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한 일이다. 추천뽕 주기 위해 가입했는데 갑자기 글이 쓰고 싶었다. 내 안에 글이 고팠던 것일까? 대학때 리포트 쓴 이후로 사실상 처음일 것 같다 별다른 전문지식이 없는 관계로 뭘쓸까 하다가 요양병원에 대해 쓰기로 했다. 왜냐하면 난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한의사이기 때문이다.
요양병원은 어떤 곳일까? 요양하면서 병을 치료하는 곳? 아니면, 죽음을 기다리는 곳? 아마도 둘다 맞는 대답일 것이다. 여기에는 일부 일정기간 이상 요양 하며 치료를 하면 퇴원할 수 있는 환자도 있지만, 사실상 대다수는 치매, 중풍 등으로 집에서 간호하기 힘든 노인들을 대신 보살펴 주는 곳이다. 이들에게는 사실상 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삶의 장소가 된다.
이런 환자들이 꿈에도 바라는게 뭘까? 바로 위의 짤방에 나와 있는 '우리집'에 가는 것이다. 어떤 병의, 어떤 상태에 있던간에 이들은 나아서 집에 가는 것이 꿈이자 포기할 수 없는 마지막 희망이다.
어찌보면 우울하고 무거워 보일 수 있는 주제지만 사실 바로 우리곁에 있는 실체다. 여기 봉팔이들 중에서도 부모를 요양병원에 모시고 있는 사람이 제법 될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들의 바램과는 상관없이 아마 최소 둘 중에 한명은 여기서 삶의 마지막을 보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면서 느꼈던 여러가지를 여기서 나누고자 한다. 미리 준비하는 기분으로...^^ 그렇다고 너무 우울해 하지 마라. 여기서도 삶은 계속되고, 그리고 그것이 또한 인간이 사는 모습이니까.
오늘은 내가 여기에 오게 된 계기나 간단히 풀어볼까 한다. 처음 서울에서 부원장을 전전하다가 조그맣게 한의원을 개원했는데 망했다. 그래서 빚만 지게 되었다. 그래도 먹고 살아야 하니 다시 부원장을 하려다가 갑자기 인간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명을 다룰려면 시작도 잘 봐야 하지만 마지막 모습 역시 봐야 하지 않을까? 오히려 병은 싱싱한 생명의 탄생보다 죽어가는 생명의 모습과 더 가까운 것이니 이 또한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은 것이다. 그래서 서울 생활 다 때려 치우고 가족들 다 데리고 시골로 내려와서 요양병원에 취직하게 되었다.
요양병원이 나에게 준 첫 인상은 다름아닌 '똥냄새'였다. 병원 구석구석 똥냄새와 이를 희석시키려는 락스 냄새, 방향제 냄새가 바로 요양병원의 첫 인상이였다. 그리고 여기저기를 기어다니며 소리치는 치매 할매들, 이를 제자리로 보내려 애쓰는요양보호사 아줌들과의 힘싸움. 한쪽 팔과 다리를 절면서도 한쪽 구석에 모여 담배를 연신 피워대는 할배들... 이런 것들이 요양병원의 모습이였다.
오늘은 요까지만! ^^ 너무 어두운면만 그렸는가? 그러나 아까 말했듯이 여기서도 삶은 계속된다. 어둠이 있으면 빛이 있다는 말. 웃음과 재미도 또한 없지 않을 터. 다음에는 좀 밝은 내용도 쓸 날이 있겠지.
참 여기서 부턴 당부 사항. 괜히 한의사를 밝힌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괜한 한의학 얘기는 하지 않을 것임. 이글은 분명히 생활방의 일상의 얘기임. 즉 삶과 죽음의 얘기임. 쓸데없이 한의학이 사기니, 침구사를 허용하라니, 한약의약분업 해야 하느니 등등의 댓글은 없기 바람. 그럴리도 없겠지만....(회피제도를 적극 이용할 것임) 그리고 보약 및 건강상담도 없을꺼라 믿음. 어짜피 별 도움 안될것임. 망한 이유가 다 있는 법. 그리고 난 한의학에서도 아웃사이더 기질이 매우 강함(난 봉닷컴에서 팔할의 기사를 매우 좋아하고 기다림. 그러나 난 정통한의학을 지향함) 즉 내가 말한 내용은 오직 나의 생각과 주장임. 다른 한의사와 많이 다를 것임. 이미 주위로 부터 독거다이로 인증받았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견을 구한다면 해줄수도 있음. 이것이 한의사란 팻말의 운명임을 익히 암) 혹 요양병원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물어봐도 됨. 아는 범위내에서 댓글, 본글로 적극 임하겠음. 근데 의료제도 부분은 매우 모름. 참고하기 바람.
| 
....아놔.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