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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달 추석 전 주에 사정상 급하게 결정을 하고 와이프가 전광석화같이 일을 진행시켜 이사를 갔다(사실, 결정 자체를 전적으로 와이프 혼자 했다). 그 전에 살던 집은 직장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였는데, 이사간 집은 직장을 중심으로 그 전 집과 반대편이고 거리는 약간 멀어져서 걸어서 30분쯤 걸린다. 운동 삼아 출퇴근을 걸어서 하다가 문득 몇 십년 전, 까마득히 잊고 있던 일이 하나 생각났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부산 수정동 살다가 대연동 못골로 이사를 했다. 학기 도중에 전학을 미처 하지 못해 얼마간 버스로 통학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거리가 10 Km 쯤 될까 ? 당시에 초등학생 버스요금은 2원 50전. 매일 아침에 학교 갈 때 차비로 엄마한테 5원을 받아 나섰다. 당시 버스 정류장은 기억을 더듬어 보면 대강 아래와 같다:
부산진역 -> 좌천동 -> 조방(조선방직) -> 문현동 -> 새마을 -> 고개 -> 대연동 못골.
여러 날 통학을 하면서 생각해보니 이 거리가 너무 가깝게 느껴졌다. 수성국민학교에서 저 아래 큰 길까지 내려와서 버스를 타면 금방 좌천동, 또 조금 가면 금방 조방앞, 또 금방 문현동 ... 이런 식으로.
어느 날 어떤 생각을 했냐면... 이거 아침에는 어쩔 수 없지만 하교 후 집에 을 때는 그냥 걸어오면 어떨까? 그러면 2원 50전이 고스란히 남고, 이걸로 뭣도 하고 뭣도 하면 좋겠다. 마치 달걀 소쿠리를 이고 가는 처녀아이가 이놈들을 잘 품어 닭이 되면 닭을 잘 키워 돼지를 사고, 돼지를 잘 키워서 .... 뭐 이런 식으로.
어느 날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해서 학교를 마치고 큰 길로 내려와서 좌천역을 향해 부지런히 걷기 시작했다. 헌데, 막상 걸어보니 생각보다 참 멀었다. 가도 가도 좌천동 정류장이 안 나오는 거야. 다리는 아프고. 갈증은 나고. 결국 어떻게 됐냐 하면, 포기 하고 좌천동 정류장에서 그냥 버스를 타고 말았다. 이 일은 당시에 아무한테도 얘기 안 했다. 그러고 몇 십년이 지나갔다.
지금 생각해도 생각할수록 쩍팔리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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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할이바람
2013-10-21 (월) 14:41
...심플도 나보다 흉인게야? 
..이 사이트에 논네덜 참 많으......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