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장마때 뒷산 진돌이(유기견의 자손들)들이 아파트 단지에 들어와 새끼를 낳았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어. 5마리를 낳았고, 동네사람들이 보살펴주다가 뒷산으로 돌려보냈었어. 한마리는 경비아저씨가 입양해가고, 4마리가 뒷산으로 돌아갔지.
여름에 개 싫어하는 사람들의 신고로 소방서가 몇번 출동했던 것 때문인지 개들은 한 두달 정도 모습을 감췄어. 그러나 밤마다 내가 설치해둔 개밥그릇은 비어 있었어. 아마도 밤에 몰래 와서 먹고갔었나봐. 거의 매일 저녁 밥을 주는데, 이녀석들이 밥을 먹는 모습은 못봤지만, 분명 와서 밥은 먹고 가는거야. 근데, 가끔 개밥그릇을 통째로 물고 가버려서, 몇 번 밥그릇을 바꿔야했어. 아마도 새끼를 무사히 키우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니 화가 안나더라고.
나는 산밑 작은 공원 뒷편에 밥을 주는데, 우리동네 둥이아빠(진돌이 둘을 키우는 60대 아저씨)는 큰 공원 나무 밑에다 밥을 준다고 하더라고. 가끔 이분을 만나서 뒷산 개들 이야기를 하는데, 이 분이 한동안 개들이 안보인다고 걱정하면서 내가 주는 밥은 비우냐고 묻더라. 그렇다고 하니까, 자기는 개가 개밥을 물고가기 쉽게 비닐봉투에 이중포장해서 가져다 둔데, 다음날 아침 가보면 없어진다는거야. 아마도 새끼를 키우나보다고.
어제 오후에 개밥주러 조금 일찍갔는데, 어떤 할머니가 운동기구를 이용하시고 계시더라고. 내가 밥을 주고 내려오니까, 말을 해주시는거야. 아까부터 벌써 두 번이나 개3마리가 와서 밥그릇을 들여다보고 갔다는 거야. ㅎㅎㅎ 이녀석들 이제 낮에 출몰하기시작했나봐. 할머니 말에 의하면, 숫넘, 암넘, 새끼강아지 이렇게 세 마리라는 거야.
저녁을 먹고 다시 한번 가봤더니, 벌써 다 먹었더라고. 그래서 한 번 더주고 큰공원 한바퀴돌고 돌아 오는 길에 보니까 어머나 세상에. 강아지가 강아지가 있는거야. 엄마개는 누렁이, 아빠개는 백구. 그리고 성견인지 강아지인지 구분이 안되는 누렁이 둘과 분명 강아지인 새까만넘. 이제 5개월이 되었지만, 몸집이 작고 뛰어다니는게 전형적인 천방지축.
총 5마리 가족이 식사중이었던거야. 대장개 백구는 망보구 있고, 나머지 개들이 무려 4마리인데, 어두워서 모습을 분간하지 못하겠더라고, 내가 가만히 지켜보니까. 나를 아는 눈치야. 대장개는 계속 나를 주시하고, 나머지 개들이 밥먹는 소리가 들리고... 내가 도저히 못참고 가까이가니까 대장개의 신호에 따라 일렬로 줄서서 도망가는거야. 천방지축 검정강아지만 빼고. 대장 백구가 다시 한번 짖으니까 그제서야. 일행을 따라 도망치는데, 전형적인 천방지축 강아지 걸음. ㅎㅎㅎ
가슴이 뭉클했어. 잘못하면 울뻔^^ 새끼를 산 속에서 무사히 키워내다니. 정말 너무 너무 대견해. 무사히 키워낸 새끼가 둘인지 하나인지 아직 확신은 서지않지만. 까망이 한 마리는 확인이되었어. 까미라고 이름지어야쥐^^
제주도에서는 유기견들이 한라산으로 올라가서 노루를 사냥하기도 한다. 완죤 야생견... 거의 늑대가 다 되었다. 한라산 생태계에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는지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아동이나 어린 학생들에게는 충분히 위협이 된다고 생각한다. 같은 견지에서 약간 우려스럽다.
그리고 개가 야생에서 지내면, 각종 기생충으로 개들이 쉽게 병에 걸리고, 죽으며, 나아가 병을 옮길 수도 있다.
대형견은 특히 위험한데, 사람이 물릴 경우에 광견병의 위험이 있다. 광견병은 개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너구리에게도 있는데, 이 광견병이 너구리와 야생견들 사이에서 옮겨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특히 먹이나 똥 오줌, 개들끼리 혹은 너구리와 개와의 싸움이 있을 경우에 말이다...
사원진/ 멧돼지들이 농가를 덮쳐 피해가 자꾸 나고 있다고 하더라. 물론 농가가 피해를 입은 건 사실인데, 누가 맷돼지들을 가해자로 만들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아니지. 맷돼지가 가해자이기나 한가. 농가에 나타난 맷돼지는 사살 대상인가. 너 혹시 미야자키하야오의 너구리대전쟁 폼포코 봤니?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