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비대의 중국 어선 나포
-러시아, 미국 주도 림팩(RIMPAC) 참여
-터키,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서”

15,16일 동해 나홋카항 인근 러시아 EEZ(배타적경제수역)에서 중국 어선 2척이 불법 오징어잡이를 하다 러시아 국경수비대 경비함에 잇따라 붙잽혔다. 문제가 된 건 16일 잡힌 루룽위(魯榮漁)80-117호라는 이름의 배. 얘는 경비함의 정선 명령에 불응 3시간에 걸친 도주 행각을 벌였다. 첨엔 공포탄을 발사하며 “게 섯거라” 그러나 중국 어선이 계속 도망가자 러시아 경비함의 30mm기관포가 발사됐다. 포탄이 어선 측면에 맞고 난리가 난 가운데 학익진은 아니고 추월해 진로를 가로막은 러시아 경비함 뱃머리에 오징어잡이배가 대굴휘를 박고서야 추격전이 끝났다.

기관포 발사로 인해 죽거나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추격전 직후 중국 선원 하나가 실종된 사실이 확인됐다. 즉시 수색에 들어갔으나 발견되지 않았고, 생존가능성은 희박하다. 중국 어선은 자기 선원이 실종됐음에도 러시아 경비함이 실종자 구조에 나선 틈을 타서 또다시 도망을 가보려다 도로 붙잡혔다. 중국 정부가 실종자 발생을 정식확인한 것은 사건 발생 3일이 지난 19일이다.

초기 공식대응을 자제하던 중국 정부는 자국민 실종으로 인해 궁민여론이 좆같아지자 강경모드로 돌변했다. 외교부 청궈핑(程國平)부부장은 러시아 대사를 소환해 “난폭한 법집행”이라고 비난했으나 러시아는 “그건 니 사정이고, 나는 불법에 대한 법집행을 마저 하겠다”며 처벌절차에 착수했다. 덧붙여 “러시아 EEZ에서 적법한 공권력 행사를 한 것에 대해 중국이 왈가왈부하는 따위에 이 몸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구 오징어잡이 배 선장과 하루 전 붙잡힌 저타이위8695호 선장을 기소했다. 사격논란과 관련해 러시아의 입장은 “경고 했고, 서라 했고, 공포탄으로 시작했으나 시발험들이 말을 안 들어먹고 내빼니 발포했다. 인명피해 없었다” 당당했다. 내가 봐도 법대로 세련되게 후처리도 당당하게 잘하고 있다.

최근 몇 년에 걸쳐 중국 외교부는 실제로 타국 어장에서 자국 배들이 불법 조업을 하고 있는 행태를 잘 알고 있으나, 국민여론에 밀려 주변국의 정당한 법집행에 불평을 해왔다. 여론이 중요하고, 여론이 무서운 건 당연하고 고귀한 생각이지만, 여론의 수준이란 게 어데를 막론하고 좆같을 때가 많거든? 그럼 대가리들이라도 정신을 차려야 매를 안 맞는다.

얼마 안됐지만 푸틴이 재집권하며 특별한 관계가 더욱 특별해지고 있다는 평을 받았던 중국/러시아의 밀월관계는 그럼에도 지속될 것이다. 아녀, 뭔가 꼭 그렇지는 않다는 얘기들이 돌고 있다. 중국은 남획과 환경오염으로 연안 어장의 씨가 마르자 한국/북한/러시아 해역에 쳐들어와 남의 고기를 싹 다 잡아가고 있었다. 이런 건 각개로 붙어서 싸워봤자 본전도 못 찾는다. 최근 한국 정부가 중국 불법 어부들에게 빌빌거려서 우리도 국민여론 조치않다. 이런 와중에 얼마 전 중국 애덜이 북한/중국 물물교환장소에 맨입으로 나타난 사건이 벌어지자 북한 애덜은 주저 않고 쌍늠색히들을 포박했다. 혈맹? 유일한 동맹? 다 필요없다. 규칙대로 가는 거다. 중국과 북한은 정부 묵인 하에 이런 종류의 밀거래가 활성화되어있다고 한다. 중국은 가전제품을 갖다 주고, 북한은 생선을 갖다 주는데 시발롬들이 맨손으로 나타나서 외상으로 우선 생선부터 달라고 하믄... 생각해바. 줬다가 낭중에 외상값 안 갚아도 문제지만, “담에 거래하자” 하기에도... 이 날씨에 생선을 어따 보관해. 결국 생선 들고 온 애덜 엿멕이자는 수작 밖에 더 되겠냔 말이지.

