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7일 아침 버고에서 양곤행 버스를 타다.
4시쯤에 공항 카운터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사바지공에서 내려 곧바로 51번 버스를 타고 7마을과 6마일 이에 있는 한일관에 들러 삼계탕을 시켯다.
국물이 시원해서 게속 들이키는데 반찬까지 다 먹다보니 배가 확 불러온다.
버스를 타고 한국식당에 정확하게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인 아줌마가 오늘따라 아는 척을 하며 커피까지 권하신다.
곧바로 식당을 나와 택시를 잡아탓다.
3천짯을 흥정하고 공항까지 들어갔는데...젊은 운전사와의 대화가 기억난다.
오늘이 미얀마에서의 마지막 날이라고 하면서 말문을 텄다. 만달레이 인레까지 다녀왔다고 하면서 두달이나 있었다고 하니 놀라면서 같이 즐거워 한다. 대부분 일주일 정도 머물다가 돌아가는데 말이다. 양곤 인터내셔날 에어포트란 말을 두 번씩이나 반복하며 나의 행운을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자기는 꿈도 꾸지 못하는데 부러워도 전혀 그런 내색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1월에 미얀마도착해서 공항에서 양곤으로 오는 택시운전사도 자신은 바깥외국은 가고 싶지 않다. 만달레이 인레 옹웨사옹등 국내만 여행하고 싶다고 했는데
지금 한국과 일본 등의 선진 외국의 물가와 인심을 생각해 보면 미얀마 사람들이 외국으로 나가서 사는 건 그 보다 더한 고생길 마음고생을 각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주일전 일정을 앞당겨 귀국하기 위해 왔을때보다 훨씬 더 마음의 여유가 있다.
수속이 곧바로 이어지고 2층으로 올라가 이민국을 통과하다 사무실로 가라는 직원의 말에 찜찜하게 생각되었으나 곧 희미하게 나마 기억이 떠올랐다..3년전에도 사무실에서 뭔가 등록을 하면서 돈을 내라고 할 것이란 생각이 말이다.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으니 “2개월씩이나 체류한 외국인은 미얀마 이민국에 등록”하는 과정이 있다고 알려준다..그중에 한 젊은 친구는 내 여권에 명상이란 글이 적혀 있는 걸 보고 어디에 있었느냐고 물으면서 3달러를 내라고 한다. 그냥 재미삼아 “무시부” 없다고 하니 그럼 다음에 또 올때 내라고 한다. 그러면서 탱규와 미안하단말을 연발한다.
미얀마는 그래도 속이 말랑말랑한 부분이 남아 있다.
일주일전에 일정을 앞당겨 항공권을 공항에서 연기하려고 했는데 새 항공권을 구입하는 비용보다 더 비싸길래 공항입구 사설 환전에게서 몽땅 환전했는데 다시 오후에 환전한 기억을 되살려주며 그돈을 돌려달라고 하니 확인절차를 거쳐 즉각 돌려주었다. 동남아의 스마트한 저가 항공사 에어 아시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위여부와 사실관계가 확인되었다.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 덕분에 나는 일주일이나 더 양곤과 버고에 체류하게 되었고 그렇다해도 전혀 기분이 달라지지 않았다..여행이란 이렇게 어떠한 상황이 전개되어도 그것을 수용하는 것이며 돈을 들여서 일정을 앞당기는 것보다..여유있게 즐기면서 비용을 줄이는 것이 똑같은 길을 되도록 다시 가지 않는 것과 더불어 하나의 불문율이었다.
좀 더 자유로우려면 이 스마트한 저가 항공에 대해 좀더 배워야 한다..여전히 배울 것이 더 남아있었다...(나중에 한국에 들어가서 그런 상황이 발생했다.)
아니 그것보다 미얀마란 나라에 대해 좀더 배우고 익숙해지지 못한 것이 있었을 것이다.
수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일 것이고 삶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며 끝없이 배워야 할 것들이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
오늘 아침 3월 29일 뉴스에서 확인한 한것은 나의 예상대로 우리나라에도 방사능물질이 검출되었으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것이며..뉴스가 조금 솔직해졌다는 느낌이다.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이다..우리가 살고있는 나라가 얼마나 복잡하며 위험한가를 새삼 알게 해 준다고 할까? 화면에는 공항에서 출국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도 보였다.
대선후보 여론조사란게 발표되었는데 전화응답자를 대상으로 했으면서 배경화면으로는 휴대폰과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젊은 사람들을 보여주었다. 이런걸 새도우 화면이라고 하나?
