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보러 울산에만 다섯번 쯤 갔나보다. 부산에서 울산까지 그리 가깝진 않아서 가는데만도 한참 걸리는데, 이렇게 가는 걸 보면 내가 진짜 좋아하긴 한다 싶어. 자가용 이용하면 가는 시간이 반정도로 줄어드는 걸 알고는 무서워서 하고싶지 않던 운전도 하고 싶어지더라니까. 면허 있으니 당장 연수받고 싶었는데, 아빠가 특이하게도 매뉴얼 운전자거든. 1종 보통으로 땄지만 엄두가 안나네.
처음 갔을 땐 자기가 어딨는지를 낯설어 하던 돌고래들도 점점 적응하는 것 같은데.. 이게 좋진 않아. 넓은 바다에서 놀던 애들이 저 좁은곳에서 얼마나 불편할까 싶어서. 수족관이 정말정말 작거든. 좀 크게 만들어 놓으면 어때서. 요즘 울산, 제주도 등지에 체험관 만든다고 일본에서 계속해서 사오고 있는데, 지금도 충분하니 그만했으면 싶다. 이젠 아예 일본처럼 포획해서 수출까지 할 계획이라고 하니, 정말 그만해라고 하고 싶다니까.
처음엔 암컷 두마리, 수컷 두마리 있었는데 암컷 한마리가 먼저 하늘로 갔고, 지금 있는 건 세마리. 그 중에 나랑 친한 건 제일 연장자이자 암컷인 꽃분이. 꽃분이는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조련사들이 나름 훈련을 시키려고 해도 잘 안해. 다른 애들은 가서 볼때마다 뭔가가 늘어 있는데, 우리 꽃분인 심드렁하다. 요즘 보여주는 쇼는 처음보다 훨 쇼같은 느낌이 나는데, 난 이게 또 맘이 안좋고...
수컷 아롱이, 다롱이는 빨리 휙휙 헤엄치거나, 자기들끼리 장난치거나, 아님 자는 시간이 긴 데 비해서 꽃분이는 아크릴 창 앞에 있는 사람들을 젤 열심히 관찰하는 것 같아. 아무래도 암컷이라 섬세하고 관찰력이 있다 싶은건 내 편견인가^^
시간 맞춰 가면 조련사들의 돌고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데, 꽃분이가 젤 느리게 움직이고 훈련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하니, 그래도 화나면 엄청 빨리 헤엄친다고 알려주더라 ㅋㄷ
저 앞에 있으면 시간이 얼마나 가는지도 잊어버린다니까. 나한텐 꽃분이가 아는 척도 해 주는데, 다른 건 아니고... 내 앞에서 분기공쪽을 아크릴에 대고 가만 있거든. 그럼 나도 아크릴에 손을 가만 대고 있지. 자길 좋아하는 사람을 알아보는 건가 ^^ 꽃분이는 아크릴 앞에 얌전히 분기공쪽을 댄다면, 다롱이는 쿵쿵 치는 장난꾸러기. 제법 소리도 나는데 아프진 않은가 모르겠어~ㅋㄷ
이런 장면을 놓칠 순 없다 싶어서 사진기를 꺼내면, 사진기를 보고는 그냥 지나가버려. 사진엔 이런 장면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듯이. 그래서 동영상 모드로 찍고 있었는데, 역시나 관찰만 하고 가네. 사진기 넣으면 신기하게 또 앞에 와 있어^^
사진기를 보고 그냥 가는 우리 꽃분이. 나중엔 친구들한테 뭐라고 수다도 떤다구~ ㅋㄷ 꽃분이 보면서 디카를 그냥 들고만 있었던지라 잘 찍히진 않았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