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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장님에게 우편물이 왔다. 갖다 주니 발신인을 보고 씩 웃었다. 봉투 속에는 ‘등대지기’ 출판사에서 낸 마광수라는 분의 <천국보다 지옥>이라는 시집이 들어 있었다. 사장님이 내게 건네며 아무 데나 펼쳐서 읽어 달라고 했다. 분부대로 아무 데나 펼치니 ‘착한 여자 테스트’라는 제목이 달린 다음과 같은 글이 나왔다. 자지가 빳빳하게 서지 못하고 물렁물렁한 상태로 있어도 입으로 잘 빨아주는 여자는 착한 여자 자지가 물렁물렁한 상태로 있으면 경멸의 시선을 보내면서 입으로 안 빨아주는 여자는 나쁜 여자 첫 행에서 사장님이 웃음을 터뜨리더니 다 읽을 때까지 계속 웃어 댔다. “낄낄낄. 이 인간 여전하구먼! 낄낄낄.” 나는 얼굴에 열이 나면서 욕이 튀어나오려고 했다. “사장님, 이런 글도 시예요?” 내가 물으니 사장님이 대답했다. “자기가 시라고 하잖아. 그럼 시지 뭐!” 시발, 그런 거였어? 라는 말이 목구멍을 거쳐서 입술 안쪽까지 나왔다가 뒤돌아서더니 식도로 넘어가 ‘나쁜? 착한?’ 위산에 빠져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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