자주적권고란 말도 해당되겠다..자신이 믿고 싶은대로 믿게하는 중간적인 그래서 정보라고 하기에는 그렇고 보는 사람이 알아서 판단하고 알아서 행동할 수밖에 없고
비행기는 2시간 반정도 날아서..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아참 그전에 미얀마에 있을때 3월 11일 아침에 길거리 찻집에서 물에 잠긴 도시를 보았는데 일본인줄은 몰랐다..현지 사람들이 차를 마시며 담화의 대상으로 삼고 있었다.
그후 게스트하우스 아침방송 시간에 명상센터에 같이 있던 일본인을 만나 같이 보았는데 그 친구집이 방송에 나왔다..엄마와 동생이 거기에 있다는 것이다. 그날 내내 그 일본인과 함께 동행했는데 그와 함께 다른 명상센터와 인터넷카페에서 가족과 연락을 시도했는데 그의 가족과는 연락이 되지 않았고 나는 부산의 모친과 한 10분동안 통화를 했다.
일본 센다이 지역에 4월에 들어가기로 한 조카가 다행히도 입국은 하지 않았단다.
그와 함께 구글링을 하면서 동영상을 보았는데 집이 흔들리고 도로가 파손된 화면의 그곳이 자기네 동네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오후에 버고로 가서 하루 있다가 다음날 공항으로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양곤공항에서 두 번째 화면을 보았다..공항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지켜 보았다. 차와 집들이 떠내려 가고 있었고 시커먼 바닷물이 육지로 밀려오는 모습을 보았다.
말레지아에서도 게스트하우스내 인터넷으로 보았고 한국으로 들어가는 일정을 연기하기 위해 시도했으나 48시간내에 연기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일전에 명상소에서 꾼 꿈이 생생히 기억났다..동생의 하반신이 징그럽게 형체가 없고 진물이 붙어있었다. 두 마리의 검은 곰이 내뒤를 따라오고 오토바이를 타고 전력으로 도망치던 장면...비가 오는 곳에 홀로 서있는데 바람에 “마을이 곧 잠긴다”는 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입국소에서는 직원들의 표정이 읽혔는데 우울해 하고 있었다.
출입국 신고서 한 장이 여권에 그냥 끼워져 있었다.
비행기안에서는 더운 시즌을 피해 한국행을 선택한 여행객들이 수다를 떨며 긴장과 들뜸을 표현하고 있었다..이 사람들도 알고 있겠지..잠시 왔다가 이 사람들 추위에 놀라 도로 돌아갔겠지..
인천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을 빠져 나오는데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로 몰려왔다.
이전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하나의 비슷한 동질의 느낌이었다.
공항에 잠시 머문후 늦은 시간이라 곧바로 버스에 올라서 신림동 사우나에 도착해서 하루를 잤는데 3월 18일 아침이었다. 목이 너무나 말라 새벽에 깼다가 다시 잠을 청했던 것이다.
신문가판대에서 신문을 일별하고 담뱃불을 빌리고 전화카드를 사서 집에다 전화를 한후 전철역으로 갔다. 영등포역에서 천안아산행 KTX 를 타고 거기에 환승하기전 비빔밥을 먹고 환승해서 부산역에 내려 집에 도착했다.
집에서 일주일 동안을 머물며 가족과 대화를 나누었다. 밀양에도 들러 만기 예금을 찾아 이체해놓고 전화와 휴대폰도 정지상태에서 완전 해지해 버렸다.
명상센터에서 배운대로 마음을 챙기지 않았다면 담담하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후불식도 잘 되지않고 너무 추워서 왜 그리 추운지 따뜻한 곳에 있다가 꽃샘추위는 정말 추웠다. 온김에 오두막까지 택시를 타고 들어갔다. 택시 운전사 아저씨도 궁금해 했던가 보다 열차정거장에서 무심히 알아차려진 사람들의 마음이 이전보다 더 얼어있었다.
그래도 미세한 움직임은 있었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이미 공포심으로 패닉이 더해진 것 같았다. 모친의 말에 따르면 지난 겨울 정말 추웠다고 한다.
명상센터에서 편안하게 있었던 것이 천국의 느낌이었다면 이곳 지금은 지옥의 전조현상이 이런 것일까? 제주도에 새롭게 문화원을 연 동기의 말 “깨어 있어야 할 때” 란 말이 생각났다. 일본의 현재상황은 “이제 시작이다” 라고 월간지 잡지 기자인 친한 친구에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그는 “이제 살만큼 살았다” 였다...낄레사(번뇌)로 사는 것은 죽은 것이란 사야도(스승)님의 말씀이 생각났다..다른 고등학교 선배의 말도 “이제 살만금 살았는데” 였다.
낄레사로 살아가는 범부 중생....또 다시 죽는다 죽임을 당한다는 것에 대해 느끼는 것과
수행센타에서 막 나와 느껴지는 나의 느낌과는 다르다.
밀양으로 가는내내 느껴지는 느낌은 첫째 힘이 쭉 빠진다는 것이었다.
