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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첫 투표는 87년도에 군대에서 했어. 다들 알다시피 양김단일화가 무산되고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이 주요 후보였잖아.. 내가 근무한 곳은 노태우가 사단장일 때 12.12사태를 일으켰던 부대야. 그래서인지 투표에 대한 정신교육도 여러차례 하더라.
투표당일 대민봉사 벼베기하고 있었는데 대대장 짚차가 와서 나를 차에 태웠어. 당도한 대대장실에 투표소가 만들어져 있었고 기표대도 준비되어 있는거야. 대대장은 따뜻한 커피한잔을 주면서 아무말 없이 담배한대를 주는데.. 내 눈앞에 담배를 "1"번을 연상케 하듯 똑바로 세워서 주더구만..ㅋㅋㅋ
내 부재자투표용지를 들고 기표대에 들어가서 기표를 하려고 하는데.. 양심상 도저히 1번을 찍을 수 없었어. ㅡㅡ;; 그 짧은 시간 고민과 고민 끝에.. 드디어 기표를 했다.^^;
근데.. 이런... 기표대안에 풀이 없는 거야..!! ㅠㅠㅠㅠㅠㅠㅠ
밖에서는 중대장이 빨리 나오라고 재촉하고.. 우물쭈물 나오니깐.. 중대장이 투표용지를 나꿔채고 1번이 아닌 다른 곳에 기표된 내 투표용지를 보더니.. 얼굴이 사색이 되어버리는거야~~ 대대장은 별 표정변화없이 당번병에게 풀칠하라고 하면서 수고했다고 나가보라고 하더라. 휴~ 역시 육사출신이라 다르구나..^^ 하면서 내 근무지로 돌아왔지.
그 후, 1시간쯤 지났을까?? 갑자기 비상이 걸려 단독군장을 하고 내무반앞에 집합을 했는데.. 뒤에는 헌병차가 와 있는거야.. 선임하사는 탈영병이 생겼다면서 인원파악을 시작하고... 우리는 누가 탈영을 했을까.. 하면서 잔뜩 긴장하며 웅성웅성거리고 있는데..
근데.. 그 탈영병이.. 바로 "나"라는 거야..ㅠㅠㅠㅠㅠㅠ
바로 "나"라는 거야~"나"라는 거야~"나"라는 거야~"나"라는 거야. 바로 "나"라는 거야~"나"라는 거야~"나"라는 거야~"나"라는 거야.
헌병 둘이서 양옆구리를 끼고는 헌병차로 고고씽...ㅠㅠ . . . 오늘같이 흐린 날이면.. 아직도 뼈마디가 좀 쑤셔... 아흑..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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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