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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방은 변형 생성 문법 이론을 창시한 노엄 촘스키 아저씨. 이 아저씨도 영어에는 단어가 진짜 많기 때문에 영어단어는 죽을 때까지 꾸준히 외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ㅠㅠ 여튼 위대한 사상가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저씨다.
앞에서 썼던 영어이야기 1, 2에서 영어가 배우면 배울수록 더 어려워지는 이유로, 각각 발음과 맞지 않는 철자법, 그리고 수많은 외래어의 유입을 들었다. 이번에는 언어를 제대로, 체계적으로 배울 때 필수적으로 배우게 되는 문법에 관하여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근데 현대 영문법이 이렇게 망가진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서, 글을 여러 개로 나눠야 할지도... 일단 먼저 강세(Stress)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오늘도 별로 재미없는 내용이다.
인도-유럽어족 아래에 10여개의 어군이 존재하는데, 그 중 하나가 게르만 어군이다. 각각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난 전문가가 아니니 잘 모르고, 뭐 하여튼 영어는 게르만 어군에 속한다. 다른 인도-유럽어족이랑 게르만 어군을 뚜렷이 구별해주는 한 가지가 있는데, 게르만 어군에는 강세를 일정하게 앞자리에 두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어군들은 단어의 강세를 앞에다 둘 수도 있고, 뒤에다 둘 수도 있는 경우가 많다고들 한다. 그럼 여러 음절로 된 단어들의 강세를 맨 앞자리에 두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단어의 첫 음절에 강세가 고정되면 한 단어 내의 마지막 음절이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래서 다른 음절의 발음이 명확하게 나지 않으니 차츰 원래의 음이 약하게 되어서 없어지거나 아주 약한 음으로 변화를 겪게 되었다. 특히 마지막 음절 내에 있는 모음 a, o, u 등으로 끝나는 발음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발음이 e 또는 [ə] 발음으로 퇴화, 통일되어 버렸다. 그럼 마지막 음절, 즉 어미 부분의 불규칙한 변화는 어떻게 영문법을 파괴하게 되었는가?
고대 영어시대에는 어느 정도 안정된 문법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첫 음절에 강세가 일정하게 놓임으로 해서, 거의 모든 단어의 둘째 음절에 모음변화가 일어나고 커다란 혼란을 야기했다. 고대 영어에는 현대 영어와는 다르게 격변화가 존재했는데, 그런 격변화가 지금은 거의 다 사라져버렸다(소유격 제외). 가령, 고대 영어 sun(아들)이 현대 영어 son(아들)으로 어떻게 변했냐 하면, 예1)
예1)에서 나타난 것처럼 두 음절 단어의 경우, 첫 음절에 강세가 오고 그 다음 음절에 있는 모음들은 e음으로 통일되어 쓰이다가 현대에서는 그 e 마저 탈락해버리거나, 아니면 다른 단어의 경우에 단어 e가 남아있는 경우도 있지만 발음은 안 되는 형태로 남게 된다. 결과적으로 고대 영어에 쓰이던 어미변화는 현대영어에서 대부분 탈락, 소멸 되었다.
그럼 어미가 탈락된 후 어떻게 문법이 엉망이 되었을까? 주격, 대격, 여격 등의 꼴이 같아짐으로써 한 눈에 영어 문장을 분간하기가 어려워졌다. 한국어 같은 경우를 예를 들어보면 조사라는 훌륭한 후치사가 존재하기에 어순이 좀 달라지더라도 해석 할 때 거의 지장이 없다. 하지만 영어는 후치사들이 거의 사라지고, 전치사들만 남게 되었기에 전치사가 사용되지 않는 경우에는 철저하게 어순을 지켜야하는 순서게임으로 변해버리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예2) 한국어의 경우 ‘박봉팔은 백일호를 사랑해’ ‘백일호를 박봉팔은 사랑해’ ‘박봉팔은 사랑해, 백일호를’ 이라고 말해도 뜻을 알아먹는데 반해,
예3)영어의 경우 ‘Mr. Park loves 101Ho’ (박봉팔은 백일호를 사랑해) ‘101Ho loves Mr. Park’ (백일호는 박봉팔을 사랑해) 의 의미는 전혀 달라진다.
