얼마나 되고, 이렇게 하면 우리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 대세가 되는가?
아닐 것이다. 명백하게 자기기만이고 자기만족이다. 지지율은 떨어졌고, 진보당은 지금도 고립되고 있고, 당내 당수파의 전횡은 견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 당내 다수파의 행동에 정당성만 줄 뿐이고 조장할 뿐이다. 불합리를 더 견고하게 만들어준다. 이것이 책임윤리에 따른 결과다.
다시 묻는다. 집권이 최선인가? 특정한 원칙조차 무시하고 집권만이 전부인가?
과연 이 행동이 나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느냐? 신념윤리의 결과를 피드백하거나 시뮬레이션하는 책임윤리가 없다면 언제든지 열정의 노예가 될 수 있다. 지금 서서히 상당수가 노예화 되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한다.
열정의 노예가 지나친 말일까? 특히 정치에 대한 열정은 언제든지 자유를 잃은 노예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권력이란 괴물을 획득하는 싸움이기 때문이고, 싸움이 지나치다면 권력에 가까이 가기 위한 경쟁이기 때문이다.
독재는 자기 집권을 획득하기 위해서, 또는 유지하기 위해서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사람이 아닌 괴물을 쉽게 탄생시킨다. 견제를 할 사람도. 세력도 없어서 권력이란 늪에 빠져도 도와줄 수단이 거의 없다. 지금처럼 구 민노당계 다수파의 전횡과 독재를 견제하지 못하면 진보당안의 정치인들은 언제든지 권력이란 늪에 빠지고 만다.
아니다! 난 국가권력을 말하는거다고 자기변명이나 자기합리화할 수 있다.
하지만 권력이 국가권력만 있는가? 집단이 있고 집단의 행동과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힘이 바로 권력이다. 폭력을 통해 다른 사람의 행동과 의사를 조정함에 언제든지 도취될 수 있는 건 사회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이러면 다른 사람은 무자비한 힘을 휘두르지만 내가 힘을 가지면 그것과 다를 것이다! 낭만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나는 특별해서 권력을 정의롭게 쓸 수 있다고 믿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낭만적인 생각을 하지 않으면 결벽증이니 노무현을 죽이는 행동을 하는거니 자기나름의 이유를 붙여서 설명하고 있다.
이 사람들에게 다시 질문한다.
객관적 관조를 했는가? 책임윤리를 생각하는가? 집권에 도취되어 노예가 되지 않았는가? 힘에 치이다 오히려 힘에 굴복한 건 아닌가?
당내민주주의는 행동준칙이다. 권력이란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한 막대기이고, 권력이 머물러있는 안개 많은 지형을 극복할 수 있는 나침반이다. 국가의 민주주의도 행동준칙이다. 이번 상황과 연결해서 보면, 투표가치 왜곡은 중대한 범죄행위이고, 결과에 영향이 큰지 작은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동시에 경선규칙 승복도 행동준칙이다. 심판이 경선승리를 결정했다면 경선은 승복한 상태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와 조화하는 합리적인 선택이다. 유시민과 이정희가 완전히 늪에 빠지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주는 유일한 단서이다.
이기고 보자는 생각, 다른 사람과 지금 싸우는 중이니 우리의 문제는 싸움이 끝나고 해결하자는 생각 충분히 우리편을 위한 장수의 선택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렇게 해야 책임윤리를 망각할 수 있다.
다시 그 사람들에게 질문한다.
투표가치 왜곡을 이렇게 쉽게 넘어갈 수 있다면, 투표가치 왜곡을 들켜도 당당할 수 있다면, 투표가치 왜곡을 편들어주는게 공정한 것이고, 현실적이라는 판단이라면, 누가 우리를 지지해줄까? 누가 우리를 신뢰할 수 있을까? 어떻게 권력이란 늪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떻게 열정의 노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권력이란 폭력에 대한 열망이고 이것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광신을 주는 것이다. 언제든지 우리를 좀먹을 수 있다. 지금처럼, 여기에 보다 가까운 유시민도 조금씩 빠져들어가고 있고, 열렬히 환영해주는 사람이 다수로 나타나고 있다. 다 서서히 빠져들어 가는 중이다.
이런 투표왜곡을 방관하면 어떤 행동준칙도 대의라는 이름으로 뭉갤 수 있고, 실패는 오직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더 힘에 집착하게 만든다. 심지어 신념윤리를 지킨 것이 실패해도 자신이 행동준칙을 지키지 않아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세상의 잘못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즉 자신의 이성을 언제든지 마비시킬 수 있다.
현재 집권이란 이름으로 유시민의 방관을 정당화하고 노무현을 죽이기 않기 위해서 편이 우선이다는 생각을 난 깡패의리라고 표현하고 싶고, 이것은 진보당을 공당이 아닌 개인사조직으로 만들 것이라고 표현한다. 지금처럼 구 민노당을 공당이 아닌 사조직으로 만든 권력욕이 참여계까지 오염시키고 있다고 판단한다.
만약 이 늪에 지지하는 정치인이 빠지고 있다면 꺼내줘야한다. 당내 다수파가 힘 우위로 당내민주주의를 깨부수고 있다면, 그것과 맞써 싸울 힘을 지지자들이 줘야한다. 그것이 유시민의 생명을 지키고 연장해줄 것이며, 미래 유시민의 행위를 좀 더 자유롭게 만들 것이다.
권력에 대한 집착, 집권이 대의라는 생각 이것은 유시민의 생명을 단축하거나 갉아먹을 것이다. 경선규칙도 지키지 않는 정치인이 과연 정의로운 국가를 만들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또한 보다 높은 도덕요구가 유시민의 말대로 정치인의 특수윤리라면 지지자는 특수윤리를 지키게 도와줘야한다. 이게 지지자의 신념윤리고 책임윤리라고 생각한다.
난 이것이 유시민에 대한 진짜 의리라고 생각한다. 동의하는 사람이 늘어나기를 바라고, 유시민도 이런 의리를 통해서 자기세력을 단단하게 만들어주길 바란다. 아니라면 언젠가 유시민이 아닌 권력욕에 도취되어 행동의 자유를 점점 잃은 괴물을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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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
얼마만큼의 자유를 잃었는지 지지자들은 문제의식이 없는 것 같다.
유시민이 자유를 잃은만큼 결국 유시민도
기존 정치인들처럼 움직이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난 의문이 든다.
과연 유시민 지지자들은 유시민에게 뭘 원하고 있는지.
그냥 유시민이 대통령되고 권력 가지는 것만을 원하는 것인지.
노무현처럼 해도 그 정도인데 유시민이 지금처럼 하면 과연 뭘 할 수 있나.
그냥 유시민이 대충 권력가지고 잘 살면 만족인가.
어쩌면 유시민 팬덤은 그냥 단순한 얼빠일 것이라는 생각이 요즘 강하게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