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58미터, 마달령이라는 작은 고개를 넘고도 두어시간 더 걸어가니 시내가 나온다 대구를 출발한지 6일만에, 부산을 떠나온지 11일만에 대전에 도착했다
'최소한 용기 부족으로 걷기를 중단하지는 말아아지' 하는 다짐도 다짐 이거니와 중간에 집에 간다는 것이 영~ 쪽팔려서...히히
여행 일주일이 넘어서니 몸 구석구석이 아프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놈의 통증은 돌아다닌다 무릅도 오른쪽 왼쪽 번갈아 가면서 아프고, 발바닥과 허리도 왔다갔다 하면서 아프다. 특히,김천에서 추풍령 고개를 넘고 영동까지 가는 구간은 45키로 정도로 하루걸음 으로는 최고 기록이다
힘들때 마다 쉬어가는 곳이 있다 마을 버스 정류소 건물이다. 건물 이랄것도 없이 비 피할 지붕과 의자 하나가 대부분이다. 햇살 좋은 오후, 남향의 한적한 버스정류소에 앉아 멍청히 '해바라기'하고 있으면 정말 기분이 좋다. 아늑하고, 편안하고,고요하다. 생각과 시간이 멈춘듯한 착각
내 죽어 하늘나라 가면, 이같은 버스 정류소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하늘님께 건의 해야 겠다. 천국이라면, 꼭 하나 있어야 될것 같다
영동에는 찜질방이 없어 영동역앞 여관에서 잤다. 말이 여관이지 만오천원 하는 옛날 여인숙이다. 역앞 골목길 식당에서 김치 찌게에 소주 한병 먹고 있었는데, 옆자리에 앉은 어느 아저씨와 자연스럽게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자기는 영동 토박이고 나이는 51세. 1984년도에 1억이 넘는 보증 빚으로 있던 재산 다 날리고, 지금까지 억척스럽게 살고 있다고 했다. 근데 그 보증을 쓰달라고 했던 친구는 부자가 되어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데, 그 보증에 대해 보상도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영동이라는 작은 도시에 살면 한번씩 마주치게 되는데, 용서할수 없다고, 분노를 억제할수 없다고 하소연 한다. 젊은날의 초상에 나오는 칼갈이 노인이 연상된다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했다 힘들때 마다 지리산 대원사 뒷쪽으로 가면 큰 바위가 있는데 그기서 마음을 많이 달랬다고 했다 안타까울뿐 할말이 없다
나도 90년대 초 정처없이 전국을 배낭하나 매고 돌아 댕긴 기억이 나는 구려..
그때가 어제일 같은데 세월이 이렇게 흘러 버렸내...
하지만 내 친한 형님과 다시 그 길을 한번 걸어보고 싶내 ..
형님 마누라 눈치그만 보고 함 떠나 봅시다.
마누라 눈치 볼 일없는 형님도 있고..ㅋㅋ
이 비 그치면 날이 매서워진다는데.... 걱정스럽다.
난 4일전 힘든 산행하고..3일을 근육통을 앓았다. 제때 풀어주지 않고 방심한 탓이지.
피로는 짬짬이 풀어가... 성급하게 길만 재촉할 필요는 없는 거지?
힘들땐 동네 한의원을 들리거나 허름한 여관이나 찜질방 등에서라도 늘어지게 자며 충분히 풀어줘야 해.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