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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영화는 보러 가야겠는데, 집사람은 오늘 친정 가자고 하니 까딱하다가는 오늘도 못 보는가 싶어 걱정이 슬금 슬금 밀려오기 시작함. 집에 계속 누워 있으면 오늘도 말장 도루묵이니, 일단 아들과 딸을 데리고 새해 맞이 기념 미용실로 향함.
평소 토요일 오전에 미용실 간 적이 없음, 게으름에 미루다 미루다 오후 늦게 가곤 했었는데(일요일은 문닫음) 올해는 뭔가 다르게 시작했다는 뿌듯함이 밀려옴. 뭔가 일이 잘 풀릴 듯. 이발을 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집사람이 전화가 옴. 새해가 되었는데 집에서 빈둥거리는 게 도저히 안되겠다며 영화 보러 가자 함. 빙고...
자기는 아들, 딸 데리고 썬더 뭐시기 볼테니 혼자 변호인 보라함. 나는 안된다. 혼자서 무슨 재미로 영화 보냐고... 아들과 나는 변호인, 집사람과 딸은 썬더로 결정. 팝콘과 음료수를 들고 6관으로 향함.
전체 7개 관 중에서 변호인이 3개 관 이상을 상영하는 듯 함. 토요일 오후 1시 20분인데 자리는 반 이상 찬 것으로 보였고 아줌마들이 단체로 들어 오는 현상이 목격됨. 송변이 버스타고 있는 장면부터 영화가 시작되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나 허구입니다.' 라는 자막은 여기 창원은 나오지 않음.
2시간 넘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감. 그런데 영화가 너무나 익숙함. 노통을 몰랐던 혹은, 오해했던 사람들은 새롭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영화 속 내용들이 과거 노통의 모습과 겹쳐 보여서 색다르고 대단하다는 생각보다는 노통의 삶이 그러셨지 하는 당연함의 연속이었음. 눈물 흘릴 것을 대비해 휴지도 많이 준비했었는데, 너무 영화 얘기를 많이 들었음...ㅠㅠ
감독이 영화 전개상 별 필요없겠다 싶은 장면들도 노통을 변호하기 위해 넣은 것을 보니 노통을 정말 존경하면서 이 영화를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곳곳에서 느껴짐. 법정신에서 카메라 흔들림은 긴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였겠지만 좀 불편함.
아들과 영화 보고 나와서 어떻더냐 물으니 무서웠다 함. 그리고 지루했고. 11살 아들에게는 좀 무거운 영화였던 모양임. 노통의 삶을 보여주기 위해 데려온 나의 목적은 실패로 돌아감.
영화관을 나와 로비 의자에 앉아 집사람을 기다리는데 의외로 아줌마들이 영화관을 많이 찾음. 특히 공유 팬들이 많은 듯함. 연초에 1,000만 영화가 2편 나올 것으로 기대됨.
결론, 영화는 개봉하자마자 바로 보러 가야함! 나처럼 너무 많이 주워 듣고 가면 영화의 감동이 반감됨. 감독의 얘기 중 놓친 부분을 찾아서 영화 다시 보러가야 겠음. 심야에 혼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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