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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방은 중세 유럽지도
영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게 되는 외국어 중에서도 유달리 어렵다고들 한다. 영어가 가끔 다른 언어들보다 배우기 쉽지 않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다. 먼저 불어, 독어, 스페인어등과는 달리 영어에는 격변화가 거의 없고, 명사를 외울 때 명사의 성性을 외울 필요가 없어서 초심자들이 배우기에 꽤 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는 우리가 영어를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접하게 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환경에 놓여있기에 영어가 꽤 친숙하게 느껴져서 일 것이다. 사실 영어는 배우면 배울수록 더 어려운 외국어다. (나만 그런가?)
첫 번째 이야기에서 영어를 배우기 어려운 이유로 발음법과 맞지 않는 철자법을 소개하였다. 오늘은 두 번째 이유, 영어 내에 존재하는 많은 수의 어휘에 관하여 얘기해보겠다. 영어에는 어휘가 너무 많다. 왜 영어에는 다른 인도-유러피안 어족들보다 어휘 수가 많게 되었을까?
언어는 새로운 사태의 발생으로 인한 의미개념을 확장하려고 할 때, 보통 자신의 언어 내에서 변화를 하든, 합성어를 만들든 간에, 스스로 새로운 단어를 잉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물론 영어도 고대에는 스스로 새로운 단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영국인들은 고대영어 어휘를 가지고 새로운 문물을 표현하려는 노력을 했었고, 영어는 충분한 자질이 있었다. 가령,
예) whale-rode(바다, sea), number-craft(산수, arithmetic), three-ness(3인조, 삼위일체, trinity), star-prophet(점성술사, astrologer)...
예)에서 나타나듯이 새로운 문물과 사조를 표현하기 위해 고대 영국인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언어자료를 합성 또는 접두사, 접미사를 붙여 파생어를 만들어 새 문물을 표현하였고 외래어 도입을 자제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잦은 외국으로부터의 침략 때문에, 수많은 외래어들의 도입이 있었고, 자국 언어의 사용이 뜸해지면서, 새로운 단어를 영어 내에서 만들기보다는 그냥 편하게 외래어를 차용하게 되었고 영어의 합성어 능력은 쇠퇴해갔다. 오늘날 새로운 물건이나 개념을 만들면 그리스어, 라틴어 등을 참조해서 외래어식 단어를 만들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영국은 어떤 외침을 받았을까? 나는 언어사적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친 외부의 침략만 대충 서술해보겠다. 사실 유럽 역사는 잘 알지도 못한다. 봉회장은 유럽사를 잘 알고 계시던데, 혹시 틀린거 보이면 지적해주삼.
1) 고대 켈트족을 앵글족, 색슨족, 주트족이 대량 학살. 게르만어의 유입.
2) 8-10세기경까지 바이킹들이 잉글랜드를 자주 침략했음. 그 때 스칸디나비아어 유입.
3) 1066년 노르망디 공의 잉글랜드 정복에 의하여 약 300년간 프랑스에 의해 통치됨. 불어의 대량 유입.
4) 르네상스 시대에 그리스, 라틴어 대량 유입.
1), 2)의 경우는 대부분 영어에 동화, 토박이화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3)과 4)의 경우는 영어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우선 불어는 지배계층인 귀족의 언어가 되었고, 영어는 영국민이 사용하는 언어로 피지배계급의 언어로 사용되었다. 예를 들면 고급 요리의 이름, 군사용어, 법률용어, 여가에 쓰인 용어, 놀이용어, 의복용어, 예술용어 등에는 불어가 사용되었다. 요리에 한정해서 잠시 살펴보면,
예2) 동물이 살아있을 때의 이름은 ox, cow, calf, sheep, swine, boar, deer 등의 영어로 표현되는데 반해, 요리가 되어 식탁에 올려 지면 beef, veal, mutton, pork, bacon, brawn 등의 불어단어가 쓰인다. 살아있는 동물을 돌보는 일은 영국인의 몫이었고, 그것을 잡아 요리를 해서 먹는 사람은 지배계급인 프랑스인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예3) 아침 일찍 일하러 가기 위해 수수하게 먹는 것은 영어 breakfast이고, 호화롭고 여유 있게 즐기는 저녁을 표현할때는 dinner, supper, feasts 등의 불어로 표현한다.
그리고 14세기부터 불기 시작한 르네상스 운동에서 라틴어가 크게 도입되었다. 이미 스칸디나비아어와 불어의 도입에 의해 손쉽게 외래어를 빌려다 쓰는 습관이 생겨서 영어 자체의 단어 만드는 장치는 거의 망가졌고, 그러다가 르네상스 운동을 맞이하여 고전 단어가 물밀 듯이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당시 영국 지성인들은 라틴어를 완벽한 언어라고 칭송하는 언어사대주의에 빠져있었다. 라틴어는 변하지 않는 언어였기 때문에, 신으로부터 기인된 것이라 여겼고, 그렇기에 처음부터 완벽한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반면에 영어는 변화하는 언어였기 때문에 타락하고 부패한 언어라고 여기는 경향이 짙었다. 그래서 철학, 과학이 발전하는 시기에 새롭게 등장하는 개념의 차용을 라틴어에 의존하게 된다.
예4) mouth - oral , nose - nasal, eye - ocular,
mind - mental, son - filial, ox - bovine,
house - domestic, book - literary,
moon - lunar, sun - solar, star - stellar,
town - urban, man - human
예4)를 보면 앞의 명사는 영어 출신이고, 뒤의 형용사는 라틴어에서 도입된 것이다. 형용사를 영어로 쓰려면 항상 라틴어 형용사가 머리에 먼저 떠올라서 마치 영어 단어인 것처럼 쓰여지게 된 것이다.
영국의 많은 지식인 글이 자기의 학식을 뽐내기 위해서 그 글 속에 무수한 불어, 라틴어를 비롯한 외국에서 들여온 단어를 사용하였다는 사실은 현재 영어 어휘의 3분의 2가 외국에서 들어왔다는 사실에서 증명된다. 이건 뭐 이해할만한 게 예전 한국도 한자어나 한문을 써야만 유식하다고 생각해서 말을 할 때 일단 한문으로 말한 후에 우리말로 풀이하면서 유식을 과시했고, 요새는 영어 어휘를 한 번 슬쩍 말하고 그 다음 그 어휘로 풀이하는 식으로 우리말을 하는 소위 영어 지향적 인사들의 언어행위를 보면 동서양에 걸친 지식인의 지식과시욕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쓸데 없이 별 내용도 없는 글을 길게 풀어놓았는데 두 줄 요약하면,
영어가 이렇게 배우기 어려워진 두 번째 이유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이고,
그렇게 단어가 많은 이유는 무수한 외래어의 유입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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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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