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 이 해인 수녀님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1945년 태어난 해방둥이시고..
전 생애를 구도에 바친 수도자이시고
<민들레 영토> 라는 첫 시집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분 시집을 몇 권 읽은 기억이 있지만, 산문집은 이번이 처음인 것도 같다.
난 담백한 글이 좋다..
수식이 거의 없다시피 한 글... 그리고 호흡이 길지 않은 글...
난 그런 글에서 더 감동한다. ^^
2008년부터 힘든 암 투병을 하는 수녀님의 이 책도
마치 봄에 새로 피어나는 봄풀처럼... 싱그럽고.. 담백하다.
아니, 고통의 골짜기를 지나면서 한층 더 그렇게 되신 듯도 하다.
평생 구도하며 산다는 건.. 이런 거구나.. 하는 느낌...
평생 화두를 ‘사랑’으로 삼는 건 이런 거구나.. 하는 느낌...
그런데... 특별하면서도 전혀 특별하지 않았다.. ^^
끝즈음엔 추모 글들이 모아져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이 쏟아졌던 요즘의 마음이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라는 책으로 열매를 맺었더라..
이 책을 시 한 수로 적으라면, 아마 다음과 같을 것이다.
여정
태어나면서부터
나는 순례자
강원도의 높은 산과
낮은 호숫가 사이에 태어났으니
나의 여정은 하루하루
산을 오르는 것과 같았고
물 위를 걷는 것과 같았네
지금은
내 몸이 많이 아파
삶이 더욱 무거워졌지만
내 마음은
산으로 가는 바람처럼
호수 위를 나르는 흰 새처럼
가볍기만 하네
세상 여정 마치기 전
꼭 한 번 말하리라
길 위에서 만났던 모든 이에게
가만히 손 흔들며 말하리라
많이 울어야 할 순간들도
사랑으로 받아 안아
행복했다고
고마웠다고
아름다웠다고......
** 이 시는 책 말미에 있었다. 참 좋지? ^^
| 
회비 납부 계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