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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터라고 들어 본 사람 있을 것이다. 이거 아주 골 때리는 것이다. 아직 실용적인 양자 컴퓨터는 개발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게 만약 성공한다면 인류문명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그 후폭풍은 상상 불가다.
현재의 컴퓨터가 작동하는 논리체계는 부울 논리라고 하는 고전논리체계이다. 하나의 비트는 0 또는 1을 가질 수 있다. 아주 상식에 부합하는 논리이다. 그런데 양자역학은 양자논리라고 하는 아주 골 때리는 새로운 논리체계가 가능하다고 말해 준다.
고전논리에서는 어떤 비트가 0 이면서 동시에 1일 수는 없다. 양자논리가 골 때리는 점이 뭐냐하믄 어떤 비트가 0 이면서 동시에 1일 수도 있다는 거다. 여기서 핵심은 '동시에'이다. 양자역학을 귓동냥하다 보면 전자가 여기와 저기에 동시에 존재한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 바로 그런 거다. 말도 안 되지? 상식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이런 현상을 양자중첩이라고 하는데, 양자역학을 연구하는 실험실에서는 늘상 관찰되는 현상이다. 이런 양자역학적 비트를 퀀텀비트라 하는데 보통 줄여서 큐비트라고 한다.
큐비트로 뭐 할 수 있냐고? 요 큐비트를 이용해서 양자계산을 수행하면 현행 컴퓨터로는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계산을 말도 안 되게 빨리 수행할 수 있다. 한 예로, 양자컴퓨터는 인터넷 뱅킹이나 군사용 통신에 사용되는 암호체계를 금방 풀어 버릴 수 있다. 현존하는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도 우주의 나이 쯤 열나게 계산해야 하는 것을. 그니까 양자컴퓨터가 개발 되면 현재의 암호체계는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다.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검증되지 않은 그냥 사견임), 두뇌가 일종의 양자컴퓨터라고 본다. 우리가 철수를 보자마자 곧 바로 철수임을 인지하는 과정은 양자계산 알고리즘과 닮은 점이 많다. 진정한 의미의 인공지능은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전세계 여러 곳에서 양자컴퓨터 개발할라꼬 무지 노력 중이다. 미국 국방부에서도 많이 후원한다. 우리나라는 아주 쬐끔 쥐꼬리만큼 하고 있다. 현재 가장 앞선 그룹의 수준은 10 큐비트 정도를 조작하는 수준이다. 아주 초보적인 수준이기는 해도 어쨌건 양자컴퓨터의 기본 동작은 다 수행해서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 뱅킹 암호를 풀 정도의 실용적인 양자컴퓨터가 되려면 백만개 정도의 큐비트를 가지고 놀아야 한다. 아주 갈 길이 멀기 땜에 어떤 학자는 불가능할 거라고 전망하기도 하고, 어떤 학자는 10년 20년 안에 유의미한 수준의 양자컴퓨터가 출현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하여간 요거 나오면 양자역학으로 인한 신기술들이 또 한 번의 새로운 전기를 맞고 폭발적으로 튀어 나올 것이다. 기계들이 똑똑해져서 인간들이 개고생 한다는 영화들 많잖어? 양자컴퓨터 탑재한 기계들이라면 가능할지도.... 두둥. 기대 하시라.
하여간 이공계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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