동네 바다 다 털리기 전에 남북한러시아가 생선도동놈들을 상대로 연대해야하는 것이다. [법] 아래서. 중국이 러시아와 친하고나발이고 다 쓸데 없는 짝짓기다. 동맹 안에 라이벌 있고, 라이벌끼리 연합한다.

러시아, 미국 주도 림팩 참여

이 사건이 있기 일주일 전 러시아는 미국이 주도하는 림팩훈련에 참가했다. 림팩(RIMPAC환태평양훈련)은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해상연합훈련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 러시아 국내 언론에 따르믄 러시아 전문가들은 사상처음으로 러시아가 이 훈련에 참가한 것을 “지역 내 중국 부상이 언젠가는 자신들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올라가게 될 머~얼지만 그러나 확실한 미래를 대비한 장기포석이자 줄타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강국 중 유일하게 이번 훈련에 초대받지 못했다.

-모스크바 카네기 센터 소장 드미트리 트레닌은 “러시아는 지난 15년간 지나친 대중(中) 밀착전략으로 인해 러시아를 중국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시킬 위험에 대해 감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전략적 독립성과 강대국 지위 유지를 위해선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장기전략을 세워나가야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통신사 리아노보스티의 군사전문기자 콘스탄틴 보그다노프도 같은 의견을 냈다. “러시아가 지난 4월 말 중국과 칭다오(靑島) 주변에서 합동해상 훈련을 하고, 이번엔 미국과 림팩-2012 훈련을 함께 한 것은 역내 두 핵심강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적 대외정책을 취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같은 나라도 함부로 한쪽과 편을 먹지 않는다. 시방이 딱히 민감해서가 아니라, 편가름의 들고남은 ‘도적떼’와 같은 속도로 들이닥친다. 그러니 까불지말고, 중국이 대세, 미국이 대세.. 따위의 생각 없는 빠노릇은 집어치워야할 것이다. 고저 열라 눈치를 보다가 압박과 몰매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닥치믄 결정을 하더라도, 평시엔 눈을 꿈뻑거리며 “지가 아는게 머 있남유~” 태도로 관망하며 체력을 길러놓는다.

‘너무너무 친미’ 사우디만으로 중동을 컨트롤하는데 한계가 있는 미국은 ‘터키’와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며 [유럽과 중동 사이], [강경 이슬람과 대충 이슬람 사이], [반미중동과 친미 중동 사이] 모두를 와따가따할 수 있는 캐릭터 터키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졌다. 

그럼 터키는? 마냥 사냥개 노릇만 하고 있나? 아니쥐. 역사가 얼만데. 지리적 잇점과 전략의 유연화로 블루칩이 되어가고 있는 터키가 최근 러시아와도 관계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역 안에서 향후 성립할 라이벌 관계인 것은 맞지만 경제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얽어매서 한 차원 높은 도약을 꾀하고 있는 두 나라다. 일례로 시리아 문제를 놓고 러시아와 미국의 사주를 받고 있는 터키는 겉으론 대립관계다. 그럼에도 무역과 에너지 분야에서는 점점 깊은(?)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러시아는 08년부터 터키의 최대무역 파트너고, 터키는 러시아 가스의 소중한 고객이다. 러시아 가스를 팡팡 사는 댓가로 러시아 건설시장에서 터키는 건설사업권을 수이 따내고 있다. 러시아가 오른쪽 하단으로는 동북아를 잇는 가스관 연결을 원하듯이 남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은 터키를 통과해야만 한다. 에너지 수요가 많은 유럽과 산유국 사이에서 지리적 잇점을 이용해 에너지 수송허브로서의 도약을 터키는 꿈꾸고 있다. 미국과의 밀월관계에 붙여 러시아를 절대 소홀히 하지 않을 이유가 있는 거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