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리산 내대 골짜기에 유학회 강독회를 여름과 겨울에 각각 7박 8일의 일정으로 20살 때 부터 참석하고 있다.
윤리교육과 학부생들의 자발적 학습 모임 중 하나인 유학회는 2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모임이다.
20살에 처음 선배들의 꼬임(?)에 빠져 참석해 본 이후로 여기는 내 마음의 고향이 되었다.
낮에는 여러 격무들(?)에 시달리며 일하고, 밤에는 촛불을 켜고 논어와 맹자를 학습한다.
주경야독이 이런 것이리라.
처음엔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땀흘려 일한 뒤 가마솥 밥 지어 먹으며 선배들과 밤에 공부하다가 막걸리 한 잔 걸치는게 마냥 좋았고
어느 정도 짬이 차고 나서는 후배들 데리고 일하고 공부하는데서 보람을 느끼게 되더라.
5월 14일에 1박 2일 일정으로 교수님 모시고 산행을 가는데...
이상하게 너무 너무 그립네. 빨리 가고 싶다.
밑에는 내 맘의 안식처, 방장산방의 몇 컷이다.
전면에서 본 방장산방
예전 선배들의 땀과 노력이 깃들어 있는 곳. 구들에 쓰인 돌과 나무들을 직접 공수했다고 한다.
제가 1학년 때 참가하여 세운 솟대. 더 큰것도 있다. ㅋㅋ
산방의 2층인 와룡헌에서 본 마당의 모습... 저 곳에서 주로 낮에 일을 마치고 배구를 한다.
제대하고 나서 나는 가마솥 밥을 직접 전수받아 후배들과 교수님을 위해 밥을 지었다. 지금은 후배에게 물려줬지만 아직 내가 제일 능숙하다고 자부한다.
저녁을 먹고 밤에 논어와 맹자를 강독하고 오전에 교수님과 어제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며 진리의 말씀들을 들려주시길 청한다.
도시인들에겐 너무나 불편한 곳이겠지만 나는 좋아서 매년 찾아간다.
우리 삶에는 물질적인 것 이상의 그 무언가가 있음을 체험할 수 있는 곳...
그립다. 담주 주말에 다녀오면 후기도 한 번 올려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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