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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가 또는 시대의 모랄리스트로서의 마광수는 엄청 흥미로웠지만
훌륭한 그의 논리전개가 몇 가지 오류로 인해 힘을 가지지 못하고
흐지부지한 주장으로 이야기를 맺은 것에 몇 가지 이의를 제기 한다.
노동력이 부족한 시절에 생산을 위한 성만이 도덕적이었지만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해 줄 기계문명의 발달은 인구 과잉 상태와 겹치면서 도덕적 가치를 잃고 쾌락을 위한 성이 새로운 도덕으로 간주된다는 것이 마광수의 기본적 입장으로
정리된다.
과거의 성 모랄을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다.
현대 사회도 역시 경제적 관점에서 기계문명이니 인구과잉이니를 바라보았지만 그것들로서는 핵심에 이르지 못한다.
경제는 생산과 소비의 순환구조를 가진다.
과거의 경제가 현저한 생산성의 미발달의 결과로 생산=미덕, 소비=악덕의 가치관에 천착할 수 밖에 없었지만, 현재의 과도한 생산능력은 소비를 미덕으로
가치를 역전시켰다.
그래서 과거의 성을 경제적 관점에서 조망했으면 현재의 성도 같은 관점을 적용해야지 도덕적 관점으로 조망 시점을 변경해서는 안된다.
과거의 성이든 현재의 성이든 생산과 소비라는 경제적 합리성에 기반해 결정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만 노동력의 필요를 충당할 인구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현대에는 넘쳐나는 생산물을 소비해 줄 '더 많은' 인구가 필요하다.
현재의 성도 '생산적' 측면이 여전히, 아니 오히려 더욱 절실하다.
세계적으로 좀 산다는 나라들이 출산률을 높이기 위해 온갖 처방을 다 쓰고 있음을 늘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생산과 쾌락이라는 이분법으로 바라보는 마광수의 성에 대한 관점은
출발부터 오류일 수 밖에 없다.
성은 성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성의 문제를 배태한 상위 카테고리를 다룸으로써 재조망 되어져야 한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성이 분화된 것은 다양한 유전자의 섞임에서 오는 잇점을 최대화하기 위해 설계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분화된 성은 다양한 성상대와 진행될 교배를 목적으로 한다. 다양한 파트너와 나누는 성이야말로 양질의 쾌락과 양질의 후세를 약속하는 것이다.
그러한 성이 특정 제도하에서 운영되면서 극도로 제약되게 되는 것은 사적소유의 발달과 궤를 같이 한다. 맑스와 엥겔스는 가족의 탄생을 사적소유의 기원으로 바라본다. 일단 편리하게 이 개념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면 가족을 이루는 근간인 남녀의 짝짓기와 성행위, 그에 따른 출산의 과정들은 사적소유를 완성해가는 과정인 것이다.
과거의 경제가 생산을 목적으로 하든 또는 현재의 경제가 소비를 목적으로 하든,그 둘 모두는 인간의 어떤 기본적 욕구를 충족하고 있음에서 하나의 공통점을 갖는다. 빼앗거나 훔치지 말아라, 나의 것을.
개인들이 사회를 매개로 맺는 불가침조약이 도덕이다.
사적소유는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인류사의 불균형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중의 핵심이다. 산더미 처럼 쌓여있는 부자들의 곡식창고를 바라보며 수 많은 인민들이 굶어죽어야 했던 과거를 우리는 얼마나 미개한 시대로 바라보는가.
막대하게 쌓인 이 시대의 富를, 소수가 독점한 상황을 아무렇지도 않게 용인하고 있지 않는가. 로마시대에 귀족의 노예로 태어나 그들의 치닥거리만 하며 사는 것이 천부적인 것이라 치부하던 그들보다 우리가 나은 것이 무엇인가.
우리들은 공평, 공정, 정의 등을 요구할 자격이 없다.
왜냐면 우리가 비록 많이 가진 소수에 비해 적게 가지고 있지만
우리보다 적게 가진 이들에게는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적게 가진 것이나마 내놓기 싫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덕적이 되고 싶어한다.
니 것을 빼앗거나 훔치지 않겠다, 나에게도 그렇게 해다오.
성의 억압을 없애는 길은 프리섹스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라고 마광수가 말한다. 성에 대한 표현의 자유가 프리섹스 이전의 성적 자유의 전부라고 못 박는다. 성이 성의 상위개념, 소유에서 비롯한 문제라는 것을 간파하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외면한 결론이다.
일단 마광수의 주장만으로도 성의 억압을 철폐하려면 성적표현에 대한 자유를 넘어서 모든 종류의 성적일탈(아. 씨발. 이러면 또 무슨 강간이니 성폭력이니를 들고 나오는 넘이 있을까봐 신경질이 퐉 난다)을 허용하는 사회가 핵심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근본에 이르지 못한다.
성의 억압을 없애는 길은 사적소유의 철폐에 있는 것이다.
사적소유가 점차 거대해지고 강고해지게끔 작동하는 '세습'의 완전한 철폐를 이루어야 한다.
우리가 맺는 모든 관계는 개인의 완전한 자발성에 기초해야 한다.
그것이 우정이든 사랑이든 연대든...
네 이웃의 여자를 탐하라.
그러기 위해 네 여자부터 내 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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