비가 오면 관절이 아프듯이 뭔가 호흡되어지는 것이 내 몸속에 들어와 무력하게 한다는 느낌과 마음에 힘이 하나도 없을때 혼자 있으면 느껴지는 그런 고독감과 불안이 오두막집에 혼자 있을때 밀려왔다.. 30분이 지난후에 그집을 빠져나와 버스를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어딘가로 도망쳐야 한다는 마음이 나를 이곳저곳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다시 말레이시아행 항공권을 예약했다.. 가족들과 일주일간 같이 있었지만 저쪽 동남아쪽에서 장기간 있어본 경험이 없는 가족들은 선뜻 낯선 곳으로의 이동에 동의하지 않았다.
한달간이라도 이 상황을 비교적 안전한 곳에서 지켜보자는 나의 주장에 난색을 표했다.
이 상황은 지속될 것이며 인접국가인 우리나라도 그 범주안에 들어간다.
장기적으로 방사능에 노출될 토양과 대기 물 먹거리들..신체적 자각증상으로는 구토와 메시꺼움 우리한 통증..암환자가 방사선 치료를 받을때처럼 탈모 구토현상이 생길 것이다..
요오드는 갑상선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다..몇년후부터 갑상선 암 환자가 발생할 것이다
이제 시작일 것이란 주장은 지금 대지진으로 인해 지진에너지가 깨어나고 있으며 현재 환태평양 지역에 지진에너지가 충만하고 있다는 것에 근거한다. 히로시마 원자탄 100만배의 지진이 일어났으며 그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뉴스의 진행자의 표정엔 여늬 일상과 마찬가지로 평온함이 있으며 모든 것을 달관한 듯한 수행자의 표정과 동일하다는 다른때와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동작그만의 마법이 여전히 그 위력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
정말로 진정으로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
부산에서 이렇게 일주일을 지낸후 동해안쪽이 안전하지 않다는 귀뜸을 듣고 나는 다시 새벽에 눈을 떴는데 그냥 눈이 떠졌다..정말 여기에 감사하고 수행한 것에 대해 다행이라 생각한다. 눈뜨자마자 가족에게 간다는 말만 하고 김해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9시에 김포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순식간이었다. 김해공항에서 인터넷으로 3일후 출국하는 비행기를 예약해놓고 다시 김포에서 신림동 서울 사우나에서 하루를 잔후 친구와 만나 밥먹고 당구치고 맥주를 마셨다...그전에 방배동에 있는 미얀마에서 도과를 얻은 한국스님을 만나뵙기 위해 선원을 방문했다. 사야도를 뵈야 겠다는 다급한 마음을 전달하니 사야도는 일욜일날이나 뵐 수 있다고 한다. 친구를 헤어지는 시간은 밤 10시 50분이었다...11시 19분..1분을 남겨놓고 서울역 근처의 찜질방 4층 컴퓨터실에 접속해서 연말로 일정을 연기하고 카드로 변경하는 비용을 결재했다.. 이대로 피신하기 위해 가족을 떠나 말레이시아로 간다는 것이 영 맘에 걸렸다. 친구와 오랜만에 해후를 했다는 것도 마음을 조금 안정시켜 주었을 것이다.
다음날 법회가 열리기전에 스님께서 인터뷰를 받아 주셨다.
비행기표를 연기하고 나서 약간 마음이 진정되어 스님께 이렇게 말하였다.
나:“일본 지진소식에 놀라서 피신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로 가려고 했습니다”
스님:“ 수행자가 죽는 것을 두려워 합니까?”
“자연의 현상일뿐인데 무얼 그리 두려워 하십니까?”
나: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받아들이는데는 시간이 좀 걸릴듯 합니다.
스님:지금 처사님의 마음, 불안하고 동요해 하는 마음을 관찰하십시오.
일단 마음부터 안정시키고 판단하십시오.
나:............
스님: 수행의 목적을 알아야 합니다..피하기 위해 가서는 안됩니다.
이렇게 경계에 부딪혀 봐야 수행이 제대로 되었는지 안되었는지 알 수 있지요?
수행을 하는 목적은 무엇이든 다 받아들이기 위해서입니다.
미얀마는 좋고 한국은 좋지않고 이렇게 구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선지식이 밝은 분에게서 한말씀을 듣다보니 마음이 조금 더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나의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내보이고 내 마음을 조복받으니
마음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사라진다.. 이런 마음을 실행에 옮겼다면 버얼써 지구를 몇바퀴 돌았을 것 같다.이렇게 일어나고 사라지는 정신현상을 계속 관찰해야 할뿐
중요한 결단은 심사숙고 해야 한다..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마음이 고요하고 알아차림이 좋을때 중요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좋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