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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시집 [냄비는 둥둥]을 읽다보면 시에서나 그녀의 인터뷰에 자주 언급되는 이들중에, 나혜석, 윤심덕, 까미유 끌로델, 프리다칼로등 대체로 시대의 선각자, 시대의 페미니스트로 추앙받는 여인들이 있다. 연인과의 비극적인 사랑의 중심인물들이라는 공통점과 함께.
프리다 칼로는 멕시코의 여류화가로 여류화가계의 피카소라고 칭해질 만큼 멕시코의 국보급화가다. 그녀가 유명해진 이유는 작품의 예술성이 첫째 이유이기도 하지만 보다 더 영향을 끼친 이유는 그녀의 비극적 삶이 아닐까 싶다. 그 비극적 삶이 투영된 작품에 사람들이 더 많은 감동을 느낀 것이어서 일게다.
칼로는 1907년 멕시코 코요칸에서 유태계 독일인 아버지와 스페인 인디오 혼혈의 어머니사이에서 태어났다. 당시는 멕시코의 노동자 농민들의 혁명의 시기였다. 여섯살때 소아마비를 앓아 오른다리에 장애가 왔다. 18살 되던 해 1925년 참혹한 교통사고를 당하는데 버스를 타고 가다 전차가 추돌하면서 버스손잡이대가 옆구리를 뚫고 척추와 골반 허벅지까지 상해를 입게 된다. 거의 9개월 누워있게 된 그녀는 그 때를 회고하며 "다친게 아니라 부서졌다"라고 했다.
이 "부서짐"은 그녀의 인생과 작품을 꿰뚫고 지나가는 핵심인데, 회복되지 않는 비참한 자신의 모습과 일생을 고통속에 살면서 느낀 상실감과 내면의 힘든 삶을 그림으로 위안하면서 살게 된다. 자기혐오와 함께 망가진 육체와 삶에 대한 연민으로 한 자기애가 뒤섞인 그림들, 주로 자화상들을 많이 남긴다.
Two Pridas
망가진 삶이란 당시 멕시코 최고의 화가라는 디에고 리베라와의 사랑과 결혼, 이별에 이르는 삶을 말한다. 멕시코와 혁명의 아이콘이었던 리베라가 칼로가 다쳤을 때 병원비도 대주고 병간호도 하면서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리베라가 지극한 바람둥이였다는 것. 칼로는 리베라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리베라도 영혼의 동반자로 생각했지만, 여성편력에 빠져버린 리베라로 인해 극도의 분노와 고독을 경험하게 된다.
리베라의 외도로 극심한 육체적 고통과 황폐화된 정신적고통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칼로는 연인에 대한 상실감에 빠지게 되는데, 이 때 혁명가 트로츠키를 만나게 된다. 트로츠키는 스탈린에 의해 추방되어 멕시코에 머물게 되는데 칼로와 만나면서 가까와지게 된다.
트로로츠키의 애정때문인지 이 시기 칼로의 그림은 다소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를 낸다. 사랑과 애정이 상실과 외로움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는데, 항상 자기 곁에 남아 자기의 친구가 되어주던 동생 크리스타나의 외도와 리베라가 미국배우와 염문을 뿌리게 되자 또다른 좌절을 만나게 된다.
리베라와 다시 재결합을 하게 되면서 삶이 안정을 되찾아가고 그림에 더 몰두하게된다.하지만 1940년대부터 건강이 더 나빠지고 결국 1953년오른다리를 절단하게 된다. 수술대에 32번이나 올랐다는 기록이 있다.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수차례의 척추수술은 실패로 돌아가고 애를 갖지 못하게 되면서 칼로는 여성으로써 가져 볼 수 없는 여성만의 기쁨과 행복에의 좌절을 독특한 화풍에 담아낸다. 사실 칼로는 애를 한번 가진 적이있었지만 두달만에 유산을 하게되된다.
리베라는 그녀의 그림들을 미국 맨하탄에 전시회를 열게하고 판매를 주선하게되면서 그녀의 그림을 세상에 소개하게 되고 초현실주의적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파리전시까지 하게된다. 리베라의 아내라는 후광의 힘이 작용한 면이 있지만 칼로 자신의 사교술도 좋아서 미술거장들과 평론가들의 호응을 얻는 능력도 있었다고 한다. 뉴욕에서 엄청난 성과를 얻으면 일약 불세출의 여류화가로 떠오르며 자신의 삶에 갇혀 죽어버렸던 침침한 내면이 태양빛을 받으며 세상으로 나왔던 이 시기가 어쩌면 칼로가 최고로 행복했던 시기가 아니었을까 한다.
1943년 가장 행복했다고 고백한 시기의 그림 'ROOTS" 조국의 대지와 자신이
뿌리로 연결되어 있슴을 표현
1954년 7월 진통제도 듣지 않을 정도의 극심한 고통과 폐렴등의 합병증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그녀의 일기에 남긴 말은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이다.
칼로는 1970년대 멕시코의 페미니즘운동과 함께 매우 강렬하게 여성의 정체성과 장애인으로서의 여성, 유혈이 낭자했던 자신의 비극적 신체와 사랑의 배신감에 빠진 상실감을 표현한 그녀의 그림들로 페미니즘 미술가의 칭호를 얻게 된다.
칼로의 어머니는 1910-1921년 멕시코혁명당시 부상당한 농민들에게 은신처와 간호를 제공하기도 했다는데, 이때의 영형으로 청년공산당에 입당하면서 스탈린주의가 되었다. 이런 점에서 한 때 트로츠키와의 아가페적인 연정은 충분히 이해할 만 하다.
칼로는 1939년 피카소 칸딘스키등의 찬사를 받으면 초현실주의적 성향으로 평가받게 되는데 사실 그녀는 자신의 화풍을 멕시코적인 것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하며 평단의 일반적 평가를 거부한다. 또한 항상 여사제처럼 격식에 맞춘 옷차림과 악세사리를 즐겨 착용했음에도 당시의 사회적관습에 저항하는 삶을 살면서 유럽의 페미니스트들에게 시대의 우상으로 받들여진다.
여러 작품에서 공산주의 관련 상징들, 깃발, 구호, 막스, 엥겔스등의 이름들 눈에 띠는데 그녀는 예술의 혁명에의 복무를 자신했으며 그녀가 예술을 하는 진정한 이유라는 예술관을 끝까지 견지한 화가이기도 하다.
프리다칼로와 디에고리베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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