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츄 두 마리랑 동거하는데 한 녀석은 12살, 한 녀석은 10살. 갑자기 군 식구가 5마리나 늘었는데, 최근에는 한 마리가 죽었는지 안보이고, 가끔이라도 얼굴 보여주는 넘들이 4마리야.
지난번 글올렸었는데, 뒷산에 개들이 살고있어. 재개발지역의 공통점이겠지만, 단독주택에서 키우던 진돗개들을 버리고 아파트로 이사가는거지. 뒷산 개들이랑 처음 만난거는 지난 겨울이고, 봄부터 공원에서 몇번 얼굴마주치다가 본격적으로 식순이 엄마가 된 것은 이제 두 달정도. 내가 파악한건 엄마개와 아빠개 그리고 강아지 두마리가 함께다니거나, 강아지 두마리만 다니거나, 엄마개 아빠개만 다니는 장면이었는데, 대장은 엄마개로 믹스견 누렁이고, 아빠개는 초 울트라 미남 순종 진돗개 백구.
일단 공원울타리 뒷편 사람들이 안다니는 곳에다 밥그릇을 두 개 설치했어. 왜냐면 진돌이 가족 중에서 밥먹으러 내려오는 녀석 두 마리만 봤기때문이야. 근데 어느날 밥주러 갔더니, 세 마리가(셋이 얼굴이 똑같이 생긴 녀석이고 얼굴표정으로 봐선 지난 가을 산에서 태어난거 갔더라) 나란히 앉아서 기다리고 있지뭐야. 결국 밥그릇을 세 게 설치했지. 셋이 사이좋게 나눠먹는거는 못하더라고. 한 마리가 그날 못먹는걸 봤거든. 얼굴은 보리언니네 개랑 딱 닮았고, 귀가 뾰족하게 서있는게 아주 미견이야. 다만 못먹어서 앙상하게 말랐지만 표정은 순둥이에 겁쟁이.
얼마전 공원산책가는 중에 동내 아저씨가(아파트지역 옆에 빌라지역이 아주 조금 있음) 진돗개 두마리를 데리고 산책을 가는 중이었어. 이아저씨는 사람들을 피해서 산쪽으로 다니거든. 사람들이 진돗개 당연히 무서워하니까. 아저씨에게 물어봤어 산에 가면 산에 사는 진돌이 가족이랑 안만나냐고. 이 아저씨 드뎌 나를 잡고 온갖 스토리를 풀어놓으시더라구. 산에 사는 녀석들 너무 불쌍하다. 그 녀석들에게 공원 분수대 옆에다 정기적으로 밥을 주고 있다. 아저씨네 개들이랑 산에서 싸워서, 아저씨 개 중에 한녀석이 크게 다쳐서 치료비가 40만원이 들었다. 그렇치만 그 개들이 불쌍해서 여전히 밥을 준다...... 등등. 그러면서도 산에 사는 개들이 얼마나 착하고 순한지를 몇번이나 강조하더라. ㅎㅎㅎ 절대 동네 애완견들은 안문다고. 자기가 산개들 나와바리를 침범해서 나쁜사태가 벌어졌을 뿐이라고. 정말 좋은 아저씨야. 나도 개밥준다그러니까 너무 고맙다고 몇번을 인사하더라고. 그런데 대장개가 죽은거 같다고 하더라. 산에서 대장개 혼자 올라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나중에 보니 바닥에 핏자욱이 있었다고. 그리고 그 개를 못봤다는거야. 나도 대장개 못본지가 세 달정도 되었거든.
대장개(엄마)가 없어선지 주로 백구아빠는 혼자다니고, 개들도 혼자 다니거나 둘이 다니거나 그러더라고. 어제는 밥주러 갔다가 조금 기다려보니 이녀서이 나타나더라. 새끼 중의 한녀석만. 집 뒤에 아주 작은 절이 있는데, 그 절 어딘가에 숨어서 기다리다가, 밥냄새를 맡고 나타나는거 같아. 절 스님도 가끔 뭔가를 주시나봐. 스님에게 물어보니 공양주할머니가 개를 싫어해서 데려다 키우진 못하지만, 절 어딘가에 들어와 있는거는 봐주나봐. 이넘들이 절이 안전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아는거 같기도하고. 겁쟁이라서 사람이 있으면 안내려오는데, 이제 나를 경계하진않아. 그래도 2미터 근방으로는 안오지만.
얼마나 영리하고 차카게 생겼는지 정말 이뻐. 요즘 비가 많이 와서. 개밥그릇(락앤락) 뚜껑을 살짝덥고 돌으 올려놓는데, 요걸 주둥이로 살짝 밀고서 밥만먹고 간다. 오늘 아침도 우산쓰고 개밥주러 갔다가 한참을 기다렸는데, 안나타나더라. 밥주고 직접 먹는모습을 보는 일은 별로 없는데, 가끔 직접 먹는 모습을 보면 너무 기분이 좋아. 애들키우는 사람들이 이렇겠지? ㅋㅋㅋ
진돗개용 사료를 싼걸로 주문해서 먹이는데,,, 점점 감당이 안되네. 밥값이 문제가 아니라. 보통 8키로나 10키로들이를 주문하니까. 회사로 배달받아서 차에 실고와서 집으로 옮기느게 문제야. 이거 배달받는 날은 운동화 신고 출근한다니까.
언제 직원들과 회식을 하고 집에 올려고 대리운전 불렀는데
직원이 시츄 한마리를 내 품에 안겨 주는거야!
이건뭐냐? 아까부터 졸졸 따라 다니는데 누가 버린것 같다며 집으로 데리고 가라더라구!
그래서 집으로 안고 와서 같이 목욕하고 까지는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베란다더라! 마님한테 쫒겨난거야!
우리집 마님이 개를 별로 좋아하지를 않는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처음 있던 자리에 두고 왔다...
개가 늙었는데 눈치가 얼마나 빠르고 영리한지,,, 가슴이 아프더라구~~~
내가 나중에 마당 있는집에 살게 되면 개 몇 마리와 같이 살고 싶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