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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수학은 언어다.’ 라는 본글을 올렸을 때 수학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은 수학을 모르는 사람이 수학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요지의 댓글을 달았었는데 그 말이 내내 내 머리를 어지럽혔다. 고등학교 1학년 수학 실력 밖에 없는 주제에 매우 건방진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 댓글을 지울까 고칠까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나의 수학실력을 여러 봉팔러들에게 검증도 받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도 공유하고, 내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싶은 마음에 수학에 대한 연재물을 올려보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솔직히 ‘시작’은 하지만 과연 ‘끝’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다. 한 주에 1 번은 커녕 한 달에 1 번 올리는 것도 내겐 벅찬 일이지만 그래도 한 번 도전해 보고자 한다.
연재에 들어가기에 앞서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수학’에서 손을 뗀지 20여년이 지난 후에 내가 다시 수학공부를 시작한 연유부터 말하고 싶다.
6 년전 내가 사는 지역의 교육환경이 주변 지역에 비하여 매우 열악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몇몇 초등학교 동창생들의 후원에 힘입어 ‘자전과공전’이라는 마을배움터를 시작하였다.
4학년 이상의 초등학생들에게는 ‘과학실험’을, 중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라는 책으로 ‘과학독서클럽’을 운영하였다. 일주일에 한 번씩 수업하였고, 참고서 포함 전액 무료였다. 중학교 2학년 아이들이 3학년이 되었을 때 이왕이면 학교 성적에 도움이 될 만한 과목인 ‘수학’을 가르치기로 하였다.
나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야말로 이 때부터 수학공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였다. 그런데 의외로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고, 공부 자체에 흥미가 없던 아이들이 수학으로 인해 ‘공부하는 것’에 재미를 갖기 시작하였다. 나에게는 엄청 큰 보람이었다. 그 후부터는 ‘과학독서클럽’은 접고 ‘수학’만 중학교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물론 중학교 2 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그러면서 나는 수학은 중학교 2 학년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물론 중학교 3학년부터 시작해도 결코 늦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수학 공부를 다시 시작할 때 내가 풀어야 할 의문이 있었다. 그 의문은 ‘수학을 왜 공부하여야 하는가?’였다. 한 3년 정도 수학 공부를 하고 나서야 ‘수학은 만국공통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 비로소 ‘수학은 정의로 이루어진 학문’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고, ‘수학을 왜 공부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풀 수 있었다.
수학은 그 뜻이 변하지 않는 아니 변할 수 없는 언어로 이루어진 학문이다. 수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는 단 한 가지 개념만을 의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변할 수가 없다. 만약 어떤 용어가 그 ‘정의’와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면 그 순간 그것은 ‘수학’이 아닌 다른 학문(예를 들면 문학이나 정치학)이 된다. 물론 어떤 용어가 여러 가지 뜻(성질)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그 뜻은 ‘정의’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로 한정된다.
그렇다. 수학은 변하지 않는 형이상학적 진실을 다루는 학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학 공부를 하면 우주가 멸망해도 변하지 않는 진리를 알게 되는 셈이다. 피타고라스 학파가 종교집단이 되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살다보면 무수히 많은 선택 또는 판단의 순간이 온다. 그 선택의 순간에 기준이 되는 것은 본인의 삶의 경험과 선험자들의 가르침을 통하여 스스로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여기게 된 그 무엇이어야 한다.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자신의 내면에 없다는 것은 자아 또는 영혼이 없다는 말과 같다. 그러므로 자신의 내면에 변하지 않는 진리가 없다면 찾아야 한다. 그래야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나 삶에 있어서 필요한 그러한 진리는 ‘수학’에는 없다. ‘수학’은 단지 ‘변하지 않는 진리’가 분명히 있으며 ‘그 변하지 않는 진리를 찾는 방법’을 알려줄 뿐이다.
이 연재물이 수학으로 인해 생고생하고 있는 학생들, 특히 중학교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학교나 학원에서 무지막지하게 자행되고 있는 ‘수학 죽이기’에 대한 확실한 대응책은 아니더라도 방패의 역할 정도는 할 것이라 스스로 자부해 본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기대는 하지 마시라.
뱀발 하나. 그럼 과연 내게는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느냐? 있는지 없는지 나도 모른다. 다만 내가 아는 상식을 진리라 여기며 흔들리지 않으려고 애쓸 뿐이다.
뱀발 둘. 아직 첫 번째 주제를 무엇으로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언제 글이 올라갈지 나도 모르겠다. 한다고 말해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을 앞세우기는 했는데... 걱정이 태산이다. ㅠㅠ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10-14 15:35:12 생활에서 이동 됨]
 자전과공전 기자로부터 카테고리 견인비 1,000뽕이 삭감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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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