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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최고 거두 두 명은 일반인의 상식과 같이 뉴턴과 아인슈타인인데, 이 둘 중 누가 일등이냐는 사람마다 의견이 갈린다.
내 개인적인 의견은 뉴턴이 일등이다. 왜냐하면 학문다운 학문을 처음으로 건설한 사람이거덩. 뭐든지 처음은 어렵다. 나중에 보면 시시해 보일지라도, 뭔가를 처음 창조하는 것은 진짜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뉴턴역학은 지금 봐도 감탄이 터져 나온다. 없던 미적분학까지 맹글어서 자기 학문의 재료로 삼은 걸 보면 이건 뭐 잉간이 아니다.
뉴턴이 일등이면 이등은 당연빠따 아인슈타인이다. 이 잉간도 알면 알수록 입이 쩍 벌어진다. 역시 잉간이 아니다. 상대성이론을 순전히 지 혼자 맹근 것만 해도 잉간이 아닌데, 통계역학과 양자역학 곳곳에서 핵심 기여를 했다.
그렇다면 삼등은? 물리쟁이들은 대체로 맥스웰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전자기학을 완성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일반인들은 맥스웰을 잘 모르더라고. 오히려 패러데이가 더 유명한 듯. 패러데이와 맥스웰의 관계는 케플러와 뉴턴의 관계와 비슷하다. 패러데이도 전기와 자기가 연결되어 있다는 중요한 발견을 했지만, 그걸 완결성 있는 이론으로 정립하지 못했다. 모든 전자기 현상을 하나의 이론체계 안에서 예외 없이 기술하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99 프로 완성된 백 개 보다 100 프로 완성된 한 개를 더 쳐준다. 맥스웰이 왜 또 대단하냐 하면 통계역학의 태두이기 때문이다. 통계역학을 정립한 사람은 볼츠만인데 볼츠만도 맥스웰이 닦아 놓은 길 위에서 작업했다. 볼츠만도 상위권에 든다.
잠시 옆길로 새서 그럼 에디슨은 몇등인가? 에디슨은 과학자가 아니고 기술자이기 때문에 순위 안에 없다. 에디슨이 맥스웰 이전에 태어 났으면 발명왕 못 된다. 그러나 일단 맥스웰이 있고 나면 에디슨 아니라도 발명왕 될 사람 천지 빼가리다. 다른 한편으로 만약 에디슨이 요즈음 세상에 태어 났어도 전기 제품 쪽으로는 발명왕 못 된다. 전자기학이 열어 제낀 신천지를 이미 상당부분 개척해 먹었기 때문이다. 즉 신기술도 계속 무한정 나오는 것이 아니고, 해당 학문 안에서, 태어나고 융성하고 포화되는 싸이클을 가진다. 요즈음 세상은 양자역학으로 인한 신기술이 최고로 융성하고 있는 시기이다. 이것도 100 년 쯤 더 지나면 포화되기 시작할 것이다.
인류 역사의 관점에서 큰 틀로 보면 기술 보다 과학을 강조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하나의 새 물리학이 완성되면 인간의 상상력을 왕성하게 자극한다. 예를 들어 전자기학이 완성되고 나면: 어 그러면 전기줄로 음성을 실어 보낼 수 있겠군, 전화 만들자. 어 그러면 전기줄 없이도 음성을 실어 보낼 수 있겠군, 라디오 만들자. 어 그러면 영상도 실어 보낼 수 있겠군, 테레비 만들자. 어 그러면 전기를 동력으로 바꿀 수 있겠군, 모터 만들자. 요렇게 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이론이 아주 정밀한 정량적 예측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불과 한 두 번의 시행착오만으로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개나 소나 달려 들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 오자. 삼등까지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4등 부터는 의견이 분분해 진다. 상위권에는 주로 양자역학을 맹근 사람들이 포진한다. 보어, 디락, 슈뢰딩거, 하이젠베르그, 폰노이만 같은 사람들이다.
우주론이나 입자물리 쪽은 우주의 근본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중요하긴 하지만, 실험적 검증이 잘 안 되고, 현실세계에서의 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세상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력은 별로 없다. 그래서 호킹 같은 사람이 상위권에 들기는 어렵다. 물론 나중에 이쪽 학문에서 또 하나의 신천지를 열어 제낄 가능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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