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학 전문가는 아니지만 몇가지 이유를 들어 '사회주의'에 대한 전망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천문학과 경제학 분석에서 양자간 근본적 차이점은 없다. 그 두 분야를 각각 법칙화 하는 과학적 방법에 있어서 차별이 없음이다. 다만 경제관계 인자들은 복잡하고 다중화 되어 있어 좀 더 까다롭다는 점이다.
인류의 경제는 자연의 거대한 제한과 영향력을 받으며 출발했다. 한편 국가들은 정복으로써 생존을 확장 했으며, 그들은 정복지 토지를 독점하고 자신들의 제사장으로 하여금 종교를 대행케 하면서 법적-경제적 특권계층으로 군림했다. 한편 제사장들은 정복지의 교육을 맡아 사회계급 분화를 촉진시켰으며, 사회적 가치를 무의식화 하면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회행동을 훈육하였다.
그러나 돌스타인 베블렌(Thorstein Veblen)도 지적했듯이 인류의 '약육강식 업보'는 극복되지 못했으며, 경제구조 및 연관법을 비롯 인류역사의 제반 국면에서 돌연변이체로 내포되어 왔다.
인류사회(사회주의, Socialism)는 약육강식적 발전을 지양할 현실적 대안을 찾아야 함에도, 경제과학분야의 현상황에 비추어 볼 때 사회주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결코 밝다고 볼 수 없다.
사회주의는 사회윤리라는 지향점(end)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경제)과학은 지향점(최종목표, ends)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조금 넉넉히 봐 준다 해도 인류에게 약간의 낙수효과를 주는 정도일 것이다. 아주 후하게 평가해 본들 어떤 목표들에 있어서나 안내자 역할 정도일 뿐이다.
목표(the ends)가 인류에게 지극한 선(lofty ethical ideals)으로 인정받게 된다면 사회는 여기에 점진적이고 순순한 변혁으로 맞춰갈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류의 문제에 관한 한 과학과 그 수단은 과대평가 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사회구성 문제 합의에 있어서 우리 인류 각자는 전문가들의 의견만을 맹신하여서도 안 된다.
현재(1949년 5월), 인류사회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의견들이 수 없이 개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에 무관심하거나 냉소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잘 나가는 지식인 한 사람과 전쟁의 위험성에 대한 토론을 하면서, 필자는 초국가기구를 설립하여 인류의 생존위험을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그러자 그 사람으로부터 "당신은 인류의 멸망에 대해 왜 그토록 연연해 하십니까?" 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는 마음의 평화나 어떤 희망도 잃어버린 것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사회와 유리된 채 홀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그 원인과 해결책을 단순하게 도식화 하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사람은 개체이자 사회체이다. 개체로서의 그는 생존본능, 욕망충족 및 능력개발 등을 추구한다. 사회체로서의 그는 유대를 하며 고락을 나누고 생활을 향상시킨다. 그러면 각자의 개성들은 다양한 욕망들과 서로 부딪치며 사회적 평형을 만드는 속에서 각자의 자리를 잡아 갈 것이며, 이런 것이야말로 사회가 건전하게 가는 방향이다.
두 개의 상대적 개성들은 우선 마주 세워 놓을 수 있었다.
[It is quite possible that the relative stregth of these two drives is, in the main, fixed by inheritance.]
그러나 최종적인 인격의 문제는 개인이 거쳐 온 환경, 사회구조, 관습 그리고 올바른 행동에 대한 숙달 등과 연관지어져 있다.
개체의 사회의존은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그러나 개미나 벌들처럼 모든 행동의 세세한 부분까지 본능적으로 고착된 것이 아닌 한, 인류사회의 모습과 인간관계는 변화와 다양성 추구에서 얼마든지 자유로울 수 있다.
기억, 수용능력 및 언어구사 등은 인류로 하여금 동물적 수준을 뛰어 넘게 만든 요인들이다. 인류는 이들을 이용하여 전통, 제도, 조직, 문학, 과학기술 및 예술작품들을 만들어 냈다. 개인들은 자신의 의지와 의식을 갖고 이러한 사회행동에 동참한다.
사람은 선천적인 생물학적 조건과 후천적인 문화적 소양을 갖추게 된다. 그 중 사람을 변화시키고 사회관계를 조정시켜 주는 것은 바로 문화적 소양이다. 원시사회 연구에서도 인간의 사회행동은 당대의 지배적 문화양식과 사회조직 형태에 상당히 좌우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류에게 행복의 열매를 맺어주는 것, 인류의 생물학적 조건을 원초적으로 비난하지 않는 것, 상대를 멸살시키려는 것, 잔인한 행동을 용서하는 것 그리고 스스로를 학대하는 것까지 이 모든 것들은 결국 문화적 소양에서 나온다.
그러나 사회구조나 문화양식에 있어서 아무리 바꾸려고 해도 불가항력적인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인간의 타고난 생물학적 조건은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지난 몇백년 동안 기술과 인구발전이 더해졌다. 인구가 밀집되고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동분업과 생산수단집중의 고도화 또한 절실해졌다. 자급자족의 목가적 시대는 이제 저만치 흘러가 버린 것이다. 좀 과장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인류는 이제 하나의 행성 수준 규모의 생산-소비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현 위기의 본질에 대해서 간략해 보자. 개인-사회관계로 우선 살펴볼 수 있다. 개인의 사회의존도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하지만 유기적 연대감이나 보호와 같은 긍정적 측면보다 인권이나 경제적 생존의 침탈 등과 같은 부정적 요소가 더 강해졌다. 개인적 욕망을 향하여 끊임없이 수축하는 한편으로 사회적 연대감은 느슨해지고 악화되기까지 했다. 사회적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인류는 이와같은 사회적퇴보를 겪는다. 부지불식간에 이기주의 속으로 침잠한 이들은 불안과 외로움 속에서 순순한 인생의 즐거움을 잊어 버리게 된다.
