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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 간다/ 이상운/ 문학동네
책에서 작가는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경험자로서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병원에 들어올 때는 걸어 들어왔다가 나갈 때는 휠체어를 타든, 들것에 실려 나오든 한다는 것. 즉 아픈 증상에 대한 치료만 하다보니, 정작 움직이고 걸어다니는 기본 운동을 놓친다는 것이다.
밖에 있을 때는 음식을 하든 세수를 하든 밭에 가서 일을 하든 혼자 움직여야 하기에 기본 운동이 이루어지지만 병상에 누워버리면 모든 운동이 중지될 수 밖에 없음을, 그 기간이 짧으면 문제가 덜하겠지만 만일 길어진다면 7~80년 동안 닳을대로 닳아버린 어르신들의 몸이 고장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런 부분에 대한 병원들의 각성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요양병원은 한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기에 너무나 상업적이다. 나의 고모도 말년에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셨는데, 집에 계실 때는 무릎 관절이 좋지 않아 움직임만 불편했을 뿐 정신은 말짱했다. 그런데 요양병원에 들어가시고 얼마 있지 않아 명절날 인사차 들렀더니 병상에 누워서 눈말 멀뚱 멀뚱 뜨고 계시더라. 사람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고... 요양병원은 너무나 잔인하다.
사회학자 노르베르트 엘리아스는 이렇게 말했다 한다. "양로원에 들어가는 것은 오랜 감정적 유대가 최종적으로 끊어지는 것을 의미할 뿐 아니라 그 개인이 어떤 긍정적.정서적 관계도 맺은 적이 없는 사람들과 같이 살아야 함을 의미한다. 건강을 살펴주는 의사와 간호사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노인들은 정상적인 삶으로부터 격리되고 낯선 사람들과 같이 살아야 한다. 그것은 개인에게는 고독한 일이다."
작가는 도뇨 카테터(소변 빼내는 도구)를 간호사나 요양보호사보다 더 잘 쓰는 전문가가 되었고, 들것이 엘리베이터에서는 휠체어식으로 접을 수 있는 '5단주들것'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나도 처음 알았다)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주변에 어르신들이 계시다면 읽어 보길 권해드린다. 나도 아직 장인, 장모님이 살아계시니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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