예3)에서 보시다시피 영어의 경우 순서를 조금 달리 하니깐 엄청난!!!!!!!! 뜻 변화가 생기지 않는가? 이렇게 짧은 문장에서도 순서가 조금만 틀리면 뜻이 완전히 변해버리거나 왜곡되는데, 조금 긴 문장의 경우 대체 어디가 주어고 어디가 목적어인지 구별하기가 참으로 난감할 때가 많다.
게다가 어미변화는 명사에만 일어난게 아니라 다른 품사들에도 일어났기 때문에, 본동사나 분사들을 구별하는데도 큰 어려움을 주게 되었다. 6-7줄짜리 문장을 해석할 경우에는 더욱 곤란하게 되어, 대체 어디서 끊고, 뭐가 뭐를 수식하는지 파악조차 하기 힘들 때가 많은데, 이게 다 영어 격변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원래는 많지 않던 영어에서의 애매성, 중의성들이 마구마구 발생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또, 어미변화가 사라짐으로 해서 또한 남성, 여성, 중성으로 나누던 문법적인 성性이 사라지게 되었다고 한다. 영어가 독일어처럼 der, des, dem, den 등과 같은 단어 앞에 관사처럼 존재하는 성이 고대에 존재했는지 아닌지는 사실 난 잘 모르겠다. 아마 단어 자체 내에서 성이 존재했던거 같은데, (가령 명사 wife는 고대에는 뜻이 중성이어서 대명서 it으로 받아야 했지만, 현재는 she로 받아야 함) 이 부분도 난 모르는 부분이 많으니 그냥 넘어갈란다.
갑작스럽게 결론으로 넘어가게 되었는데, 사실 이러한 격변화가 사라지게 된 것이 우리와 같은 외국인으로써 영어를 배우게 된 입장에서는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이 있을 수도 있다. 좋은 점에는 격변화가 없으므로 해서 일단 좀 깔끔하다. 그리고 초보자가 처음 배우기에 영어는 접근성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불어나 독일어 단어 외울 때, 명사 앞에 붙은 성을 외우려면 굉장히 귀찮다. 그리고 작문을 할 때는 좀 낫겠지만, 말할 때 일일이 격변화 신경 쓰면서 말하기도 굉장히 힘들다.
격변화가 사라짐으로 해서 생긴 나쁜 점은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굉장히 해석하기 모호하고 중의적인 경우가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현대 영어를 쉽게 접할 수는 있지만 공부를 할수록 더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문법체계를 나타내던 어미변화들이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건 여담인데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제2, 제3외국어로 다른 유럽쪽 외국어를 강제로 배운 적이 있는데, 지금은 거의 기억이 안 나지만 여튼 다른 외국어들은 단어의 문법적인 성들을 일일이 다 외워야 했고, 어미변화가 굉장히 심해서, 처음에 배우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그래서 ‘차라리 영어가 훨씬 배우기 쉽잖아!!!’라는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면서, 몇날 몇일을 고생하면서 그냥 교과서 지문을 다 외우고 시험에 임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식한 짓이었지만...
위에서도 잠시 말했지만, 우리는 영어를 배우는 외국인이다. 자신이 어디까지 영어공부를 할 것인가를 한계를 잘 설정해서 공부를 한다면 크게 문제될 일은 없을 것이다. 입시 영어나 취직을 위해서 토익 정도를 공부하는데서 끝낸다면 위에 말한 문제점들은 거의 해당이 안되는 것들이고, 왠지 말을 길게 늘여쓰기를 좋아하는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쪽의 영어로 된 원서를 공부해야 하는 불행한 입장에 처해있다면 이번 내 기사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을 것 같다.
간단 요약 1. 영어는 보통 강세를 일정하게 첫 음절에 둔다. 2. 그래서 마지막 음절이 퇴화하게 되었고, 어미변화가 거의 다 사라졌다. 3. 어미변화가 사라지니깐 단어 구분이 잘 안가서 긴 문장을 해석해야 할 때 좀 골치 아프다. 4. 근데 어미변화가 사라져서 우리같은 외국인에게는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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