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그런 경험가진 봉팔러들 아마 없을거야. 차에 취하는거. 차도 많이 마시면 취한다. 술마신거랑은 좀 다른데, 하여간 온몸에 힘이 빠지고 어딘가 멍하고 약간 어지럽고.
보통 차꾼들은 몇시간 동안 수십 수백잔을 마시면서 노가리.. 이런거 많이 하거든. 운나쁘게 그런 자리에 가거나, 그런 모임에 가면 그날은 차에 넉따운. 완전히 취해서 어질어질하거든. 근데, 이때 모든 증상들을 깔끔하게 해결해주는 해결사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곡차여.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차에 취한 후 곡차를 한 잔 하면 아주 말끔해지거든. 그리고 술 엄청 마신날 집에 들어와서 차를 한잔 마시고 자면(이왕이면 보이차나 홍차) 진짜로 아침 숙취증상이 좋은 편이다.
언젠가 지리산에서 차밭과 차제조업을 하는 아저씨네 집에 초대받은 팀에 낀 적이 있어. 단체로 하동까지 가서 이것 저것 구경도하고 맛난 것도 먹었어. 같이 간 잉간들이 다 차꾼이라서 결국 차를 마시며 노가리가 시작되더라고. 나는 어쩌다 낑긴 케이스라서 그냥 노가리 들으면서 얌전히 앉아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게 계속 차를 마시고 있었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까. 이사람들 술을 시작하더라. 물론 나는 묻어갔지. 술도 다들 말술이더라고. 술이 취해서 약간 비틀거릴 시점에 다시 차를 시작하더라고.
그리고 술, 다시 차, 술, 차..... 이러다보니 어느새 해가뜨더라고. 근데 너무 신기하게 정신이 말똥말똥한거야. 나는 11시도 못넘기고 자는 스타일인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걸 ' 차곡차곡'이라고 부른데, 차마시고 곡차마시고 차마시고 곡차마시고...
나 지금 차곡차곡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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