사람은 짧고 모험적인 삶일지라도 사회에 헌신하면서 그 존재의의를 찾을 수 있다. [Man can find meaning in life, short and perilous as it is, only through devoting himself to society.]
자본주의사회에서 오늘날과 같은 경제적 무정부[민영화] 상태는 그야말로 악마의 씨앗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The economic anarchy of capitalist society as it exits today is, in my opinion, the real source of the evil.]
거대한 생산공동체 사회에선 개개 노동의 과실은 무력이 아닌 상호신뢰에 따른 합법에 따라서 서로 교환되었다. 그렇게 된다면 실제적으로 소비상품-자본상품을 함께 생산해 내는 생산수단은 노동자 개개인들(사회구성원들)의 엄연한 사적재산(the private property of individuals)이라고 볼 수 있다.
논점을 명료하게 하기 위하여 "노동자"는 생산수단 소유에 참여하지 않는 모든 이들로 상정한다. 그리고 생산수단 소유자는 노동자로부터 노동력을 구매한다. 노동자는 생산수단을 이용하여 상품을 생산하며 이는 자본가의 자산으로 귀속된다. 중요한 것은 상품가격과 임금 사이의 관계이다. 노동계약이 자본가의 의도(free)대로 이루어지는 한, 임금은 노동자가 생산하는 상품가격에 따르는 대신, 최저생계비와 자본가가 설정한 일자리 수를 놓고 경쟁하는 노동자들의 수에 의해 결정된다. 이는 중요한 논점이다.
사유화된 자본은 자본가들 간의 경쟁, 기술의 발전, 노동분화의 심화와 함께 소수자본가에게 집중된다. 독점자본은 민주적 선거로 성립된 정부조차 제어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해진 힘을 갖게 된다. 자본은 국회의원들의 재정적 후원과 로비를 함께 진행시키면서 유권자로부터 그들(위임권력)을 분리시켜 버린다. 국회의원들이 소외계층을 대변하기가 어렵게 되는 것이다. 자본가들은 곧 신문, 라디오, 교육과 같은 주요 정보통로를 조절하고픈 욕망을 갖게 된다. 이런 조건에서 개개의 시민들이 주관을 세우고 참정권을 현명하게 사용하기란 극히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거의 불가능한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 또한 비일비재하다.
순수한 자본가 사회(pure capitalist society)란 없다. 노동자들이 오랜 동안 고통스러운 정치적 투쟁을 통해 노동조건에 부합되는 자유노동계약(free labor contract)을 이어가는 순수 자본주의(pure capitalism)란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상품은 사용을 위한다기 보다는 이익을 위해 생산되고 있다. 완전고용계획은 존재하지 않으며 산업예비군(실업자)은 항상 존재한다. 노동자들은 직장을 잃을까 항상 두려워 한다. 실업과 저임금은 소비시장을 위축시키면서 결국 총체적 내핍을 초래하게 된다. 기술의 발달은 노동자의 짐을 덜어주는 대신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버린다. 자본가들의 이윤경쟁은 자본축적과 투자를 불안정하게 만들면서 심각한 경기위축(depression)을 초래 한다.
자본가들의 끝없는 경쟁은 노동력을 과다소비케 함은 물론 개인의 대사회적 인식수준 마저 끝내 망가뜨린다. [Unlimited competition leads to a huge waste of labor, and to that crippling of the social consciousness of individuals which I mentioned before.]
개인의 파괴야말로 자본주의가 지닌 최대의 사악함일 것이다. [This crippling of individuals I consider the worst evil of capitalism.]
우리의 모든 교육제도가 이 사악함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즉 학생들은 과도한 경쟁과 함께 성공이라는 틀 속으로 내몰린다.
필자는 이 거대한 악마를 제거할 유일한 방법은 사회주의경제의 지향 및 그런 의지에 부합하는 교육제도의 실천에 있음을 확신한다. [I am convinced there is only one way to eliminate these grave evils, namely through the establishment of a socialist economy, accompanied by an educational system which would be oriented toward social goals.]
생산수단은 공동체 소유로 되어 그 사용은 일정계획에 따를 것이다. 계획경제(A planned economy) 하에서 노동은 능력에 맞게 배분되며 모든 이들의 생계가 보장되어야 한다. 교육은 자기개발 및 책임있는 사회적 계승 능력을 도모할 것이다.
그러나 계획경제는 아직 사회주의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 Nevertheless, it is necessary to remember that a planned economy is not yet socialism.]
즉 개인의 노예화를 방지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권력과 금권의 집중화와 함께 관료들의 무소불위를 차단해야 한다.
대변혁의 시대에 놓여 있는 우리에게 사회주의 지향과 문제의식을 토론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따라서 현재 사회주의에 대한 자유분방한 토론의 개진이 어려운 때인 만큼 이 잡지가 사회적 공기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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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소양이 만발한 옵화쓰심. 킁. 
노통 꽃밭에 팔할은 한마리 나비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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