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이걸 나름 소설이라고 쓰고 있는 거다. 소설이니까 문예방이다. 딴데로 옮기기 없기다.
제목을 사랑하는 이에게라고 한 것은 정태춘, 박은옥과는 관계가 없다. 어제 아침에 아침마당에서 그 노래를 들은 것 같기는 해도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 보라고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지금 이 글은 분명 소설이다. 픽션이라는 얘기다. 그러니까 내 정체가 드러나고 혹 마눌님이 이걸 보더라도 오해는 금물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여자다. 내 주변의 많은 남자들이 좋아 한다. 이 마을에서는 원래 본명은 익숙하지 않으므로 그녀의 닉을 갈켜 주마. 음......그래 그녀의 닉은 메이폴이다.
메이폴도 남자를 좋아한다. 다만 착한 남자라야 한다. 아마도 그녀는 봉팔네 식구들을 좋아할 거다. 참여당 당원들도 좋아하고 시민광장회원들도 좋아할 거다. 거기 남자들 대충 착하거든.
근데 한 가지 늘 떠나지 않는 의문이 있다. 아주 아주 오랜 옛날에 개혁당이라는 게 있었다. 그 당의 본명은 개혁국민정당이었다. 그래서 내가 아는 많은 이들이 개국당이라고 부르더라. 지금 참여당이라고 있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일테고, 이 당의 본명은 국민참여당이다. 그래서 많은 넘들이 국참당이라고 부른다. 도대체 왜 당을 할 때마다 쓰잘데기 없이 국민을 집어 넣은 것일까? 그래 놓고는 꼭 개혁당이라고, 참여당이라고 불러 달라고 한다. 개혁당이나 참여당이나 국민하고는 거리가 좀 있는 거 아닌가? 당 이름에 국민이 들어가면 옛날 옛날 아주 오랜 옛날보다 더 옛날에 김종철인가 하는 사람이 원외당수하던 당도 떠오르고 정재벌이 하던 당도 떠오르고 장개석이 혼자 죽을 때까지 해먹던 대만의 그 당도 떠오른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건 내가 소설을 꽤 보았기 때문이다. 내가 앞으로 풀어나갈 얘기들은 아마도 장편대하소설 쯤 될 것인데 그런 소설은 대개 잘 나가다가 옆길로 새는 게 일반적이다. 레미제라블이나 전쟁과 평화나 대망 같은 소설이 그렇다.
메이폴이 가장 사랑하는 남자는 유시민이다. 아마 지금쯤 메이폴의 마음도.....아 이건 소설이니까 이런 얘기는 쓰면 안 되겠다. 이 얘길 쓰면 앞으로 서술해 나갈 시점과 모순이 생길 것 같단 말이다.
방금 개표소에 나가 있던 참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뜻밖에 제1선거구에서도 상당한 표가 나왔다. 그리고 예상대로 제2선거구 몰표다. 이긴 것 같다. 드뎌 메이폴을 국회의원 만들었다.
민주당....이것도 너무 노골적이니 고풍스럽게 신민당이라고 할란다. 신민당 넘들 까무라치는 게 눈에 보인다. 망할 넘의 야권연대 때문에 강탈당한 지역구였다. 내가 박봉팔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짐작했었다. 해서 이런 저런 핑계로 메이폴을 탈당하게끔 만들고 당대표라면 정신을 못차리는 그녀를 꼬셔서 니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만이 당대표의 심기경호에 일조를 하는 것이라고, 너라도 국회에 들어가 당대표의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명분으로 출마를 시킨 거다.
선거비용은 사실상 내가 댔지만 당연히 차용증서 받았고 선거비용이 보전되면 그 반환청구권을 나에게 채권양도 형식으로 넘기는 것으로 하고 공정증서까지 만들어 뒀다. 난 손해 같은 거 안 보고 살아온 사람이다. 그게 선거법 정신에도 맞는 거고.
당선 소식을 듣고 그녀는 팔짝팔짝 뛰면서 나에게 안겨 왔다. 오메~ 지금 메이폴은 제 정신이 아닌 게다. 메이폴은 나와의 스킨쉽을 병적으로 싫어 한다. 징그럽단다. 메이폴이 좋아하는 딴 남자들하고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내가 알기로는 단 한 남자를 제외하고는 스킨쉽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메이폴의 포옹 하나로 그 동안의 모든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다. 내게 이런 날이 오다니, 아니 너무 빨리 온 것 같다. 메이폴은 아무 사심 없이 나를 안아 주었지만 사심 만땅인 내게는 그저 황홀하기만 하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지금 내 정신상태를 보면 참으로 재밌어 할 것 같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도무지 알 수는 없지만 이래서 세상은 재미있는 거 아니겠는가.
언젠가는 메이폴이 나를 남자로 좋아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 하나만으로 족하다. 눈사장보다 더 깐깐한 메이폴이지만 여자라는 것이 정신줄 놓는 순간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홧김에 서방질하는 사태도 벌어질 수 있는 것이고.
이제부터 내가 언제 어떻게 메이폴을 알게 되었는지, 왜 나는 메이폴 앞에 서면 작아지는지, 메이폴을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어떤 짓들을 해 왔는지 니들에게 독자제현께 말씀드리려 한다.
이게 내가 맘 먹은대로 대하소설이 되어 갈지는 오로지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렇다고 내가 뽕중독이라는 건 아니다. 아니지만 이 동네에 글 써 본 사람이면 다 알꺼다. 뽕은 힘이 세다!
회비 납부 계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